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0년 전 흙에 새긴 기록, '쐐기문자 점토판' 첫 공개
입력 2026-09-01 21:06:57 | 수정 2026-09-01 22:01:39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국립세계문자박물관, '2026 직지문화축제' 수록매체 특별전 참가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약 3800년 전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이 흙 위에 남긴 치밀한 계약 문서와 생활 기록 유물이 처음으로 일반 관객에 공개된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관장 김명인)은 오는 9월 4일부터 30일까지 청주 고인쇄박물관 근현대인쇄전시관에서 열리는 '2026 직지문화축제' 수록매체 특별전 '수록(收錄)_새기다, 쓰다, 담다'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박물관은 이번 특별전을 통해 수장고에 보관 중이던 기증자료인 '쐐기문자 점토판'과 '오스트라콘'의 실물을 최초로 일반에 선보인다.
인류가 생각과 정보를 기록해 온 매체의 역사를 조명하는 이번 전시에서 출품되는 두 유물은 고대 사회에서 '흙'이라는 동일한 소재를 활용하면서도 목적에 따라 각기 다른 기록 방식을 발전시켰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학술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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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쐐기문자 점토판(왼쪽)과 오스트라콘. /사진=국립세계문자박물관 제공 | ||
기원전 1800~1700년대 메소포타미아 도시국가 라르사(Larsa, 현 이라크)에서 작성된 '쐐기문자 점토판'은 토지 매매 계약 문서다. 앞면에는 계약 내용, 뒷면에는 증인들의 진술이 담겼으며, 상·하단에 각각 제작 일자와 맹세 문구가 세밀하게 새겨져 있어 고대 사회의 정교한 거래 문화를 증명한다.
반면 아람문자가 적힌 '오스트라콘'은 네게브 지역 유물로, 깨진 도기 조각을 재활용해 영수증이나 간이 문서로 사용한 사례다. 버려진 도편을 활용해 고대인들의 일상적인 기록 문화를 생생히 보여준다.
두 유물은 아키오 츠키모토 전 도쿄 고대 오리엔트 박물관장이 기증한 고대 문자자료 중 일부다. 박물관 측은 그동안 소장자료 연구서 발간, 기증자 구술기록 아카이빙, 3D 입체 콘텐츠 제작 등 학술 및 디지털 기반을 다져왔으며, 이번 청주 특별전을 통해 실물 유물을 대중에게 전달하며 '문자유산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게 됐다.
김명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3800년 전 인류가 흙 위에 남긴 기록의 실물을 기증 이후 최초로 국민께 직접 선보이는 뜻깊은 자리"라며 "앞으로도 연구, 전시, 디지털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세계 문자문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지역 문화기관과의 협력을 지속해서 확대하겠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