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이동 니즈 나타나…시장금리 상승에 상품 매력 부각도
[미디어펜=박소윤 기자]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좀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에 나서기보다 현금을 잠시 묶어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장의 상승 탄력이 둔화한 가운데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이른바 '파킹형 ETF'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다.

   
▲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24.01포인트(1.76%) 내린 6,909.91로, 코스닥 지수는 16.28포인트(1.95%) 내린 820.64로 장을 마쳤다./사진=연합뉴스

12일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ETF 시장에서 자금이 가장 많이 들어온 상품은 'TIGER 머니마켓액티브'로, 순유입 규모가 5523억 원에 달했다. 단기 채권과 금융상품 등에 투자해 현금성 자산처럼 운용하면서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두 번째로 자금이 많이 유입된 상품도 같은 성격의 'RISE 머니마켓액티브'였다. 이 ETF에는 3633억 원이 들어왔다. 이어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에도 3125억 원이 유입됐다. CD 91일물 금리를 기초로 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이들 세 ETF가 최근 일주일간 전체 자금 유입 상위권을 나란히 차지했다.

단기 자금 운용처로 활용되는 KOFR 관련 상품에도 돈이 몰렸다.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에는 1696억 원이 유입됐으며, 'KODEX 머니마켓액티브'에도 922억 원이 들어왔다.

이에 따라 주요 파킹형 ETF 5개에 일주일 동안 유입된 자금만 1조4899억 원으로 집계됐다. 주식시장에 바로 투자하기보다 현금성 자산에 가까운 상품에 자금을 대기시키는 수요가 뚜렷해진 셈이다.

반도체주 상승 이후 변동성을 경계하는 투자자들의 심리도 이런 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단기 금융상품의 수익률 매력이 높아진 점도 자금 유입을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에도 자금이 유입됐지만 파킹형 상품과는 규모에서 차이가 났다. 'TIGER 미국S&P500'에 1803억 원, 'KODEX S&P500'에 1179억 원, 'TIGER 미국나스닥100'에 1095억 원이 들어오며 세 상품에 총 4077억 원이 유입됐다.

개인투자자들의 매매에서도 시장 방향성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나타났다. 개인들은 같은 기간 'TIGER 미국S&P500'을 1082억 원어치 가장 많이 순매수한 반면 'KODEX 200'은 2367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KODEX 200선물인버스'와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은 각각 1059억 원, 993억 원 순매수했다.

반대로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매도세가 강했다. 개인들은 'KODEX 레버리지'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를 각각 1729억 원, 1588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증시 주변의 현금도 다시 늘어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07조6572억 원으로, 하루 전보다 4조8111억 원 증가했다. 이틀 동안 늘어난 규모만 10조670억 원이다.

앞서 코스피가 33거래일 만에 7000선을 회복한 뒤 7000선을 유지하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자금 집행은 신중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주식에 베팅하기보다 시장 흐름을 지켜보면서 금리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곳에 자금을 두는 전략이다.

한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 10일 기준 잔고는 32조3598억 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493억 원 줄었다. 4거래일 연속 감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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