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저축은행들은 오히려 예금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한 데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대출 영업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예금금리를 올릴 유인이 약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 한국은행이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저축은행들은 오히려 예금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27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3.75%로 지난달 27일(3.86%)보다 0.11%포인트(p) 낮아졌다.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지난해 말 2.92%에서 지난달 8일 3.95%까지 오르며 4%대 진입을 바라보고 있었으나 지난달 16일 이후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했다.

SBI저축은행은 이달 5일부터 12개월 이상 정기예금 금리를 연 4.0%에서 3.7%로 0.3%포인트 인하했다. OK저축은행도 지난달 24일부터 비대면 정기예금의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금리를 연 4.0%에서 3.8%로,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 금리를 4.0%에서 3.9%로 각각 내렸다.

지난달 8일엔 연 4.30~4.60% 상품이 72개에 달했지만 한 달여가 지난 현재 연 4.30%가 넘는 예금은 자취를 감췄으며, 이날 기준 최고금리는 연 4.11%를 기록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2%대인 곳도 있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p 인상했다.

두 달 전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들썩이는 데다 코스피 지수가 9000선을 돌파하며 급등하자 저축은행들은 빠져나가는 자금을 막기 위해 앞다퉈 예금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NH저축은행은 12개월 만기 특판 정기예금에 최고 연 4.50%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을 겪으며 조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증시로 이탈했던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돌아오는 ‘역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고객 이탈 우려가 줄자 저축은행들도 수신금리 경쟁을 멈추면서 예금금리가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98조원대까지 내려갔던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4월 말 100조6607억원으로 100조원대를 회복한 뒤 5월에도 100조4487억원으로 100조원대를 유지했다. 반면 5월 말 여신 잔액은 95조8043억원으로 전년 동기(95조7067억원)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금융당국은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치를 정해 관리하고 있어 대출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높은 예금금리를 제공하며 수신을 확대할 유인이 크지 않다. 

예금금리를 높여 자금을 확보하고도 이를 대출 등 수익자산으로 충분히 운용하지 못할 경우 이자비용이 늘고 예대마진이 축소되면서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예금금리를 인상한 경우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한 만큼 대출금리도 함께 올려야 하지만 법정최고금리가 연 20%로 인상 여력이 제한된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당분간은 수신금리 경쟁보다는 조달비용과 수익성, 건전성 등을 고려해 금리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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