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2분기 매출 962억 달러 돌파…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가시성 확보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압도적인 실적 발표와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0.25%포인트(p) 인상 소식이 27일 국내 금융시장에 나란히 전해지며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전반적인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반도체 섹터 전반에 대한 실적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지면서 국내 증시 투자심리에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압도적인 실적 발표와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0.25%포인트(p) 인상 소식이 27일 국내 금융시장에 나란히 전해지며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다시 한 번 'AI 거품론'을 잠재운 양상이다. 이날 국내 증시 개장 전 발표된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액은 962억2100만 달러(약 133조원)로 집계돼 시장 전망치인 921억7000만 달러를 약 4.3% 상회했다. 매출총이익률 역시 75%를 기록하며 견고한 수익성을 입증했다.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AI는 변곡점을 지나 본격적인 확산기에 접어들었다"며 "메모리 공급만 충분했다면 매출 성장은 100%를 넘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차기 연간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로 시장 컨센서스(40%)를 크게 웃도는 70%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엔비디아의 구매약정금액 및 선급금, 재고 자산이 2790억 달러(약 385조원)로 전 분기(1190억 달러) 대비 2배 이상 폭증했다는 점이다. 이는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Vera Rubin)' 양산을 앞두고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필수 메모리를 선제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글로벌 D램 시장을 삼분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로 가격 협상력의 주도권이 옮겨가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제민 SK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에 대해 "AI 생태계에 부품을 공급하던 회사에서 자본까지 지원해주는 회사로 진화 중"이라고 짚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이날 오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연 3.00%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매파적 결정을 내리면서 또 다른 변수를 제공했다. 통상 금리인상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날 국내 증시도 개장 직후 대비로는 상승폭을 다소 줄이고 있는 형국이다. 전일 대비 2.76% 급등한 상태로 개장한 코스피 지수는 오후 들어 상승폭을 1%대로 줄여 결국엔 전일 대비 1.53% 상승한 6912.37로 거래를 끝다. 

글로벌 실적 호재와 통화 긴축이라는 변수 사이에서 국내 증시 주도주인 반도체 투톱(삼성전자·SK하이닉스)과 코스피 지수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는 이날 1.72% 상승한 26만6000원으로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2.49% 상승한 173만원으로 정규장 거래를 마감했다. 오전 10시 발표된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이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는 형국으로 작용했지만 상승세 자체가 꺾이지는 않았다.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연 2.75%에서 3.00%로 0.25%p 전격 인상했다. 최근 나온 설문조사에서 채권시장 전문가 79%가 '동결'을 점쳤던 것과 달리 지난 7월에 이어 2회 연속 '깜짝 인상'에 나섰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3.3%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2.7%)과 금융안정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선제적 긴축 조치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매크로 긴축 충격에 따른 지수 변동성이 불가피하겠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반도체 업종의 이익 펀더멘털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엔비디아의 대규모 구매약정은 향후 2~3년간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과 판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임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결국 코스피의 7000선 회복 여부는 한은의 긴축 기조 속에서 외국인 수급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실적 레버리지 효과에 얼마나 강하게 유입될지에 달려 있다는 쪽으로 증권가 분석이 수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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