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소주 도전…‘카스 유흥망’이 ‘찰랑’ 승부 가른다
입력 2026-09-01 16:14:44 | 수정 2026-09-01 17:01:35
김성준 기자 | sjkim11@mediapen.com
주류시장 성장 정체에 맥주 편중 사업구조 다변화 노림수
카스 공급망 활용해 후발주자 한계 낮추고 초기 판로 확보
제주 생산 따른 부담 과제…수도권 유흥 성과 시험대에
카스 공급망 활용해 후발주자 한계 낮추고 초기 판로 확보
제주 생산 따른 부담 과제…수도권 유흥 성과 시험대에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국내 맥주시장 1위 브랜드 ‘카스’를 보유한 오비맥주가 제로슈거 소주 ‘찰랑’을 내놓고,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장악한 국내 소주시장에 도전장을 낸다. 다만 기존 양강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데다 제주 생산에 따른 물류·공병 회수 부담까지 안고 있어, 수도권 유흥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하느냐가 향후 사업 확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 |
||
| ▲ 오비맥주 소주 브랜드 '찰랑'./사진=오비맥주 제공 | ||
1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이달 말 알코올 도수 15도의 제로슈거 소주 ‘찰랑’을 국내에 출시한다. 서울 등 수도권과 제주 일부 식당·주점을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하고 향후 판매 추이에 따라 지역과 채널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오비맥주는 제주소주를 인수한 2024년 “당장은 국내 소주시장 진출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수출에 우선순위를 뒀다. 제주소주가 동남아 등에서 구축한 해외 유통망을 활용해 판로를 넓히고, ‘소맥’ 문화를 앞세워 소주와 맥주의 동반 수출 확대를 꾀한다는 구상이었다.
이 같은 수출 중심 기조는 최근까지 이어졌다. 오비맥주는 수출용 소주 ‘건배짠’을 일부 국가에 선보였고 미국에서는 ‘찰랑’ 브랜드를 출시했다. 다만 아직 오비맥주의 해외 소주 사업은 판매 국가와 규모가 제한적인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오비맥주는 소주 수출 국가와 규모가 확대되기까지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비맥주가 국내 소주시장에 진출한 배경에는 주류시장 성장 정체 속 맥주 중심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오비맥주는 '카스'를 통해 국내 맥주시장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주류시장 전반이 위축되면서 맥주만으로는 외형 확대가 어려워졌다. 오비맥주는 '찰랑' 출시를 통해 소주로 제품군을 다양화해 주종 포트폴리오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다만 국내 소주시장은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두 회사가 80%를 웃도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전체 시장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2022년 86만2000㎘에서 2023년 84만4000㎘, 2024년 81만6000㎘, 지난해 79만3000㎘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찰랑'이 외형을 키우려면 기존 브랜드 수요를 흡수할 뿐 아니라 신규 수요까지 창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오비맥주의 강점으로 카스를 통해 구축한 유흥채널 영업망을 꼽고 있다. 소주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이지만 전국 음식점과 주점에 카스를 공급하며 구축한 거래처를 활용해 초기 시장 진입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오비맥주는 최근 가볍게 술을 즐기는 소비 흐름을 반영해 알코올 도수 15도와 제로슈거를 내세우고, 인위적인 알코올 향을 줄이는 대신 감칠맛을 더하는 등 차별화 선택지로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출시 초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젊은 감성의 마케팅도 검토하고 있다. 오랜 업력을 강조하기보다 최신 트렌드에 맞춘 방식으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방향이다.
제주공장 생산에 따른 물류비와 공병 회수 부담도 넘어야 할 과제다. 수도권으로 제품 출고 시 별도 해상 운송 과정이 필요할 뿐 아니라, 공병 재활용을 위해서도 추가 운송 비용이 소요된다. 병당 마진이 크지 않은 소주 특성상 공병 재사용은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오비맥주는 제주에서 내륙 물류거점까지 제품을 운송한 이후에는 기존 맥주사업을 통해 구축한 물류망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 수송 차량을 공병 운송에도 활용해 비용 부담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초기에는 생산능력에 맞춰 서울·수도권과 제주 일부 지역에 판매를 집중하고 시장 반응을 살핀 뒤 생산과 유통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찰랑' 출시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소비자들에게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주요 소주업체들과 경쟁해 시장 반응을 확인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