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특수 탄 中 메모리 추격...K-반도체, 한계 넘어 기술 초격차
입력 2026-08-31 11:36:46 | 수정 2026-08-31 11:36:46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CXMT·YMTC, AI 호황 속 범용 시장 점유율 급등하며 호실적
장비 제재·글로벌 신뢰 부족 등 ‘정책 주도형’ 구조적 한계 여전
장비 제재·글로벌 신뢰 부족 등 ‘정책 주도형’ 구조적 한계 여전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인공지능(AI) 특수로 인한 글로벌 메모리 슈퍼 사이클이 중국 반도체 산업의 실적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관 주도 행태의 명확한 단점과 미국과의 대치 등으로 역량이 제한되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위한 기술 초격차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D램 제조사 CXMT는 올해 상반기 매출 1503억1000만 위안(약 31조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73.6%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배주주 순이익 역시 776억1000만 위안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AI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는 사이,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발생한 공급 부족의 틈을 타 중국의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 등 중국 기업들이 점유율을 늘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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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AI) 특수로 인한 글로벌 메모리 슈퍼 사이클이 중국 반도체 산업의 실적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 ||
낸드플래시 업체 YMTC 역시 올해 2분기 글로벌 낸드 출하량 점유율 14%를 기록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글로벌 3위에 올랐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폭증으로 범용 제품 가격이 수직 상승하자, 그 수혜가 중국 기업에 집중된 결과다.
그러나 반도체 업계에서는 중국의 급성장 이면에 대규모 정책 자금과 일시적 수급 불균형이 만들어낸 착시 효과가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시장의 경쟁이 아닌 정부 주도형으로 구축된 반도체 생태계가 장기적인 기술 격차를 넘어서는 데 한계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 정부 주도 성장의 구조적 약점… 역량 제한
중국 메모리 기업들이 단기적인 실적 폭증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완전한 주도권을 쥐기 어려운 원인으로는 정책 주도형 성장의 부작용이 꼽힌다.
대규모 보조금과 정책 자금에 의존하는 성장은 시장 신호를 왜곡하고 자율적인 기술 혁신 동인을 약화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치열한 생존 경쟁에 따른 유연성보다 정부가 제시한 정량적 목표치 달성에 치중하는 구조에서는 연구개발(R&D) 역량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미·중 패권 전쟁에 따른 통제 장벽도 뚜렷하다. 관 주도 자본이 투입된 기업들은 미국의 촘촘한 공급망 규제 대상에 올라 있다.
첨단 반도체 양산의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비롯해 고성능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핵심 장비·소재의 반입이 통제되면서 범용 공정을 넘어선 차세대 미세 공정 진입에 차질을 빚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의 신뢰성 및 보안 장벽 역시 걸림돌이다. 글로벌 IT 기업들의 핵심 공급망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가격 경쟁력 외에도 수율의 안정성, 공급 지속성, 가치사슬의 투명성이 담보돼야 한다.
특정 정책 자금 아래 놓인 기업에 대해 글로벌 시장이 느끼는 불확실성은 장기 공급계약(LTA) 체결의 치명적 장애물로 지목된다.
◆ 주도권 쥔 K-반도체, '기술 초격차' 핵심 과제
반면 오랜 기간 혹독한 시장 논리와 치열한 경쟁을 거쳐온 한국 반도체 생태계는 기술력과 신뢰도 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3e, HBM4 및 최고사양 기업용 SSD(eSSD) 등 초고부가가치 시장을 사실상 점유하고 있다. 고난도 미세 공정과 차세대 패키징 기술이 결합된 해당 분야는 단순한 물량 투입이나 자금 지원만으로 단기간에 따라잡기 힘든 영역이다.
수십 년간 축적해 온 미세 공정 최적화 노하우와 양산 수율 관리 능력도 강력한 진입장벽이다. 천문학적인 시행착오를 거치며 완성된 압도적인 수율은 제품의 단가 경쟁력과 수익성을 동시에 결정짓는 핵심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오랜 협력을 통해 형성된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파트너십 역시 후발 주자가 쉽게 진입하기 힘든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다. 메모리 호황을 발판 삼은 중국 기업들의 범용 시장 침투와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는 당분간 국내 기업들에 일정 부분 위협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YMTC는 올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330억 위안 규모의 자금을 생산 능력 확대와 차세대 기술 개발에 투입할 계획을 세우는 등 세를 불리고 있다. 다만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결정짓는 최종 요소는 양적 팽창이나 보조금의 규모가 아닌 ‘기술의 깊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차세대 공정 및 고성능 메모리 영역에서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고 글로벌 생태계와의 연대를 강화하는 것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향후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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