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한진 등 물류현장 내 AI 기술 도입 한창
택배 서비스 강화 움직임 속 인력 확보는 난항 지속
AI 활용 역량이 승패 좌우…‘피지컬 AI’ 시대 열린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택배업체들이 물류 현장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식하며 효율성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단순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는 수준을 넘어 작업자의 동선을 최적화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현장에 투입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AI 기반의 물류 자동화 수준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국내 택배업체들이 물류 현장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식하며 효율성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은 CJ대한통운 휴머노이드 로봇이 양지 올리브영 물류센터에서 상품 포장 공정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사진=CJ대한통운 제공


12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최근 경기도 안성에 ‘안성 B2C 저온센터’를 오픈했는데, AI 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AI를 활용해 피킹 작업자의 이동 동선을 최적화하고 상품 특성에 맞는 물류 작업을 지원한다. 주문을 분석해 이동거리가 짧아지도록 주문을 묶고 작업 순서를 안내하는 방식이다. 

온도 관리에도 AI 관련 기술이 들어갔다. TES물류기술연구소에서 자체 개발한 온·습도 관제 시스템인 ‘로이스 온도’를 적용해 각 구역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이상징후가 발생할 경우 운영자에게 알려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최근에는 용인 양지 올리브영 물류센터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하기도 했다. 상품 포장 과정에서 박스 내부에 완충재를 넣는 작업을 수행하며 반복 업무를 자동화해 작업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의 역할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완충재 투입 업무에서 상품 피킹과 분류, 검수, 포장 등 보다 복잡한 작업까지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특히 실제 물류센터에서 축적되는 작업 데이터를 다시 AI 학습에 활용해 로봇의 정확도와 대응 능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한진은 AI를 활용해 물류 현장의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7월 말부터 전국 외곽지역 택배 터미널 20여 곳에 ‘AI 세이프티 가디언’을 구축했다. 

해당 시스템은 CCTV 영상을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컨베이어 무단 횡단, 안전수칙 미준수 차량 이동, 보행자 통로 내 불법 주차, 안전모 미착용 등 각종 위험 상황을 감지한다. 위험 상황 발생 시에는 작업자에게 경고하고, 안전 관리 담당자에게 조치할 수 있도록 해 사고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낮춘다. 

한진은 AI를 터미널 운영과 고객 대응 등 물류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 차량 대기시간과 택배 상·하차 작업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AI 기반 적재량 예측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와 함께 AI 기술로 화물의 이미지를 분석해 고객사의 문의에 효율적으로 응대하는 ‘체적 이미지 판독 AI 모델’도 활용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AI와 로봇을 결합한 물류 자동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증을 진행했으며, 앞으로 진천풀필먼트센터에 상품의 출고와 포장 작업에 로봇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물류 패러다임 전환…“AI가 핵심 경쟁력”

택배업계 내에서 AI 도입 움직임이 확대되는 것은 주7일 배송 등 서비스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인력 확보 부담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택배 시장 확대로 인해 물량은 늘어나고, 작업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는 반면 인력 확보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AI를 활용해 제한된 인력으로 더 많은 물량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게 업계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물류 현장의 AI 도입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피지컬 AI의 발전에 따라 휴머노이드 로봇이 정교한 작업까지 수행하게 되면 현장에서의 활용 범위도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단순 반복 업무를 넘어 다양한 공정에 AI와 로봇이 투입되며 물류 운영 방식 자체가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AI 활용 역량이 택배 서비스의 속도와 정확도뿐 아니라 인력 운영과 안전, 비용 경쟁력까지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동량 증가와 인력난이라는 구조적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AI를 현장에 얼마나 빠르게 안착시키고 운영 효율로 연결하느냐가 업체별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물류 경쟁력이 터미널 규모 등 물리적인 인프라에 의해 좌우됐다면 앞으로는 AI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AI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향후 물류 자동화와 운영 효율을 높이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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