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수주 잔고 2790억 달러 급증…HBM이 이끄는 반도체 대호황
삼성·SK하이닉스, 2028년까지 장기 호황 예고…글로벌 AI 주도권 확보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엔비디아가 13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실적의 핵심 축으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독보적인 기술력이 세계 시장의 조명을 받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5~7월(2027회계연도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62억 달러(약 128조 원), 637억 달러(약 85조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6%, 124% 상승한 수치로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과다.

   
▲ 지난 6월1일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GTC 타이베이 행사에서 베라 루빈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앤비디아

 
실적의 중심에는 AI 칩과 차세대 가속기가 포함된 데이터센터 부문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부문 매출만 890억 달러에 달해 전체 성장을 강력하게 견인했다. 빅테크 기업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소버린 AI' 및 '네오클라우드' 시장으로 판매처가 다변화되면서 성장 속도는 한층 더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이번 실적 발표에서 글로벌 산업계가 가장 주목한 대목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이었다. 젠슨 황 CEO는 내년 매출 성장률을 70%라는 높은 수준으로 제시하면서도, "메모리 부품의 공급 제약만 없었다면 우리의 성장률은 훨씬 더 높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글로벌 AI 하드웨어 수요 속에서 AI 생태계 전체의 확장 속도와 완성도를 결정짓는 핵심을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쥐고 있음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각인시킨 장면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 AI 패권 중심, 글로벌 시장 움직이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기술 

엔비디아의 부품 공급 약정 규모는 불과 한 분기 만에 1190억 달러에서 2790억 달러(약 372조 원)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첨단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세계적 갈증이 얼마나 심화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아무리 뛰어난 초거대 언어모델(LLM)과 AI 연산 칩을 설계하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초고속·고용량 HBM이 적기에 공급되지 않는다면 최첨단 AI 서버는 구동될 수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구축한 기술 경쟁력과 양산 스케일은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 글로벌 AI 혁명의 실질적인 성립 조건을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핵심 입지를 확보함에 따라, 국내 메모리 양사의 실적 전망 역시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804%, 464%라는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주도권을 잡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는 상황에서, 시장의 최상단에서 수익을 창출하며 산업 전체를 선도하는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 수요와 맞물려 이러한 공급자 중심의 견조한 시장 환경이 최소 2028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국내 반도체 산업이 단순한 단기 경기 순환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정점에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결국 엔비디아가 써 내려가고 있는 연일 놀라운 실적 신기록의 배경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생산 능력으로 AI 칩의 성능을 완성해 내는 한국 메모리 반도체의 단단한 지지 기반이 존재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들이 기술 자립과 패권 확보를 위해 첨단 산업 배양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구축한 독보적인 생태계는 대한민국 경제의 가장 확실한 버팀목이자 주무기라는 진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의 개막과 함께 세계 산업의 최전선에서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 반도체의 위상과 글로벌 영향력은 향후 더욱 확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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