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달이 긴 빛의 선으로 변했다. 여러 장의 사진을 합성하지 않고, 한 번의 긴 노출로 달의 움직임을 기록하는 장노출 촬영이다.

달 장노출은 셔터를 오래 열어두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달의 위상과 고도, 이동 방향, 렌즈 화각, 촬영 시간, 주변 밝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달의 궤적은 촬영 장소와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지구의 자전 때문에 달은 하늘에서 시간당 약 15도 규모로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며, 달 자체의 공전 운동도 함께 작용한다. 달은 별을 기준으로 하루 약 13.2도, 시간당 약 0.55도 동쪽으로 이동하며, 약 2분마다 자신의 겉보기 지름만큼 이동한다.

   
▲ 달의 궤적은 촬영 장소와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이미지 생성=chatgpt


* 필수 준비물
장시간 촬영에서는 작은 흔들림도 결과에 큰 영향을 주므로 튼튼한 삼각대는 필수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흔들림이 적은 장소를 선택하고, 촬영 중 장비에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달빛과 주변광이 과도하게 누적되는 것을 줄여 긴 노출 시간을 확보하려면 고배수 ND 필터가 유용하다. ND500 필터는 명목상 빛을 약 1/500로 줄이는 약 9스톱 감광 필터다. 이 외에도 여분의 배터리와 메모리카드, 릴리즈(또는 리모트 컨트롤러), 손전등, 렌즈 클리닝 도구를 챙기면 좋다. 밤이슬이 예상되는 날에는 렌즈 표면의 결로를 막아줄 렌즈 히터가 큰 도움이 된다.

* 계획과 렌즈 구도
촬영 전 천문 어플을 이용해 달의 위상, 월출·월몰 시간, 방위각, 시간에 따른 고도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여러 어플을 크로스 체크하고 사전 답사를 거치면 원하는 구도를 더욱 정확하게 계획할 수 있다.

렌즈 선택도 중요하다. 달 표면을 선명하게 찍는 것과 궤적을 담는 것은 목적이 다르다. 망원렌즈는 달을 크게 담는 데 유리하지만 화각이 좁아 긴 궤적을 한 화면에 넣기 어렵다. 반면 70~200mm나 광각 계열 렌즈는 넓은 하늘과 지상 풍경, 달의 긴 궤적을 함께 담기에 좋다. 특히 달의 고도가 낮은 월출 직후나 월몰 직전에는 산이나 건축물 등 지상의 피사체와 달을 함께 구성하기 제격이다.

   
▲ 노출은 달의 위상만으로 정할 수 없다. ISO, 조리개, 셔터 속도, ND 필터 감광량, 렌즈 화각, 주변 풍경의 밝기와 대기 상태를 함께 고려해 설정해야 한다. 이미지 생성=chatgpt

* 실전 촬영법
먼저 카메라를 삼각대에 단단히 고정한다. 이후 ND 필터를 뺀 상태에서 라이브뷰 확대 기능을 활용해 달에 초점을 정확히 맞춘다. 초점을 맞춘 뒤에는 자동초점을 MF(수동)로 전환해 고정한다. 이때 렌즈의 손떨림 보정(VR/IS) 기능은 끄는 것이 좋다. 장노출 시 해당 기능이 작동해 초점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노출은 달의 위상만으로 정할 수 없다. ISO, 조리개, 셔터 속도, ND 필터 감광량, 렌즈 화각, 주변 풍경의 밝기와 대기 상태를 함께 고려해 설정해야 한다. 원하는 궤적의 길이와 구도를 먼저 정하고, 렌즈와 촬영 시간을 결정하면 밤하늘의 시간 흐름을 한 장의 사진에 아름답게 담아낼 수 있다.

   
▲ 달이 장시간 노출로 긴 빛의 궤적으로 기록되고 있다. 사진은 경주 첨성대에서 월몰 약 40분 전에 ND500 필터, ISO 100, f/22, 렌즈 28mm, 타임 28분 동안 촬영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촬영 전 다양한 어플과 사전 답사는 통해 달의 이동 방향을 정확히 알 수 있다. 사진은 초승달을 ND500 필터, ISO 100, f/22, 렌즈 24mm, 타임 1시간40분 동안 촬영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망원렌즈는 달을 크게, 광각렌즈는 긴 궤적과 주변 풍경을 함께 담는 데 유리하다. 사진은 통신 중계탑과 보름달을 ND500 필터, ISO 100, f/32, 렌즈 400mm, 타임 15분 동안 촬영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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