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g 무거운 첫발 뗀 애플… 201g까지 깎아낸 삼성이 증명한 ‘7년의 격차’
‘두께 올인’ 중국 제품과 달리 방수·S펜 챙긴 내구성에 패널 공급망까지 우위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애플이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공개했다. 성장 한계에 부딪힌 기존 바(Bar)형 스마트폰 시장의 대안으로 애플마저 폴더블 진영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대중화가 시작됐다는 평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의 시선은 7년간 이 시장을 개척해 온 삼성전자의 기술력으로 향하고 있다. 중국의 두께 경쟁과 애플의 1세대 출시 속에서 드러난 각 사의 물리적 수치가, 역설적으로 삼성이 거쳐온 시행착오와 축적된 내공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 애플 첫 폴더블 '아이폰 듀오' /사진=애플 제공.


◆ 애플도 못 넘은 ‘250g 벽’… 7년 깎아 201g 도달한 삼성

스마트폰에서 무게와 두께는 단순한 외형 치수가 아니다. 힌지 기구 설계, 부품 집적도, 방열, 내구성이 맞물린 고난도 종합 공학의 결과물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는 접었을 때 두께 11.3mm, 무게 254g이다. 대화면을 구현하면서 기구적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해 애플이 선택한 현실적 타협점이다. 초정밀 가공과 독보적 칩셋 설계 능력을 갖춘 애플조차 1세대에서는 250g대라는 한계를 피하지 못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최신 ‘갤럭시 Z 폴드8’은 접었을 때 9.7mm, 무게는 201g에 불과하다. 6.7인치급 일반 바형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2019년 1세대 갤럭시 폴드는 263g에 17.1mm였다. 삼성은 7세대를 거치며 물방울 힌지 도입, 신소재 적용, 패널 적층 구조 박형화를 밀어붙여 화면 크기를 유지한 채 60g 이상을 덜어냈다. 

일상 충격을 견디는 내구성을 유지하면서 무게를 200g 안팎으로 통제하는 일은 단기간의 설계만으로 단숨에 도달하기 어려운 영역임을 애플의 1세대 수치가 고스란히 보여준다.

◆ ‘수치 올인’ 중국 맹추격… 실사용 완성도 가른 ‘신뢰의 기술’

중국 제조사들은 극단적인 하드웨어 수치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화웨이와 아너 등은 9mm 초반대 두께를 내세운 북 타입 폴더블폰과 화면을 두 번 접는 ‘트리플 폴드’를 연이어 선보이며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상용 제품의 ‘신뢰성’으로 들어가면 양상은 달라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3세대 모델부터 폴더블 최초로 방수(IPX8)를 적용했고, 이어 방진(IP48)까지 구현했다. 힌지 틈새 이물질을 막아내는 스위퍼 기술과 부식 방지 코팅은 얇은 두께에 집중하느라 방수·방진을 희생한 상당수 중국 제품과 결정적으로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여기에 힌지 자기장 간섭을 억제하며 초박형 디지타이저를 내장해 S펜 인식을 구현한 점, 초박형 강화유리(UTG)의 수십만 번 접힘 스트레스를 제어하는 양산 공정 역시 수년간 누적된 필드 데이터 없이는 불가능한 영역이다.

◆ 완제품은 맞붙고 부품은 독점… ‘적대적 공생’의 최대 수혜

애플의 참전은 삼성의 부품 사업에도 호재를 가져다주고 있다. 완제품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정면으로 충돌하지만, 핵심 부품 공급망에서는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십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아이폰 듀오의 폴더블 OLED 패널 전량을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한다. 애플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광학 균일도, 접힘 부위 주름 제어, 글로벌 출시 물량을 감당할 수율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공급처는 사실상 삼성디스플레이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체 완제품을 양산하며 패널 수율을 조기에 끌어올린 삼성이 부품 생태계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애플이 프리미엄 시장을 넓힐수록 삼성은 완제품 방어선 구축과 부품 매출까지 올리는 주도권을 행사하게 된다.

◆ 3각 구도 열린 폴더블 2막… ‘원조’가 세운 견고한 방어벽

애플의 합류로 폴더블 시장은 세 축의 진검승부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300만 원대의 초고가 포지션에서 강력한 iOS 생태계와 칩셋 성능으로 충성 고객을 겨냥한다. 중국 연합은 빠른 폼팩터 시도와 가성비, 내수 물량을 바탕으로 삼성을 추격한다.

이 구도의 중심에서 삼성전자는 200g대 초반의 물리적 경량화, 검증된 내구성, 대화면 인터페이스 최적화, 그리고 양산 수율에 기반한 현실적 가격 접근성으로 중심축을 방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참전은 ‘스마트폰의 미래는 폴더블’이라는 방향성을 공인해 준 셈”이이라며 “앞서 겪었던 숱한 시행착오를 데이터로 치환해 낸 삼성전자에 라이벌들의 등장은 7년간 쌓아 올린 기술적 방어벽의 높이를 시장에 증명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