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매출 29.6%↑…지난해 이어 외형 확대 지속
운전자금 확보 위해 올해 신규 단기차입 총 180억원
원료육 매입·미착품 증가…매출채권에도 자금 묶여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대상 축육사업이 빠르게 몸집을 키우면서 운전자금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핵심 자회사 혜성프로비젼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30% 가까이 뛰고 이익도 개선됐지만, 원료육 매입과 판매대금 회수 등에 필요한 자금 수요가 늘면서 올해 들어 세 차례 단기차입에 나섰다.

   
▲ 대상 혜성프로비젼 양주공장 전경./사진=혜성프로비젼 제공


대상홀딩스는 수입 육류 가공·판매 자회사 혜성프로비젼이 80억 원 규모 신규 단기차입을 결정했다고 지난 9일 공시했다. 차입 목적은 매출 증가에 따른 운전자본 확충으로, 차입 후 단기차입금 총액은 901억7100만 원으로 늘어난다. 혜성프로비젼은 앞서 5월 18일과 7월 1일에도 운전자본 확충을 목적으로 각각 50억 원의 단기차입을 결정한 바 있다.

대상홀딩스는 2021년 혜성프로비젼 지분 70%를 인수한 이후 축육사업을 확대해왔다. 크리스탈팜스 합병과 한우 가공·유통업체 홍우 인수로 사업 기반을 넓혔으며, 소비자 대상 브랜드 ‘미트프로젝트’를 통해 판매채널도 확장했다.

반복적인 단기차입 결정은 최근 가파른 외형 성장과 맞물려 있다. 혜성프로비젼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902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9.6% 증가했다. 반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2억7400만 원에서 20억1400만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연간 매출 5000억 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증가와 함께 이익 개선이 이어졌다.

성장세는 도매와 외식 채널에서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도매 외’ 채널 매출은 902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9.6%, 외식업체 매출은 838억 원으로 41.4% 증가했다. 리테일·온라인 매출 증가율은 4.2%였다. 전체 매출 증가액의 약 93%가 도매 외·외식업체 채널에서 발생했다.

외형 확대에 따라 원료육 매입액도 함께 늘었다. 올해 상반기 원료육 매입액은 2619억 원으로 전년 동기 1953억 원보다 34.1% 증가하며 매출 증가율(29.6%)을 웃돌았다. 이 가운데 수입우육 매입액이 2200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수입돈육 304억 원, 기타 원료육 115억 원 등이었다.

수입육 유통업은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중요한 사업이다. 혜성프로비젼은 미국·호주 등 해외 육류 생산업체로부터 냉장·냉동 우육과 돈육을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해외에서 원료육을 확보한 뒤 국내 판매와 대금 회수까지 시차가 발생하는 만큼, 매입 규모 확대는 운전자금 수요를 키우는 요인이다.

이 같은 운전자금 부담은 지난해 현금흐름에서도 나타났다. 혜성프로비젼은 지난해 순이익 흑자전환에도 영업활동에서는 현금이 순유출됐다. 당기순손익은 2024년 8억9000만 원 적자에서 지난해 10억9000만 원 흑자로 전환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같은 기간 47억5000만 원 순유입에서 97억7000만 원 순유출로 돌아섰다.

영업현금 유출에는 매출채권과 선급금 증가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매출채권 증가로 약 89억 원, 선급금 증가로 약 53억 원의 현금이 유출됐고 재고자산 증가에도 약 26억 원이 소요됐다. 원료육 확보뿐 아니라 판매 이후 대금을 회수하기 전까지 필요한 자금도 늘어난 것이다.

재고자산 증가는 판매 부진에 따른 상품·제품 적체보다는 원료육 매입 확대 과정에서 늘어난 미착품에서 주로 발생했다. 지난해 말 재고자산은 406억 원에서 431억 원으로 늘었지만 상품과 제품 재고는 감소했다. 반면 아직 국내에 도착하지 않은 미착품은 203억 원에서 262억 원으로 증가했다. 매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원료육 매입을 확대하면서 국내 도착 전 단계의 재고에 묶이는 자금도 함께 늘어난 셈이다.

단기차입금 잔액은 2024년 말 539억 원에서 지난해 말 666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억7000만 원에서 46억2000만 원으로 늘어난 반면 이자비용은 30억5000만 원에서 31억4000만 원으로 소폭 증가해 영업이익 대비 이자비용 부담은 완화됐다. 다만 지난해에도 이자비용이 영업이익의 약 68%에 달한 만큼 차입 확대에 따른 금융비용 관리 필요성은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수입육 유통업 특성상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원료육 확보와 판매대금 회수에 필요한 운전자금이 함께 늘어나는 것은 통상적인 흐름이라 보고 있다. 다만 외형 성장과 함께 단기차입 규모도 커지고 있는 만큼, 재고 운용과 매출채권 회수 효율을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해 금융비용 부담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상 측은 최근의 단기차입 확대가 경영상 어려움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상 관계자는 “이번 차입도 기존과 마찬가지로 사업 확대에 필요한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운전자금 조달 성격”이라며 “회사가 어려워 자금을 조달하는 상황은 아니고, 성장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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