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클라우드·AI 에이전트까지…IT업계, 헬스케어 시장 보폭 넓힌다
입력 2026-09-10 15:32:39 | 수정 2026-09-10 15:34:41
배소현 기자 | kei_05219@mediapen.com
네이버, 헬스케어 전담 조직 신설… 플랫폼·AI 역량 결집
카카오·LG CNS 등 서비스·기업 AX 앞세워 건강 영역 확장
카카오·LG CNS 등 서비스·기업 AX 앞세워 건강 영역 확장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국내 IT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웰니스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범용 AI 모델과 업무용 솔루션 개발에 집중했던 기업들이 기존 플랫폼과 클라우드, 데이터,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건강관리와 의료 현장의 디지털 전환까지 사업 접점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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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AI 이미지 | ||
1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10월 테크비즈니스 부문 산하에 디지털 헬스케어 전담 조직을 신설한다. 지난해 인수한 클라우드 전자의무기록(EMR) 기업 세나클소프트의 위의석·박찬희 공동대표가 조직을 이끌 예정이다.
네이버가 헬스케어 전담 조직을 별도로 꾸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쌓아온 헬스케어 역량을 전담 조직으로 모아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임상시험 데이터 플랫폼 기업 제이앤피메디와 체성분 분석기업 인바디 등에 투자하고 세나클소프트를 인수하며 관련 사업 기반을 넓혀왔다.
기술 조직도 재편했다. 지난 3월 의료 특화 AI 모델 'KMed.ai' 등을 개발해온 네이버클라우드의 어플라이드 AI 그룹을 테크비즈니스 부문으로 옮겼다. 세나클의 클라우드 EMR '오름차트'와 개인 건강관리 앱 '클레'에 네이버의 AI 기술과 검색·예약·플레이스 등 기존 서비스를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셈이다.
네이버는 헬스케어 사업에서도 기존 플랫폼과 AI 기술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검색·플레이스·예약 등 이용자 접점에 세나클의 EMR과 개인 건강관리 서비스, 의료 특화 AI 기술을 더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만큼 향후 이들 서비스를 어떻게 연결할지가 관건이다. 단순히 의료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보다 네이버가 이미 확보한 이용자 접점과 플랫폼을 활용하는 데 차별점을 두고 있다.
◆ 플랫폼부터 기업 AX까지… IT 기술, 건강 영역으로
카카오 역시 이용자와 의료 현장을 잇는 서비스를 구축해왔다. 카카오헬스케어의 AI 기반 건강관리 플랫폼 '파스타'는 혈당 관리에서 출발해 비만과 고혈압 등 대사질환 전반으로 영역을 넓혔다. 현재 가입자는 약 140만 명, 월간 이용자는 35만~40만 명 수준이다.
서비스 범위도 일상적인 건강관리에서 병원 이용까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톡 기반 '케어챗'을 통해 병원 예약과 대기, 결제, 실손보험 청구 등을 지원하며 최근에는 카카오톡 '예약하기'에도 병원 예약 기능을 넣었다. 대학병원과 2차 병원 등 70여 곳이 참여하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의료 데이터 활용에도 AI를 적용하고 있다. 병원마다 다른 형태로 저장된 수술기록과 병리·영상판독 등 비정형 데이터를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정형화하고 의료용어 표준화 작업도 자동화하고 있다. 현재 27개 상급종합병원과 협력해 약 5000만 명의 20년치 임상 데이터를 통합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통신업계에서도 의료 현장으로 AX 사업의 접점을 넓히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KT는 이날 서울아산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AI 병원' 구축과 임상 현장에 적용할 AI 의료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AI·클라우드·데이터를 비롯해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쌓아온 AX 역량을 병원으로 가져가는 방식이다.
양측은 서울아산병원을 의료 AI 기술을 실제로 적용하고 검증하는 거점으로 삼아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 등 의료 현장에 필요한 AX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AI가 영상 판독을 지원하고 여러 시스템에 흩어진 건강기록을 수집·분석하는 등 임상 의사결정을 돕는 서비스도 개발한다. 이달 말부터 실무 협의체를 꾸려 구체적인 과제를 정하고 검증을 거친 AI 서비스를 의료 현장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IT서비스 기업은 기존 기업용 AI 에이전트를 건강관리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LG CNS는 차움·차헬스케어와 손잡고 차움 건강검진센터에 검진 업무 특화 AI 에이전트를 적용하는 개념검증(PoC)에 착수했다. 금융과 제조 등에서 쌓아온 기업용 AI 구축 경험을 건강검진 업무로 가져온 사례다.
LG CNS가 개발하는 AI 에이전트는 고객관계관리(CRM)와 전자의무기록(EMR)에 흩어진 검진 이력과 상담 내역, 사후관리 일정 등을 분석해 필요한 검사 항목과 이유를 제시하고 결과지 초안 작성도 지원할 예정이다. 검진 이후에는 3·6·9개월 단위 재검과 추적 관찰 일정 관리에도 활용한다. LG CNS는 차움에서 업무 효율성과 활용 가능성을 검증한 뒤 차병원 주요 검진센터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기업마다 출발점은 다르지만 기존 IT 자산을 건강·의료 분야에 접목한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플랫폼과 이용자 접점, KT는 통신·클라우드와 AX 플랫폼, LG CNS는 기업용 AI 에이전트 구축 역량 등을 각각 활용하고 있다. 의료 AI 전문기업처럼 진단·판독 기술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기존에 확보한 기술과 서비스를 의료기관의 시스템과 업무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 IT기업들의 AI 경쟁이 범용 기술 확보에서 산업별 활용처를 찾는 단계로 옮겨가는 흐름과 맞물린다. 금융과 제조, 공공 등에서 확산된 AX가 건강·의료 영역으로 이어지면서 각 산업의 데이터와 업무 체계를 이해하고 AI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역량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건강·의료 분야는 개인 건강관리부터 예약과 상담, 병원 업무, 데이터 분석까지 IT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가 넓다. 반면 민감정보를 다루는 만큼 높은 수준의 보안과 신뢰성이 요구되고 의료기관마다 다른 시스템과 데이터 구조를 연결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이에 AI 모델의 성능뿐 아니라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과 실제 현장에서의 활용성까지 검증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IT기업의 헬스케어 사업도 각사가 이미 확보한 기술과 고객 기반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세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플랫폼과 클라우드, 데이터, AI 에이전트 등 서로 다른 강점을 실제 건강관리와 의료 현장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하느냐가 사업 확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헬스케어는 데이터가 많지만 병원과 서비스마다 시스템이 분절돼 있어 AI가 실제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여지가 큰 분야"라며 "최근에는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개별 의료 AI를 넘어 데이터를 연결하고 업무 흐름 자체를 바꾸는 쪽으로 수요가 넓어지면서 플랫폼과 클라우드, 기업용 AI 기술을 가진 IT기업들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