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노바티스 계약 추가…올해 기술수출 30조원 돌파 기대감
역대 최대 외형에도 실제 현금 유입 제한적…총액과 실수령액 간극 확대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규모가 9월 들어 21조원을 넘어섰다. 한미약품의 3조 원대 비만 신약 기술수출에 이어 알테오젠이 노바티스와 4조4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 경신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 알테오젠 본사 전경./사진=연합뉴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규모는 2일 알테오젠의 노바티스 계약까지 반영할 경우 약 21조6600억 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앞서 8월 말 기준 계약 규모가 공개된 12건의 기술수출 총액은 17조2472억 원이었으며 여기에 알테오젠의 최대 4조4165억 원 규모 계약이 추가됐다.

올해 상반기에만 약 13조 원(85억6675만 달러)의 기술수출을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대형 계약이 이어지면서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연간 기술수출 규모인 26조8898억 원과 비교하면 9월 초 이미 약 80% 수준까지 올라온 셈이다.

◆ 한미 3.2조 이어 알테오젠 4.4조 원…대형 딜 잇따라

최근 기술수출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글로벌 빅파마를 상대로 한 대형 계약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24일 로슈 자회사 제넨텍과 비만·대사질환 신약 후보물질 HM17321의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전체 계약 규모는 최대 23억500만 달러(약 3조1892억 원)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빅파마에 단일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한 사례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알테오젠은 이보다 큰 규모의 플랫폼 기술수출을 성사시켰다. 알테오젠은 2일 노바티스와 하이브로자임 플랫폼 기반 ALT-B4의 피하주사(SC) 제형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옵션·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모든 옵션이 행사되고 개발·상업화 단계별 지급금(마일스톤)을 달성할 경우 최대 32억2300만 달러(약 4조4165억 원)을 받을 수 있다. 상업화 이후에는 순매출에 따른 로열티도 별도로 받는다.

이번 계약은 특히 단일 신약 후보물질이 아닌 플랫폼 기술을 복수의 바이오의약품에 적용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ALT-B4는 정맥주사 방식의 바이오의약품을 상대적으로 투약 편의성이 높은 피하주사 제형으로 전환하는 데 활용되는 기술이다. 노바티스는 여러 제품에 ALT-B4를 적용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

알테오젠은 올해에만 GSK 자회사 테사로, 바이오젠, 비공개 글로벌 제약사에 이어 노바티스까지 네 건의 ALT-B4 관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네 건의 계약 규모를 합산하면 최대 44억5200만 달러(약 6조 원)를 웃돈다.

◆ 21조 원 외형에도 실제 현금은 별개…‘총액’ 착시 경계

   
▲ 한미약품 본사 전경./사진=한미약품

다만 기술수출 시장의 외형적 성장만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실질적인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계약 공시에서 제시되는 수조 원대 금액 상당수가 향후 임상·허가·상업화 등에 성공했을 경우 받을 수 있는 마일스톤을 합산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앞서 8월 말 기준 계약 규모가 공개된 9건의 총액은 13조8467억 원에 달했지만 선급금이 공개된 6건에서 실제 확보한 선급금은 3115억 원에 그쳤다.

상반기에만 13조 원대 기술수출을 기록했지만 실제 계약 체결 직후 확보한 현금은 총계약액에 비해 제한적이었다.

이번 알테오젠의 노바티스 계약 역시 계약체결금과 옵션 행사금, 개발·상업화 마일스톤 등으로 구성된다. 구체적인 계약체결금과 옵션 행사금, 개별 마일스톤 규모는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계약체결금은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 수취할 예정이다.

이는 기술수출의 성과를 평가할 때 단순히 ‘최대 계약 규모’만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선급금 규모와 계약금 지급 조건, 임상 단계, 마일스톤 달성 가능성, 상업화 이후 로열티 구조 등을 함께 살펴야 실제 기업에 귀속되는 경제적 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

다만 최근 거래의 질적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과거 항암제 중심이었던 국내 기술수출 분야가 비만·대사질환과 희귀질환 등으로 확대되는 동시에 알테오젠처럼 여러 제품에 반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의 수출도 늘고 있다.

단일 후보물질의 임상 성공 여부에 따라 가치가 좌우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반복적인 기술료와 로열티를 확보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질적인 변화로 해석된다.

현재까지의 계약 규모만 놓고 보면 올해 연간 기술수출액이 지난해 기록인 26조8898억 원을 넘어설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졌다. 추가 대형 계약이 하반기에 이어질 경우 30조 원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기술수출은 단순히 계약 건수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글로벌 빅파마가 국내 기업의 신약 후보물질과 플랫폼 기술을 직접 평가하고 대규모 권리를 확보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만 수조원대 총계약액만으로 성과를 판단하기보다는 선급금과 마일스톤 조건, 임상 및 상업화 가능성, 실제 로열티 발생 여부까지 함께 봐야 기술수출이 기업의 실적과 가치 상승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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