건설업 취업자 5만7000명 감소…청년 취업자도 19만1000명 줄어
민간은 연봉·전공, 공공은 안정성…취업 선택은 엇갈려
건설사 “직무 이해와 분명한 지원동기 중요”
[미디어펜=조태민 기자]“건설사가 다른 직무보다 연봉이 높고, 전공도 살릴 수 있어 시공 분야로 취업하고 싶습니다.”

   
▲ 25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6 스마트건설 청년인재 채용설명회’를 찾은 청년들이 입장과 프로그램 참여를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서 있다./사진=미디어펜 조태민 기자
 
25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만난 한인우 씨(26)는 기업 부스를 둘러보며 이같이 말했다. 세종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반인 한 씨는 기사 자격증과 영어성적을 준비하며 건설사 시공직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기대하는 초봉은 5000만 원 안팎이다.

이날 대한건설협회가 개최한 ‘2026 스마트건설 청년인재 채용설명회’에는 건설 일자리를 찾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들이 몰렸다. 행사장 입구부터 입장과 프로그램 참여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고, 줄은 기업 부스가 마련된 복도까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기다리는 동안 채용자료를 펼쳐보거나 휴대전화로 모집 분야와 지원 일정을 확인했다.

벽면을 채운 채용공고 게시대 앞에서도 청년들이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공고문에 적힌 모집 직무와 자격요건을 살펴본 뒤 곧바로 기업 상담 부스로 향하는 모습도 보였다. 상담석에서는 인사담당자와 마주 앉아 준비해 온 질문을 꺼냈고, 뒤에서는 채용자료를 든 참가자들이 차례를 기다렸다.

   
▲ 건설업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현직자로부터 실제 업무와 현장근무 여건, 직무별 취업 준비 과정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조태민 기자
 
행사에는 현대건설과 GS건설, 대우건설 등 건설사를 비롯해 설계·엔지니어링사, 공기업 등 25개 기업·기관이 참여했다. 기업별 채용계획 발표와 일대일 상담, 입사지원서·면접 컨설팅이 진행됐다. 시공·설계·경영·공공행정 분야 현직자가 참여한 직무 멘토링 자리에서는 실제 업무와 현장근무 여건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설명회장의 열기는 최근 고용 상황과 대조를 이뤘다. 국가데이터처의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건설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5만7000명 감소했다. 지난해 7월 감소 폭인 9만2000명보다는 줄었지만 고용 부진은 이어졌다. 같은 달 15~29세 취업자도 19만1000명 줄어 45개월 연속 감소했고, 청년고용률은 44.2%로 1.6%포인트 하락했다. 전체 취업자가 10만8000명 늘어난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민간 건설사와 건설사업관리(CM)를 찾은 청년들은 전공을 살릴 수 있다는 점과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을 이유로 들었다.

토목계열학과 3학년인 이재영 씨(24)는 AI 관련 연구를 진행하면서 CM 분야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씨는 “관련 학과에 진학한 만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CM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며 “희망연봉은 4000만~5000만 원 정도이고 현장에서 일하면 더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취업준비생들의 희망연봉은 대체로 4000만~5000만 원 선이었다.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올해 구직자 12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희망 초봉은 평균 4300만 원, 입사를 고려할 수 있는 최소 연봉은 평균 4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대형 건설사뿐 아니라 공기업과 공공기관 상담석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이곳을 찾은 청년들은 연봉보다 안정성과 근무환경, 전공과 경력을 이어갈 수 있는지를 살폈다.

교통 분야를 전공한 취업준비생 박현송 씨(26)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이나 대형 설계사 취업을 희망했다. 박 씨는 “전공을 살려 설계 업무를 맡고 싶다”며 “건설 분야는 AI로 완전히 대체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해 안정적인 직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청년들의 선택 기준은 민간과 공공으로 갈렸지만,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확인한 것은 직무에 대한 이해와 지원동기였다.

   
▲ 건설업 고용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취업준비생들이 현대건설과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 부스에서 채용정보를 확인하고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조태민 기자
 
GS건설 상담 부스에는 이날 50명이 넘는 학생이 다녀갔다. 참가자들은 시공직에 필요한 자격과 경험부터 AI와 스마트건설 기술이 실제 업무에서 어떻게 쓰이는지까지 구체적으로 물었다.

GS건설 인사담당자는 “학생들이 건설기술에 관심이 많고 AI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 인상적이었다”며 “막연히 건설사에 들어오고 싶다는 생각보다 지원 직무가 어떤 일을 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쌍용건설 상담석에서는 자신의 준비 과정에서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를 묻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전공과 관계없이 건설사 취업을 고민하는 청년들도 상담에 참여했다.

쌍용건설 인사담당자는 “지원자들의 의욕이 높았고 질문도 많아 대학생들에 대한 선입견이 사라졌다”며 “건설회사와 현장근무가 힘들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지원하는 만큼 왜 이 일을 하려는지에 대한 분명한 이유와 진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