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흥행 공식 깨진 바이오...스카이랩스 나홀로 급등에 '옥석가리기' 심화
입력 2026-09-07 16:00:53 | 수정 2026-09-07 16:00:53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수요예측 흥행 뒤 주가 급락…바이오 IPO 시장 옥석가리기 심화
반지형 혈압계 스카이랩스 흥행…IPO 공모가 눈높이에도 영향
반지형 혈압계 스카이랩스 흥행…IPO 공모가 눈높이에도 영향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올해 상반기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공개(IPO) 시장이 상장 후 주가 부진에 시달린 가운데 스카이랩스가 상장 첫날 급등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공모 단계에서 흥행 여부보다 기술력과 사업성 등 기업별 경쟁력을 따지는 ‘옥석가리기’가 심화되면서 하반기 IPO 시장의 선별적 회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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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반기 바이오 IPO 시장이 부진을 겪었으나 하반기 스카이랩스의 반등을 시작으로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사진=AI 이미지 제작 | ||
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8곳은 모두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카나프테라퓨틱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메쥬, 리센스메디컬, 인벤테라, 레몬헬스케어, 레메디, 에이치엘지노믹스 등으로, 공모 과정에서 기관과 일반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던 기업들도 상장 이후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 청약 흥행에도 주가는 뒷걸음…바이오 IPO ‘옥석가리기’
상반기 바이오 IPO 시장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공모 흥행과 상장 후 주가 사이의 괴리가 커졌다는 점이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공모가 2만 원에서 최근 1만750원으로 46.3% 하락했다. 5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누적 7748억 원 규모의 성과를 확보했지만 주가에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역시 공모가 2만6000원에서 1만5310원으로 41.1%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이전 성과를 냈음에도 상장 후 주가 약세가 이어졌다. 기술이전이나 임상 성과만으로는 상장 이후 기업가치를 지지하기 어려운 시장 환경이 나타난 것이다.
낙폭은 일부 기업에서 더욱 컸다. 인벤테라는 공모가 1만6600원 대비 58.5% 하락했고 레메디는 2만700원에서 8270원으로 60.0% 떨어졌다. 에이치엘지노믹스도 공모가 2만1500원에서 9380원으로 56.4% 하락했다. 레몬헬스케어와 메쥬 역시 각각 46.5%, 45.4%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바이오 IPO 시장의 투자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더라도 상장 이후 기업의 성장성과 사업화 가능성이 주가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공모주 프리미엄이 빠르게 소멸할 수 있다는 것이다.
IPO 시장 전반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해 제약·바이오 IPO에 도전한 기업 141곳 가운데 실제 상장에 성공한 곳은 21곳에 그쳤다. 13곳은 철회·미승인 등의 결과를 받았다. 매출이나 기술이전 등 사업성과를 입증할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차별화가 심화되면서 상장 과정부터 질적 선별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 스카이랩스 급등에 하반기 IPO 기대감…‘선별적 회복’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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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스카이랩스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상장기념패 전달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민 한국IR협의회 상무, 민경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이사,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정의송 코스닥협회 이사./사진=연합뉴스 | ||
이런 가운데 스카이랩스의 상장 첫날 흥행은 눈에 띄는 사례다. 반지형 커프리스 혈압계를 개발한 스카이랩스는 지난 4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공모가 1만 원보다 15% 낮은 85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지만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장중 최고 2만7830원까지 올랐다. 종가는 2만3500원으로 공모가 대비 135% 상승했다. 상장 첫날 기준 시가총액은 3345억 원이다.
특히 스카이랩스의 사례는 공모 단계의 흥행보다 상장 이후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주가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상반기 바이오 IPO 기업들이 공모가를 밑도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기업별 기술력과 사업모델을 다시 따져보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하반기에는 엠에스바이오와 엠비디 등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다. 스카이랩스의 흥행이 이들 후속 기업의 공모가 산정과 투자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로 꼽힌다. 브릴스 등 바이오 외 헬스케어·첨단산업 IPO 후보까지 시장에 합류하면서 하반기 공모주 시장에서 기업별 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
올해 1분기 코스닥 신규 상장은 9건으로 전년 동기 20건에서 크게 줄었지만 바이오·의료 분야는 4곳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기관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평균 51.53%로 전년보다 46.51% 높아졌고 공모가 대비 시초가 상승률도 평균 219.3%를 기록했다. 상장 기업 수는 줄었지만 선별된 기업에 대한 기관 수요는 오히려 강해진 셈이다.
바이오 IPO 시장이 단기간에 전반적인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상장 기업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기술이전, 매출, 제품 경쟁력 등 구체적인 투자매력도를 갖춘 기업에 수요가 집중되는 선별적 회복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스카이랩스의 첫날 급등 역시 이 같은 시장 변화의 신호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IPO 시장에서 단순히 수요예측 경쟁률이나 기술이전 규모만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분위기는 약해지고 있다”며 “상장 이후에도 기업가치를 설명할 수 있는 매출과 기술 경쟁력, 사업화 성과를 갖춘 기업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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