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관리 부담 확대되는 은행권…"자본완충력 차별화 관건"
입력 2026-09-09 10:48:58 | 수정 2026-09-09 10:48:58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시중은행, 위험가중자산 증가…지방은행, 수익성·건전성 문제"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은행권이 자본적정성 제고에도 불구, 주주환원 확대 및 위험가중자산(RWA) 증가 등으로 자본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시중은행은 기업대출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에 따른 자본부담 확대로, 지방은행권은 수익성 둔화 및 자산건전성 저하로 자본적정성 관리에 각각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9일 나이스신용평가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권은 고금리 장기화 등에 힘입어 자본적정성을 제고하고 있지만 최근 자본비율 개선세가 둔화되고 있다. 나신평은 최근 은행권 자본관리 부담 확대 요인 중 하나로 '금융지주사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확대 정책'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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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은행권이 자본적정성을 제고하고 있지만, 주주환원 확대 및 위험가중자산(RWA) 증가 등에 따라 자본적정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시중은행은 기업대출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에 따른 자본부담 확대로, 지방은행권은 수익성 둔화 및 자산건전성 저하로 자본적정성 관리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최근 금융권의 자본관리 정책은 이익 유보 중심에서 자사주 매입·소각 등으로 전환하고 있는데, 금융권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상법 개정은 자본관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중장기 총주주환원율 목표 50% 상향 및 비은행 강화를 위한 투자 재원 확보 등이 맞물리면서, 은행권의 배당 의존도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은행권은 순이익 확대에도 불구 자본 축적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
이와 함께 나신평은 은행권별 자본관리 부담요인을 분석했다.
우선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경우 기업대출 중심의 성장 전략과 RWA 증가가 자본적정성 관리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생산적금융 확대 요구에 따라 최근 시중은행은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21년 3월 말을 기준점(100)으로 지수화할 경우, 올해 6월 말 총대출과 RWA는 각각 134.4 133.4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방은행(총대출 135.4, RWA 119.0)과 대비된다. 자산규모가 일제히 확대된 가운데 자본부담을 홀로 더 짊어지게 된 셈이다.
문제는 대출 확대에도 불구 이자수익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은행이 기업대출을 내어주더라도 정책성 우대금리 적용 등으로 가산금리가 낮게 형성되면 기대 이자수익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거시경제 환경이 부정적인 만큼, 자산건전성 하방 위험도 확대될 수 있다. 이에 시중은행의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이 점차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나신평의 분석이다.
지방은행권(BNK부산·BNK경남·광주·JB전북, iM 포함)의 경우 수익성 부진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지난해 5개사의 실적은 2024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당기순이익과 총자산수익률(ROA)이 모두 하락하는 등 수익성 악화를 보였다. 나신평은 지방은행의 수익성 하박 압력 요인으로 △은행권 수신경쟁 심화와 조달비용 확대 △중소기업 등 경기·금리 민감 업종 중심의 대출구조 △미진한 인력·점포 구조조정에 따른 경직적인 비용 구조 등을 꼽았다.
자산건전성 악화도 자본관리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꼽혔다. 실제 5개사의 평균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2021년 말 0.4%대에 불과했는데, 올해 6월 말 1.1%로 약 0.7%포인트(p) 급등했다. 이는 수도권 대비 부진한 지역경제와 장기화된 지방 부동산시장 침체로 지역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된 까닭이다. 이에 대손비용 부담이 확대되고 충당금 커버리지비율이 하락하는 등 손실흡수여력도 약화되고 있다.
나신평 관계자는 "단기간 내 지역경제 및 부동산시장의 유의미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잠재 부실의 현실화와 추가 충당금 적립에 따른 자본관리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나신평은 최근의 가중된 자본관리 부담이 은행권의 신용등급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나신평 전망에 따르면 2026~2028년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의 평균 ROA는 0.60% 내외를 유지해 2025년(시중은행 0.65%, 지방은행 0.62%) 대비 소폭 하락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평균 보통주자본비율의 경우 시중은행이 지난해 말 수준인 15.0%를 유지하고, 지방은행이 지난해 말 14.6% 대비 약 0.60%p 이내에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신평 관계자는 "자본 축적을 제약하는 대내외 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개별 은행의 전략적 대응 역량에 따라 중장기적인 자본완충력의 차별화가 진행될 수 있다"며 "나신평은 금융지주사의 자본 정책 전개 방향과 개별 은행의 자본 축적 수준, 자본적정성 유지 여부를 주요 모니터링 요인으로 삼고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