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산 생과실·열매채소 4.3톤 6개월간 불법 수입·유통
검역본부, 수입·도매·소매 조직 적발…검찰 송치
개정법 12월 17일 시행…양도·운반·보관 등도 처벌 가능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국내 반입이 금지된 베트남산 생과실과 열매채소류를 조직적으로 불법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한 일당이 적발됐다. 이번 사건은 해외에서 들여오는 ‘수입 행위’뿐 아니라 국내에서 이어지는 유통망이 해외 병해충의 국내 유입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식물방역법’ 상 수입이 금지된 베트남산 생과실과 열매채소류 약 4.3톤을 불법 수입·유통한 일당을 적발하고, 국내 유통을 주도한 베트남인 1명과 베트남 귀화인 1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 불법 수입된 금지품인 베트남산 구아바, 롱간, 람부탄, 생고추 등이 국내 유입됐다./자료사진=검역본부


검역본부 특별사법경찰관의 수사 결과 이들은 수입·도매·소매로 역할을 나누는 방식으로 조직적인 유통망을 구축했다. 수입책은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여행객, 이른바 ‘포터’를 모집해 금지품을 여행용 가방과 기내 수화물 등에 나눠 반입하게 했다.

국내에 들어온 금지품은 도매인을 거쳐 소매 판매자들에게 전달됐다. 도매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대화방 등을 통해 금지품의 사진과 가격 정보를 공유하고 판매자를 모집했으며, 소매인들은 이를 다시 자신의 SNS를 통해 개인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6개월간 4.3톤…SNS가 불법 식물 유통창구로
검역본부는 농산물 온라인 단속 과정에서 반복적인 금지품 판매 정황을 포착하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과 계좌 내역 분석 등을 통해 불법 수입에서 국내 판매로 이어지는 유통 경로를 확인했고, 2024년 12월부터 2025년 5월까지 약 6개월간 불법 수입·유통된 물량이 약 4300㎏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냈다.

적발된 품목은 구아바·롱간·람부탄 등 생과실과 생고추 등 열매채소류다. SNS를 통한 라이브 방송 판매와 온라인 판매 후 택배 배송까지 이뤄진 정황도 확인됐다.

이번 사건에서 도매인과 소매인은 금지품을 국내에 유통한 혐의뿐 아니라 직접 수입에 가담한 혐의까지 확인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수입책에 대해서는 별도 수사가 진행 중이며, 검역본부는 여행객을 이용한 추가적인 불법 반입 사례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에서 주목할 부분은 불법 수입된 식물이 국내 유통망을 통해 소비자에게까지 전달됐다는 점이다.

현행 ‘식물방역법’에 따르면 금지품 수입이나 식물검역 대상에 대한 허위신고·미신고 등의 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불법 수입된 금지품이 국내에 들어온 이후 이를 양도하거나 운반·보관하는 등 유통 과정에 관여하는 행위까지 효과적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다. 개정된 ‘식물방역법’은 오는 12월 17일 시행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불법 수입된 금지품의 국내 유통 과정에 관여한 사람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검역본부는 이를 통해 불법 수입에서 국내 유통으로 이어지는 행위 전반에 대한 수사와 단속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물검역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수입이 금지된 식물이나 생과실 등에 해외 병해충이 묻어 국내로 유입될 경우 농업 현장과 자연환경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처럼 여행객을 통한 소량 분산 반입과 SNS를 통한 국내 판매가 결합하면 기존의 국경 단계 검역만으로는 불법 유통의 전 과정을 차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앞으로는 공항·항만 등 국경 단계에서의 반입 차단과 함께 SNS·온라인 판매 등에 대한 모니터링, 유통경로 추적, 판매·보관 등 국내 단계 단속을 연계하는 것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검역본부 역시 불법 수입된 금지품이 해외 병해충의 국내 유입으로 이어져 자연환경뿐 아니라 농업·농촌 경제와 국민 먹거리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보고, 불법 수입·유통 행위에 대한 수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오는 12월 개정 법률이 시행되면 불법 수입품을 넘겨받거나 운반·보관하는 등 유통 과정에 관여한 행위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되는 만큼, 온라인을 통한 금지식물 거래에 대한 경각심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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