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배당금을 발판으로 해외 보험·금융사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내 보험시장이 저성장 구조에 직면한 가운데 미국과 영국 등 선진시장에서 사업 기반을 확보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전략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영국 특수보험사 캐노피우스의 추가 지분 인수를, 삼성생명은 미국 보험·자산운용그룹인 프린시플파이낸셜그룹(PFG) 등 복수의 해외 금융사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배당금을 발판으로 해외 보험·금융사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사진=각 사 제공


양사가 삼성전자로부터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배당금만 약 3조원에 달해 해외 투자 확대의 재원으로 활용될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30조원을 배당할 경우 삼성생명이 약 2조5500억원, 삼성화재가 약 4500억원의 배당금을 확보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캐노피우스 최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센터브리지파트너스 컨소시엄과 지분 확대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캐노피우스는 테러·납치·전쟁·예술품 등 일반 보험으로 보장하기 어려운 위험을 담보하는 특수보험사다.

삼성화재는 2019년과 2020년, 2025년 세 차례에 걸쳐 약 1조2000억원을 투자해 현재 캐노피우스 지분 40%를 매입하고 이사회 의석을 확보했다. 이번에 남은 지분 60% 중 일부를 추가로 사들이는 데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2조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캐노피우스의 지난해 순이익은 4억6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6% 가량 증가했다. 합산비율은 90.2%에서 88.5%로 개선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상반기 삼성화재의 캐노피우스 지분투자 손익은 16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7.6% 급증했다. 이는 삼성화재 상반기 순이익 1조 3723억원의 12.3%에 달하는 규모다. 현재는 지분법 손익으로 반영되는 중으로, 완전자회사 편입이 완료되면 캐노피우스의 보험·투자손익 향상에 더욱 기여할 수 있다.

삼성생명도 KDB생명 인수전에 참여한 데 이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프린시플파이낸셜그룹 등이 투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PFG는 미국 아이오와주에 본사를 두고 보험과 자산운용, 퇴직연금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미국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인 401(k) 시장에서 빅3로 꼽히며 운용자산은 1100조원에 달한다.

PFG는 자산운용과 퇴직연금뿐 아니라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 분야에서도 사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삼성생명으로서는 사업 기반과 운용 역량을 활용해 국내외 성장 가능성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건전성과 주주환원, 기존 사업 투자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대규모 현금 유입이 예정되면서 그동안 검토해온 해외 투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금융사를 인수해 고객 기반과 영업망, 전문 인력, 운용 역량을 한꺼번에 확보하는 쪽으로 보험사의 성장 전략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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