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대 시대 열려…종목·섹터별 차별화 장세 예상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융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2회 연속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는 ‘백투백(Back-to-Back)’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번 결정으로 기준금리는 단숨에 연 3.00%를 돌파하며 본격적인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렸다. 유동성 환경에 민감한 국내 증시는 단기적인 충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국내 증시 내부에서는 업종별 양극화와 차별화 장세가 한층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융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2회 연속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는 ‘백투백(Back-to-Back)’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번 결정으로 기준금리는 단숨에 연 3.00%를 돌파하며 본격적인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렸다./사진=김상문 기자

 
28일 한국은행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가 지난 27일 국내 기준금리를 0.25%포인티 전격 상승시킨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 조치로 기준금리는 단숨에 연 3.00%대에 진입하며 본격적인 ‘기준금리 3% 시대’를 열었다.

이번 금리인상에 대해 언급할 때 자주 사용되는 '백투백'이라는 표현에도 관심이 쏠린다. ‘백투백’이란 프로스포츠 등에서 휴식일 없이 연달아 경기를 치르는 일정을 뜻하는 용어로, 통화정책에서는 금융통화위원회가 한 차례 금리를 올린 뒤 시장 영향을 점검하며 쉬어가는 통상적인 ‘징검다리’ 관례를 깨고 연속 회의에서 연이어 금리를 인상하는 조치를 의미한다. 한국은행 통화정책 역사상 이 같은 백투백 인상은 손에 꼽힐 정도로 극히 이례적인 선택이다.

한은의 이번 결정은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상향 조정한 데 따른 경기 자신감에서부터 비롯됐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압력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균형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유동성 환경에 민감한 국내 증시는 단기적인 충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날 오후 현재 코스피 지수는 1% 넘게 하락 중이다.

이번 백투백 인상이 국내 증시에 미칠 가장 즉각적인 파급 효과는 주식시장 전반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하향 조정이다. 기준금리가 3.00%로 올라서면서 국고채 금리와 시중 회사채 금리가 동반 상승하게 된다. 주식의 적정 가치를 산정할 때 적용되는 할인율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주식자산 전체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되는 압박을 받게 된다.

특히 미래의 이익을 현재 가치로 끌어와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인정받던 고밸류 성장주(바이오·2차전지·플랫폼·소프트웨어 등)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할인 폭이 커지면서 멀티플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금리 환경에 따른 레버리지(차입) 투자 자금의 축소도 증시 하방 압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증권사 신용융자 이자율이 연쇄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신용잔고 청산 매물이 출회될 수 있으며, 이는 중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의 변동성을 한층 키우는 뇌관이 될 수 있다.

또한 기준금리 3% 시대 개막은 시중 자금 흐름을 주식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되돌리는 ‘역(逆) 머니무브’를 자극할 전망이다. 은행 예·적금 금리가 매력적인 수준으로 올라서고 우량 회사채 및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으로의 신규 자금 유입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

증시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과 일평균 거래대금이 줄어들면 지수 전반을 밀어 올리는 동력이 약화돼 코스피는 상단이 제한되는 박스권 장세에 갇힐 가능성이 높아진다. 풍부한 유동성이 전 업종을 고르게 끌어올리던 ‘유동성 장세’가 막을 내리고, 제한된 거래대금 안에서 소수 종목만 오르는 극심한 수급 쏠림 현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아졌다.

결국 국내 증시 내부에서는 업종별 양극화와 차별화 장세가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긍정적인 방어벽을 구축한 섹터는 수출 대형주와 금융주다. 이번 금리 인상이 3.3%라는 견조한 실질 성장률 전망을 바탕으로 단행된 만큼, 글로벌 AI 사이클을 주도하는 반도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자동차, 조선 등 핵심 수출 기업들은 고금리 부담을 뛰어넘는 견고한 실적 모멘텀을 무기로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순이자마진(NIM) 확대가 예상되는 대형 은행주와 자본력을 갖춘 배당 가치주 역시 단기적인 피난처로 수급이 몰릴 전망이다.

반면 높은 차입금 의존도를 지닌 건설·석유화학·한계 중소기업 등은 이자비용 급증에 따른 재무 리스크가 부각되며 주가 조정이 장기화될 위험이 크다.

이번 백투백 인상 이후 증시의 향방을 가를 최종 변수로는 외국인 자금의 동향이 지목된다. 한은의 선제적 금리 인상은 한·미 기준금리 격차 확대를 억제해 원화 가치 급락을 방어하고 외국인의 환차손 우려를 덜어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긴축 기조 속에서 신흥국 주식시장 전반에 대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작동할 경우 외국인 패시브 자금의 순매도가 지속될 위험도 상존한다.

결국 국내 증시는 당분간 3%대 고금리 충격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높은 변동성 구간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뒤 확실한 잉여현금흐름(FCF)과 가격 결정력을 증명해내는 실적주 중심의 압축 장세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단순히 낙폭 과대주에 대한 베팅하는 방식의 투자를 지양하고, 그 대신 재무 구조가 탄탄하며 실적 가시성이 뚜렷한 주도주 위주의 선별적인 포트폴리오 재편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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