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뛰고 채권시장 불안정…"계절적 요인 딛고 상승할 것" 전망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과 이란 간의 지정학적 무력 충돌 재발, 미국 국채금리 급등세, 주요국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라는 복합 악재에 직면하며 변동성 구간을 통과하고 있다. 시장 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급격히 강화되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 우려와 실물경제 둔화 신호가 맞물리면서 국내외 증시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급격하게 커지는 분위기다.

   
▲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과 이란 간의 지정학적 무력 충돌 재발, 미국 국채금리 급등세, 주요국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라는 복합 악재에 직면하며 극심한 변동성을 겪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일 한국거래소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외 증시가 다시 한 번 불확실성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바로 최근까지만 해도 시장 다수가 예상하지 못했던 불안정 요소들이 한꺼번에 불거지며 증시 자체에 대한 진입장벽이 생겨나는 분위기마저 형성되고 있다.

우선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가 에너지 시장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며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다시 점화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약 한 달 만에 군사행동을 재개했는데, 미군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0일 이란 남부 라라크섬의 이슬람혁명수비대 로켓 발사대 2곳을 타격했고 이란도 요르단 내 미군기지 2곳을 공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유가가 재차 출렁이기 시작한 것 또한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재차 85달러를 돌파하면서 증시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완만한 둔화 흐름을 나타내던 기저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는 '뇌관'으로 지목된다. 

유가 상승이 운송비와 제조업 생산원가 전반으로 전가될 경우 개인소비지출과 소비자물가지수 등 주요 물가지표가 재차 반등할 위험이 커지며, 이는 글로벌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채권시장의 불안정성 역시 금융시장의 긴장감을 높이는 핵심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인플레이션 재발 경계감과 맞물려 약 19개월 만에 최고치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금리 상승은 단순한 물가 전망의 변화뿐만 아니라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대규모 국채 발행 부담이 '기간 프리미엄'을 끌어올린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장기 국채금리의 고공행진은 기업들의 자본조달 비용을 가중시키고 주식 시장의 미래 현금흐름 할인율을 확대시켜 성장주와 기술주 밸류에이션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힌다. 한국의 경우 코스피 이상으로 코스닥 시장이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이날 오후 2시를 전후로 한 시각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가 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에 반해 코스닥 지수는 2% 가까이 급락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정학적 갈등과 채권금리 급등 외에도 금융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결정적인 변수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딜레마, 인공지능 빅테크 기업들의 수익성 검증, 글로벌 환율 변동성 등이 손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견조한 고용 지표와 끈적한 물가 압력 사이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늦추거나 긴축적 통화 기조를 장기간 유지해야 하는 정책적 압박에 직면해 있다. 연초부터 기대감을 모았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급격하게 후퇴하면서 시장에서는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 대한 경계감이 재차 확산하는 양상이다.

아울러 지난 상승장을 견인했던 인공지능 관련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설비투자 대비 실제 현금 창출력에 대한 시장의 검증 잣대 역시 한층 엄격해졌다. 대규모 자본 지출에 걸맞은 실적 성장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기술주 중심의 주가 조정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기에 강달러 기조에 따른 원화 및 신흥국 통화 가치 약세,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위험, 미중 갈등을 비롯한 글로벌 통상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도 증시의 변동성을 촉발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결국 이번 달 국내외 증시 역시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투자환경 속에서 부침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각종 악재들이 예상 밖으로 빠르게 해결돼 나갈 경우 분위기가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여전히 살아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래 9월은 미국 정부 회계연도 종료를 앞두고 위험 선호심리가 약화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올해 9월은 2분기 실적 모멘텀, 성장 둔화 및 물가 하락을 나타내는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시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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