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11일 만에 합의점…기아, 부분파업 하루 앞두고 극적 합의
양사, 기본급 10만원 인상·성과금 400%+1270만원…주식 보상도
기아 28일·현대차 31일 찬반투표…가결 시 하반기 생산 불확실성 완화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 노사도 올해 임금·단체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현대차그룹을 둘러싼 노사 리스크가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현대차가 장기간 이어진 파업 끝에 합의점을 찾은 데 이어 기아도 예고했던 파업을 하루 앞두고 잠정합의에 성공했다. 양사 모두 조합원 찬반투표라는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있지만 잠정합의안이 가결될 경우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한층 줄어들 전망이다.

2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사는 전날 오토랜드 광명에서 송민수 대표이사와 강성호 노조 지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12차 본교섭을 열고 2026년 임금·단체교섭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올해 교섭 과정에서 노사 간 입장 차로 협상이 결렬되기도 했지만 막판 협상을 통해 파업 없이 합의점을 찾았다. 잠정합의안이 오는 28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기아는 6년 연속 무분규로 교섭을 마무리하게 된다.  

기아 노조는 당초 이날부터 사흘간 부분파업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파업을 하루 앞둔 전날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이 마련되면서 실제 파업은 피하게 됐다. 현대차가 먼저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데 이어 기아까지 파업 계획을 철회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생산 차질 확대 우려도 한고비를 넘기게 됐다.

   
▲ 현대차그룹 사옥./사진=현대차그룹 제

기아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 원 인상과 경영성과금 300%+400만 원, 품질향상 격려금 100%+470만 원, 2026년 오토카 어워즈 수상기념 격려금 400만 원이 담겼다. 단체교섭 타결 격려금으로 자사주 47주를 지급하고 최대 생산·판매 목표 달성 특별 포인트 50만 포인트도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합하면 성과·격려금은 400%+1270만 원이다. 

노사는 임금뿐 아니라 고용 안정과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뜻을 모았다. '중대재해 예방 및 미래 경쟁력 강화를 통한 고용안정 합의'를 별도로 체결하고 안전문화 정착과 미래 산업 전환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지역사회 공동 발전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사회공헌기금으로 40억 원도 출연한다. 

기아가 파업을 피한 것과 달리 현대차는 장기간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을 겪은 끝에 잠정합의에 도달했다. 현대차 노사는 전날 울산공장에서 열린 임금교섭에서 상견례 이후 111일 만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교섭 과정에서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서 차량 생산 차질과 직원 임금 손실이 발생했고 부품 협력사의 부담도 커졌다. 노사는 추가 피해를 막고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 차질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해 합의점을 찾았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교섭 과정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파업을 벌였다. 지난달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파업 수위를 높였고 지난 21일에는 10년 만에 8시간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올해 누적 파업시간은 60시간으로, 업계에서는 약 5만5200대의 생산 차질과 2조3000억 원 이상의 매출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차 잠정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기본급 10만 원 인상과 경영성과금 400%+1270만 원, 주식 15주, 복지포인트 50만 원 등이다. 노사는 국내 공장 재편에도 불구하고 내년 하반기 핵심직무 등에 기술직 200명을 신규 채용하고 2028년에도 기술직 300명을 추가로 뽑기로 했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는 미래 산업 전환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현대차 노사는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이 기업의 생존과 경쟁력 확보에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신사업·신기술 진행 상황을 공유하기로 했다. 미래 산업 전환에도 공동 대응하고 제도 개선과 생산성·제조 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잠정합의안은 오는 31일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기아 역시 28일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다. 장기간 교섭과 파업으로 커졌던 생산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현대차는 파업 여파 수습과 하반기 생산·신차 출시에, 기아는 최대 생산·판매 기조를 이어가는 데 각각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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