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간 살아보고 입양 결정”…보호동물 ‘예비입양제’ 첫 도입
입력 2026-09-01 17:30:12 | 수정 2026-09-01 17:30:12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농식품부, 입양 전 가정생활 통해 성격·행동·적응 여부 확인
지자체 직영 동물보호센터부터 시행…성과 분석 후 대상 확대
지자체 직영 동물보호센터부터 시행…성과 분석 후 대상 확대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유실·유기동물 입양을 앞둔 예비 입양자가 최대 10일간 보호동물과 실제 가정에서 생활해 본 뒤 최종 입양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예비입양제도’가 처음 도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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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식품부가 1일부터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인 동물을 대상으로 최종 입양에 앞서 최대 10일 동안 가정에서 함께 생활해 볼 수 있는 예비입양제도를 도입했다. 사진은 입양카페의 유기견./자료사진=연합뉴스 | ||
보호동물의 성격과 행동 특성, 가족·기존 반려동물과의 적응 여부 등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충동적인 입양에 따른 파양과 재유기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월 1일부터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인 동물을 대상으로 최종 입양에 앞서 최대 10일 동안 가정에서 함께 생활해 볼 수 있는 예비입양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는 유실·유기동물에 대한 입양 수요는 있지만 정작 입양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이 높은 현실을 고려한 조치다. 특히 보호센터에서 짧은 시간 동안 만나는 것만으로는 동물의 실제 성격이나 행동 특성, 가정환경에 대한 적응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 입양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혀왔다.
예비입양 신청자는 입양을 전제로 보호동물을 최대 10일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생활할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동물의 성격과 행동 특성을 살펴보는 것은 물론 가족 구성원이나 기존에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과 잘 어울리는지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입양 전 단계에서 ‘사전 적합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입양 이후 예상하지 못한 행동 문제나 가족 간 갈등 등으로 파양하거나 다시 유기하는 사례를 줄이고, 입양 희망자 역시 충분한 판단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유실·유기동물의 입양률이 최근 수년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도 제도 도입의 배경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유실·유기동물은 매년 10만 마리 이상 발생하고 있지만 입양률은 20%대에 머물고 있다. 입양률은 2021년 32%에서 2022년 27%, 2023년 24%로 떨어졌으며, 2024년에도 24%를 기록했다. 2025년에는 26%로 소폭 회복했지만 여전히 전체 유실·유기동물 가운데 입양으로 이어지는 비중은 낮은 수준이다.
예비입양제도는 우선 제도를 운영하는 지자체 직영 동물보호센터를 중심으로 시행된다. 농식품부는 초기 운영 성과와 현장 의견 등을 분석한 뒤 적용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동물보호센터 운영지침 개정에는 예비입양제 외에도 보호동물 관리와 동물보호센터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내용이 함께 담겼다.
우선 동물보호센터의 업무를 전문화하기 위해 기존처럼 구조부터 분양까지 한 곳에서 수행하는 방식과 함께 ‘구조·보호 전문센터’와 ‘분양 전문센터’로 기능을 나눠 운영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구조·보호 전문센터는 구조부터 반환까지, 분양 전문센터는 질병관리부터 분양까지 담당하는 방식이다.
보호동물의 질병관리도 강화된다. 신규 입소 동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염병이 보호센터 내 다른 동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입소 관찰실과 격리실을 분리하고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도록 했다. 특히 입소 동물은 5일 이상 입소 관찰실에서 분리해 관찰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이 신설됐다.
보호동물의 특성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채 입양이 이뤄질 경우 파양이나 재유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입양 전에 실제 생활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보호동물과 입양 가정 모두의 적합성을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입양 적합성을 사전에 확인하면 보호동물의 재입소를 줄이고 동물보호센터 운영 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경철 농식품부 개식용종식추진단장은 “예비입양제도는 입양 희망자와 보호동물이 서로를 충분히 알아가는 시간을 제공해 ‘완전한 가족’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입양 문턱을 낮추고 책임감은 높이는 성숙한 반려동물 입양 문화를 만들기 위해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