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미래포럼' 개최… 앤트로픽·TSMC·학계 한자리 모여 AX 해법 모색
3D 적층 DRAM·CXL 융합한 시스템 레벨 공동 설계로 주도권 굳힌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SK하이닉스가 8일 이천캠퍼스 수펙스센터(SUPEX Center)에서 'AI 시대 골든타임(Golden Time), AI 메모리 설루션 크리에이터가 세상을 바꾸는 지금'을 주제로 '2026 SK하이닉스 미래포럼'을 열고 전사적 AI 전환(AX)의 실행 전략을 공유했다.

9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올해 포럼은 사업과 기술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AI 환경 속에서 '메모리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정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 2026 SK하이닉스 미래포럼에서 인사말을 전하는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행사에는 SK하이닉스 주요 경영진을 비롯해 글로벌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Anthropic), 파운드리 1위 기업 TSMC, 국내 유망 AI 반도체 스타트업 및 학계 석학들이 대거 참여해 미래 기술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개막 인사말에 나선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관점을 외부에서 내부로 바꾸는 '아웃사이드-인(Outside-in)' 사고를 주문했다. 

곽 사장은 "과거 메모리 시장이 속도전 중심의 '직선도로'였다면 지금은 급격한 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곡선도로'와 같다"며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온 사업 방식을 고객과 파트너의 시각에서 재검토하고, AI 생태계의 변화 속도에 맞춰 유연하게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팹 현장에 들어선 '소프트웨어 공장'… AX 전환으로 생산성·의사결정 혁신

포럼 첫 세션에서는 생성형 AI가 바꾼 업무 패러다임과 반도체 제조 현장의 혁신 방안이 다뤄졌다. 앤트로픽의 타리크 시히파르(Thariq Shihipar) 제품총괄은 실사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회로 시뮬레이션과 수율 검증을 자동화하는 '소프트웨어 공장'의 개념을 소개했다. 

주재욱 SK하이닉스 부사장 역시 자체 제조 운영 플랫폼인 '가이아(GaiA)'와 고소 작업용 비전-언어 모델(VLM) 드론, 안전 감독 로봇 등을 생산 라인에 선제 배치해 AI가 원인을 진단하고 엔지니어는 최종 의사결정에 집중하는 고도화된 팹 환경을 구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에이전틱 AI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메모리 아키텍처의 진화 방향이 제시됐다. 단순 명령에 반응하던 단계를 넘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 환경에서는 기억해야 할 상태 정보와 데이터 대역폭이 폭증해 기존 범용 메모리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 단순 칩 공급자 넘어 '풀스택 설계자'로… 3D 메모리·CXL로 병목 뚫는다

SK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을 필두로 3D 스택 D램, CXL(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 차세대 SSD 등 다양한 메모리를 워크로드에 맞춰 최적 조합하는 '풀스택 AI 메모리' 로드맵을 가동하고 있다. 

칩 공급사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가속기 및 빅테크 파트너와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시스템 레벨에서 공동 설계(System-level Co-design)하는 파트너십을 심화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물리적 미세화 한계를 돌파할 열쇠로 '3D 메모리' 기술이 집중 조명됐다. 신창환 고려대 교수는 메모리와 로직 칩의 경계를 허무는 3D 통합 설계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김경훈·손호영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소자 수직 집적과 이종 집적을 아우르는 기술 전략과 함께 초단거리 전송, 발열 제어, 어드밴스드 패키징(Advanced PKG) 등 공정 난제 해결을 위한 파운드리·소재 진영과의 유기적 협력 필요성을 피력했다.

패널 토의에서는 블루닷AI 강정수 연구센터장, TSMC 에이프릴 리(April Li) 사업개발 총괄, 리벨리온 박성현 대표 등이 참여해 글로벌 생태계 관점에서 본 SK하이닉스의 전략적 과제를 진단했다. 

◆ HBM 넘어 글로벌 원팀 연합…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핵심 설계자' 도약

현장에는 AI 통역 자막과 휴머노이드 로봇 보조 사회자가 배치돼 기술 포럼의 미래지향적 면모를 더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의 시장 지배력에 안주하지 않고, 앤트로픽과 TSMC 등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3D 패키징과 시스템 레벨 최적화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설루션' 체제를 선제 구축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 부품 공급사를 넘어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의 시스템 병목을 직접 해결하는 핵심 설계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려는 포석이라는 평가다.

김형수 SKHU 총장은 폐회사에서 "HBM에서 경험했듯 반도체 기술의 경계를 넓히고 미개척 메모리 영역을 열어가는 원동력은 구성원들의 통찰력과 호기심"이라며 "이번 포럼에서 도출된 통찰을 사내 학습과 실행 과제로 신속히 연결해 확고한 리더십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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