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호황 어디까지… "내년에도 수요가 공급 앞선다"
입력 2026-09-05 16:03:25 | 수정 2026-09-05 16:03:25
배소현 기자 | kei_05219@mediapen.com
8월 수출 467억달러 '역대 최대'… 3개월 연속 400억달러 돌파
AI 투자에 메모리 공급 부족 지속… 증설 효과 내년 하반기부터
AI 투자에 메모리 공급 부족 지속… 증설 효과 내년 하반기부터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국내 반도체 수출이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올해 연말까지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생산시설을 늘리더라도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내년까지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 |
||
| ▲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부지./사진=연합뉴스 제공 | ||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466억5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3월부터 6개월 연속 3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최근 3개월 동안은 매달 4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증가세도 가파르다. 반도체 수출은 1월 205억 달러에서 2월 251억 달러, 3월 328억 달러, 4월 319억 달러, 5월 372억 달러, 6월 448억 달러, 7월 410억 달러, 8월 467억 달러로 늘었다. 지난해 월평균 100억 달러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수출 규모 자체가 크게 달라졌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가 국내 수출 증가를 이끄는 구조가 한층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 AI가 끌고 공급은 못 따라가…내년까지 호황 전망
현재 호황을 이끄는 가장 큰 동력은 글로벌 AI 투자다. 구글과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여기에 PC와 스마트폰 등 기존 정보기술(IT) 기기의 반도체 수요까지 더해지고 있다.
수요 증가에 비해 공급 확대 속도는 더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반도체 공장은 투자 결정 이후 장비 반입과 공정 안정화 등을 거쳐 실제 양산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추진되는 증설 물량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공급되는 시점도 내년 하반기 이후로 거론된다.
이에 따라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AI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요 증가 속도가 생산능력 확대를 앞지르면서 당장 공급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구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메모리를 확보하려는 경쟁도 빅테크와 정보기술 기업을 넘어 각국의 AI 인프라 구축으로 확산되고 있다.
가격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DDR5 16Gb 가격은 지난 6월 40달러에서 8월 46.5달러로 올랐고 낸드 128Gb 역시 같은 기간 28.82달러에서 30.48달러로 상승했다.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공급이 제한되면서 물량과 가격이 동시에 국내 반도체 수출을 밀어 올리는 흐름이다.
산업통상부도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견조한 수요와 제한적인 공급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반도체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월 400억 달러 이상의 높은 수출 규모도 당분간 유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해외에서도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가 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3.3%로 한 달 전보다 0.5%포인트 높아졌다. 주요 해외 투자은행들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하면서 강한 글로벌 반도체 수요를 주요 배경으로 꼽고 있다.
다만 반도체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흐름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은 전방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분이 PC와 스마트폰, 서버 등 완제품 가격으로 전가될 경우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려 공급을 제한하기보다 생산능력을 확대해 시장 자체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AI 산업의 병목도 변수다. AI 인프라 투자가 빠르게 늘면서 GPU와 메모리뿐 아니라 전력과 데이터센터 등 여러 분야에서 공급 부족이 나타나고 있다. 어느 한쪽의 공급 제약이 심해질 경우 반도체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현재의 증가 속도가 계속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다만 단기간에 메모리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점에서는 국내외 전망이 대체로 일치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AI 투자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수출을 뒷받침하고, 내년에는 신규 생산능력이 실제 공급으로 얼마나 빠르게 이어지는지가 반도체 호황의 지속 기간을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