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지천·아미천·병연천·회야강·고현천댐 5곳 추가 건설 결정
감천·가례천댐은 건설 대신 대안 추진 “사업비 대폭 축소돼”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정부가 전 정부에서 추진했던 신규댐 14곳에 대한 재검토를 마무리하고, 5곳은 건설을 추진하되 2곳은 댐을 짓지 않고 기존 수자원시설과 하천정비 등을 활용하는 대안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댐 건설의 필요성과 지역 여건, 홍수·가뭄 대응 효과 등을 다시 따져 ‘필요한 곳은 짓고, 다른 수단이 더 효과적인 곳은 대체한다’는 방향으로 사업을 재편한 것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7일 지난해 9월 정밀 재검토 이후 추진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던 신규댐 7곳에 대한 추가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천댐(청양·부여), 아미천댐(연천), 병영천댐(강진), 회야강댐(울산), 고현천댐(거제) 등 5곳은 건설을 추진​하고, 감천댐(김천)과 가례천댐(의령)은 댐 건설 대신 대안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 정부가 신규댐 건설 중단 재검토 이후 7개 댐에 대한 검토 결과 건설 추진은 5곳, 대안 추진에 2곳을 결정했다./자료=기후부


앞서 정부는 2024년 7월 기후위기 대응을 명분으로 신규댐 14곳 건설 계획을 내놨지만 홍수·가뭄 예방 효과를 둘러싼 논란과 지역 주민 간 갈등이 이어졌다. 이후 정부는 정밀 재검토를 거쳐 지난해 9월 필요성이 낮거나 지역 주민 반대가 큰 7곳의 건설 추진을 중단했다. 나머지 7곳은 지역별 찬반 여론과 대안 검토 필요성 등을 고려해 전문가 중심의 공론화와 기본구상 절차를 추가로 진행했다.

청양·부여 지천댐, ‘홍수방어+용수공급’ 다목적댐으로 건설

5곳 가운데 가장 큰 변화가 나타난 곳은 지천댐이다. 당초 지천댐은 2023년 집중호우 당시 지천 하류에서 발생한 피해를 고려해 홍수방어 중심으로 검토됐지만, 최근 충청권 메가프로젝트 등에 따른 신규 용수 수요가 추가되면서 용수공급 기능까지 갖춘 다목적댐으로 건설하는 방안이 채택됐다.

공론화위원회는 금강권역의 물 부족과 충청권 메가프로젝트에 따른 추가 수요를 감안하면 지천댐이 신규 수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데다, 4년 연속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청양·부여의 홍수방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건설이 이뤄지면 하루 18만 톤의 물을 청양·부여를 포함한 금강권역에 공급할 수 있다. 홍수조절용량은 1200만 톤으로 검토됐으며, 2023년에 경험한 최대 강우량 수준의 100년 빈도 홍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는 계획이다. 총 저수용량은 5900만 톤, 사업비는 약 6530억 원으로 제시됐다.

연천 아미천댐도 다목적 전환…임진강 유역 물 공급

연천 아미천댐은 홍수방어에 더해 용수공급 기능을 갖춘 다목적댐으로 건설한다. 연천 시가지의 홍수 피해를 막는 동시에 자체 수원이 없는 연천과 파주 등 임진강 유역의 물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건설 시 하루 8만톤의 물을 연천·파주 등에 공급하고, 연천 시가지를 100년 빈도 홍수로부터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사업비는 당초 약 9059억 원에서 7487억 원으로 낮아졌다. 댐 높이는 64m에서 65m로 조정하고, 댐 길이는 497m에서 369m로 변경하는 안이 제시됐다.

강진·울산·거제는 기존 시설 활용해 홍수조절 기능 강화

강진 병영천댐과 울산 회야강댐은 기존 지방정부 식수댐을 활용하면서 홍수조절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병영천댐은 기존 댐 하류에 신규 댐을 건설한다. 하류 병영천의 안전성을 높이고 2024년 9월 발생한 최대 강우량 수준의 100년 빈도 홍수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홍수조절용량은 60만 톤으로, 기존 검토안보다 확대됐고 사업비는 약 965억 원으로 낮아졌다.

울산 회야강댐은 기존 댐 여수로에 수문을 설치해 810만 톤의 홍수조절용량을 확보한다. 이를 통해 하류 시가지 구간의 홍수량을 약 20% 줄인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는 약 950억 원으로 제시됐다.

최근 극한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거제에는 고현천댐의 기존 저수지를 증고하고 수문을 설치한다. 이를 통해 홍수조절용량을 당초 40만톤에서 최대 62만톤으로 확대한다. 사업비는 약 600억 원이다.

김천·의령은 ‘댐 대신 기존 시설’…“사업비도 크게 줄어”

반면 감천댐과 가례천댐은 댐을 새로 짓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김천 감천댐은 홍수조절댐을 건설하는 대신 인근 김천부항댐을 최대한 활용하고 국가하천 정비를 병행한다. 공론화위원회가 하천정비와 천변저류지 등을 비교한 결과 기존 다목적댐 활용과 하천정비가 보다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당초 약 1970억 원으로 예상됐던 사업은 약 150억 원 규모의 하천정비로 대체된다.

의령 가례천댐 역시 기존 농업용저수지를 증고하는 대신 인근 가미저수지와 연계 운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기존 수로터널로 연결된 저수지를 함께 운영해 하류 시가지의 100년 빈도 홍수에 대응할 수 있는 홍수조절용량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당초 사업비는 약 760억 원으로 추정됐지만, 대안 추진안에는 별도 사업비는 반영되지 않았다.

신규댐 사업비 대폭 축소…4조7500억 원→1조6700억 원

이번 결정으로 신규댐 사업의 전체 규모도 크게 줄어든다. 전 정부가 추진했던 14곳의 신규댐 건설 사업비는 약 4조7517억 원으로 추정됐지만, 최종적으로 건설 5곳과 대안 추진 2곳에 투입되는 사업비는 약 1조6682억 원으로 줄어든다. 정부는 국고 기준으로는 약 8021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론은 14곳 가운데 7곳은 건설이 중단되고, 2곳은 댐 건설 없이 대안으로 전환되며, 5곳만 실제 건설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정부의 댐 신설 일변도의 수자원 정책에서 기존 댐·저수지·하천을 연계해 홍수와 가뭄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정책 수단을 다변화하겠다는 의지가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다만 5개 댐의 건설이 곧바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예비타당성조사와 타당성 조사,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법적 절차를 거친 뒤 댐건설기본계획을 수립·고시해야 최종적인 건설계획이 확정된다.

정부는 신규댐 5곳 건설과 함께 기존 수자원시설을 활용한 홍수 대응도 강화한다.

극한호우가 일상화하면서 농업용저수지와 발전용댐, 하굿둑 등 기존 시설을 활용해 올해 약 10억4000만톤의 홍수조절용량을 추가 확보했다. 앞으로는 용도별로 분절돼 있는 댐 운영체계를 통합관리하는 방식으로 개편해 농업용댐과 발전용댐의 홍수조절 능력을 높일 방침이다.

국가하천에는 인공지능 감시카메라와 디지털트윈 감시체계를 활용하고, 올해 서울 강남역·신대방역 일원 6개 자치구에서 시범 운영한 도시침수예보체계도 전국으로 확대한다. 댐과 댐, 댐과 하천을 관로로 연결하는 등 수자원시설 간 연계 운영도 추진한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신규댐 건설을 포함한 수자원의 최적 활용방안을 마련해 홍수·가뭄 피해를 줄이고 국가첨단산단 등에 용수를 적기에 공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14개 신규댐 계획 가운데 절반인 7곳의 건설을 중단하고, 2곳은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대안으로 돌린 만큼 향후 남은 5개 댐의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경제성·환경성뿐 아니라 지역 주민의 수용성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