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운임 폭등락 속 홀로 웃은 한일항로…"부산항 환적 효과"
입력 2026-09-14 12:10:25 | 수정 2026-09-14 12:10:25
유태경 기자 | jadeu0818@naver.com
해진공, 2024년 이후 KCCI 분석…한일 운임 격차 1.42배 '글로벌 최상위 안정성'
선박 노후화·글로벌 규제 강화 등 과제…"구조적 안정 안주 말고 체질 개선해야"
선박 노후화·글로벌 규제 강화 등 과제…"구조적 안정 안주 말고 체질 개선해야"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글로벌 컨테이너 해운 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운임 폭등락으로 크게 요동치는 가운데, 한일항로는 독보적인 운임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구조적 특성에 기반한 것일 뿐, 향후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와 선사 간 경쟁 구도에 따라 언제든 흔들릴 수 있어 잠재 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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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해양진흥공사(KOBC)의 컨테이너운임종합지수(KCCI) 분석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2026년 8월까지 미서안항로(KUWI)의 최고·최저 운임 격차가 4.34배에 달했던 반면, 한일항로(KJI)는 1.42배에 그쳤다./사진=해진공 | ||
14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의 컨테이너운임종합지수(KCCI) 분석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2026년 8월까지 미서안항로(KUWI)의 최고·최저 운임 격차가 4.34배에 달했던 반면, 한일항로(KJI)는 1.42배에 그쳤다. 주간 평균 변동률도 미서안이 7.59%일 때 한일항로는 1.39%로 매우 완만했다.
이 같은 안정성의 배경에는 부산항을 매개로 한 한일항로 특유의 환적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한일 양방향 물동량(112만 TEU) 중 환적 화물 비중은 68%에 달한다.
일본의 경우 5대 메이저 항만 외에도 지방 항만이 발달해 있는데, 지방 화주들은 높은 내륙 수송비와 톨비 부담으로 인해 부산항을 통한 환적을 선호한다. 부산항을 거치면 일본 자국 내 수송 대비 물류비를 최대 30% 절감할 수 있는 데다, 압도적인 운항 스케줄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경남 해진공 기획조정실 차장은 "환적 화율은 일반 화주가 아닌 글로벌 대형 선사(HMM, ONE, CMA CGM 등)를 대상으로 영업이 이뤄진다"며 "베이스 화물(기본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선사들이 덤핑 경쟁을 벌일 이유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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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경남 ESG경영팀 차장이 한일항로의 구조적 안정성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사진=해진공 | ||
운항 주체가 '한국 국적선사' 중심으로 일치돼 있다는 점도 수급 관리에 용이했다. 과거 일본 3대 선사 컨테이너 부문이 'ONE'으로 통합된 후 일본계 선사는 원양항로에 집중해 왔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운임 수준이 낮은 한일항로가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 소속 11개 국적 연근해 선사가 전체 운항의 80% 이상을 주도하는 구조가 정착됐다.
이 과정에서 KNFC를 중심으로 한 선복량 조절과 공급 통제가 운임 방어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과거 글로벌 대형사들의 덤핑 경쟁 속에서도 국적 근해선사들이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체질 개선과 리스크 관리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공동행위에 대한 카르텔(담합)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인 데다, 일본 시장 자체의 물동량 감소와 소형 선박의 노후화 문제가 수면 위로 올랐기 때문이다.
이세훈 장금상선 오사카법인장은 "일본은 장기적으로 물동량이 감소하는 시장인 데다 운임 상승 폭이 제한돼 있어 선사 입장에서는 투자 여력이 마땅치 않은 환경"이라며 "특히 지방 항만에 들어가는 소형 선박들의 노후화가 심각하지만 신조 부담이 크기 때문에 향후 5년 내 선복 감소나 서비스 축소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경남 차장 또한 "유럽 FEFC나 미국 TSA 등 과거 수십 년간 용인되던 글로벌 해운 협의체들이 규제 당국의 견제로 모두 해체됐다"며 "현재의 안정적인 구조에 안주하기보다 대외 규제 강화와 시황 변화에 맞춘 다각적인 대응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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