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고정형 주담대 유도하겠다는 당국, 변동형만 바라보는 소비자
입력 2026-09-11 14:15:53 | 수정 2026-09-11 14:28:15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당국 "장기 고정형 주담대 출시 유도"…은행권, 혼합형 금리인하 관건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위원회가 지난 9일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은행권에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변동금리형 대출자들의 이자부담 증가를 막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최근 은행을 찾는 소비자들은 혼합형 주담대보다 금리가 훨씬 낮은 6개월 변동형에 대거 몰리고 있는데, 혼합형·변동형 간 금리차가 좁혀지지 않는 한 변동형 선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9일 열린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은행권의 장기 고정형 주담대 출시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시중금리 상승 등으로 차주의 상환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서민·취약계층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회사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며 "향후 금융권의 고정금리 주담대 취급현황 점검, 은행권의 장기고정금리 주담대 출시 유도 등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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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원회가 지난 9일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은행권에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변동금리형 대출자들의 이자부담 증가를 막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최근 은행을 찾는 소비자들은 혼합형 주담대보다 금리가 훨씬 낮은 6개월 변동형에 대거 몰리고 있는데, 혼합형·변동형 간 금리차가 좁혀지지 않는 한 변동형 선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금융위가 발표한 8월 중 은행권 가계대출은 3조 4000억원 증가해 전달 5조 5000억원 증가 대비 증가폭이 축소됐다. 다만 은행 자체 주담대는 2조 5000억원 증가에서 2조 9000억원 증가로 증가폭이 확대됐고, 정책성대출도 1조원 증가에서 1조 1000억원 증가로 증가폭이 소폭 확대됐다. 반면 기타대출은 2조원 증가에서 6000억원 감소로 전환헀다.
금리상승과 자산시장 부진에 따라 신용대출 수요가 줄어든 반면, 주담대 수요는 여전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당국이 금리상승에 따른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은행권에 장기 고정형 주담대 판매를 장려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가 전반적으로 크게 뛰었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까닭이다.
하지만 당국의 주문에도 불구 소비자들의 관심은 금리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6개월 변동형 주담대에 쏠리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7월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형 주담대 비중은 68.1%로 전달 62.3% 대비 약 5.8%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2014년 2월 68.2% 이후 최고치다. 변동형 주담대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7월 고정형 주담대 비중은 2014년 2월 31.8% 이후 최저치인 31.9%에 그쳤다. 이는 변동형과 고정형 간 금리차가 예상보다 큰 까닭인데, 실제 정책모기지 상품인 보금자리론의 7월 판매실적도 13개월래 최저치인 1조 6000억원대에 그쳤다.
결국 장기 고정형 주담대가 흥행하려면 가격(금리)을 낮춰야 하는 셈이다. 변동형과의 금리차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좁혀져야 고정형 주담대를 선택할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실제 고정형 주담대가 흥행했던 지난해 10월의 경우 고정형·변동형 간 금리차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5년 간 고정금리라는 점이 크게 작용하면서 고정형 비중이 94%에 육박했다. 하지만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와 금융채 금리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치솟았고, 지난해 11월부터 확대되던 변동형 주담대는 올해 4월 52.2%를 기록하며 고정형을 본격 앞질렀다.
은행권 주담대 금리를 살펴보면 혼합형·주기형 등 장기 고정형 상품과 변동형 간 금리차는 상당하다. 이날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판매하는 금융채 5년물 기반 대표 혼합형 주담대 상품의 금리는 연 4.82~7.09%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의 '신한주택대출(아파트)'가 연 4.82~6.22%, 하나은행의 '하나원큐아파트론2(혼합)'이 연 5.139~6.339%, KB국민은행의 'KB 주택담보대출'이 연 5.20~6.60%, NH농협은행의 'NH모바일주택담보대출'이 연 5.69~7.09%, 우리은행의 '우리WON주택대출'이 최저 연 6.09%부터 등으로 나타났다.
동일 상품을 기준으로 6개월마다 변동(신규코픽스·금융채 6개월물 기준)되는 주담대 금리는 연 4.22~6.06%에 불과하다. 신한은행이 연 4.22~5.62%(금융채), 하나은행이 연 4.431~5.631%(금융채), 국민은행이 연 4.35~5.75%(신규코픽스), 농협은행이 연 4.86~6.06%(신규코픽스), 우리은행이 최저 연 5.36%부터(신규코픽스) 등으로 나타났다.
금리하단을 기준으로 보면 변동형이 고정형보다 약 0.60%p 낮고, 금리상단을 기준으로 보면 변동형이 약 1.03%p 낮은 셈이다. 이 외에도 신한은행의 금융채 10년물 기반 혼합형 주담대 상품 금리는 연 5.24~6.65%에 달해 변동형과의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중동리스크 장기화로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가 줄인상하고 있고 한국은행도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한 상황"이라면서도 "대외 환경이 언제 급변할 지 모르는 만큼, 실수요자들이 현재의 금리수준을 5년 이상 지불하기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혼합형·주기형이 자금관리 측면에서 유리한 건 맞지만 대출금이 클수록 변동형 대비 이자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며 "혼합형·변동형 간 금리차가 크게 줄어들지 않는 이상 변동형 주담대 선호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