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026 CEO 인베스터데이서 중장기 로드맵 발표
2030년 글로벌 판매 555만대 목표…2030년까지 신차 100대 투입
호세 무뇨스 "전기차 캐즘 끝났다…중국 사업 정상화 위해 총력"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시장의 지역별 수요 변화와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맞서 대응 전략을 구체화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로 선택지를 넓히고 신차 공세와 현지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26일 현대차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2026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계획을 발표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과 박민우 AVP본부장 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 김창환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부사장, 이승조 재경본부장(CFO)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CEO·사장)가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진행된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 참석해 중장기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제공


무뇨스 사장은 "더 많은 모델을 출시하고, 더 많은 파워트레인 선택지를 고객에게 제공하며 신규 차급과 신규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략적 파트너십을 활용해 미래 기술을 발전시키고 로봇과 로보택시를 생산·배치하는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 "전기차 캐즘 없다"…HEV·EREV로 선택지 확대

현대차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완전변경과 부분변경, 파생모델 등을 포함해 100종 이상의 신차를 글로벌 시장에 투입한다. 이 가운데 18종 이상은 기존에 진출하지 않았던 차급을 공략하는 신규 모델이다. 바디온프레임 차량과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MPV(다목적차량) 등으로 제품군을 넓혀 2025년 410만 대였던 글로벌 판매량을 2030년 555만 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전동화 전략은 지역별 시장 상황에 따라 세분화한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11만6000대였던 전기차 판매량을 2030년 42만 대까지 확대하고, 북미에서는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신차 10종 이상을 투입해 전체 판매의 절반을 하이브리드차로 채운다. 향후 8개월 동안에는 아이오닉3와 투싼 하이브리드 완전변경 모델, 싼타페 EREV 등 신차 7종을 선보인다.

   
▲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CEO·사장)가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진행된 ‘2026 CEO 인베스터 데이'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제공

무뇨스 사장은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대해 "더 이상 캐즘은 없다고 보고 있다. 시장별로 속도가 다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 시장에 대해서는 규제 환경 등을 고려할 때 전기차가 여전히 핵심이자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지역마다 전기차 전환 속도가 다른 만큼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EREV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시장 상황에 맞춰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EREV를 싼타페를 시작으로 다른 차종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첫 EREV인 싼타페 EREV는 2027년 초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무뇨스 사장은 "EREV에 대해서는 굉장히 기대가 크다"며 "가능한 한 많은 차종에 적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싼타페를 첫 적용 차종으로 정한 데 대해서는 제품 주기와 공장 투자, 생산능력, 플랫폼 활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신차 공세를 뒷받침하기 위해 생산능력도 2030년까지 127만 대 확대한다. 북미에서 50만 대, 인도에서 32만 대, 한국에서 20만 대, 사우디아라비아·베트남·알제리 등 CKD 거점에서 25만 대를 각각 추가한다. 현대차는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 확대를 통해 관세와 공급망 변화에 대응하고 지역별 수요에 맞춰 제품 공급을 탄력적으로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 하이브리드 수익성 앞세워 9% 목표…중국 업체와 정면승부

외형 확대와 함께 수익성 강화에도 나선다. 현대차는 203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목표를 기존 8~9%에서 9% 이상으로 상향했다. 이승조 CFO는 회사 평균 공헌이익률이 20%를 웃도는 수준이며 하이브리드차는 이보다 약 5%포인트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무뇨스 사장도 현재 고객 수요를 고려하면 하이브리드가 가장 큰 사업 기회 가운데 하나라며 규모의 경제와 연구개발을 통해 차세대 시스템의 비용을 낮추고 효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글로벌 공세에도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무뇨스 사장은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현대차 전략의 한 축이라며, 현지에서 확보한 기술과 파트너십을 활용해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중동 등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와 글로벌 사업 규모에서 나오는 규모의 경제도 강점으로 꼽았다. 

   
▲ 현대차 디 올 뉴 아반떼./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중국 사업 정상화를 통해 2030년까지 현지 판매와 수출을 합쳐 연간 50만 대 규모의 판매 체제를 회복한다는 목표다. 중국 내 기존 생산능력을 활용하는 동시에 현지 기술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해 추가 투자 부담을 최소화하고 중국을 중남미·중동·동남아시아 등으로 향하는 수출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신형 아반떼의 가격 인상을 둘러싼 소비자 부담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무뇨스 사장은 "비용과 가격은 서로 다른 개념"이라며 원자재와 물류비, 첨단 기술 확대, 차량 대형화와 고급 소재 적용 등이 비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은 시장이 결정한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과 상품 구성, 인센티브 등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형 아반떼에 대해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물량 확보 경쟁이 벌어질 정도로 수요가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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