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5일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세일즈포스 드림포스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AFP=연합뉴스)

[미디어펜=김종현 기자] 최근 글로벌 증시와 IT 업계를 뜨겁게 달군 인공지능(AI) 개발 감속론을 놓고 AI 산업의 주 거두인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가 충돌했다.

젠슨 황은 이미 시장 통제력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AI에 대한 대한 새로운 규제가 필요없다고 강조한 반면 아모데이는 안전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면서 '감속론'을 고수했다.

젠슨 황과 아모데이 CEO는 19일(현지시간) 소프트웨어 업체인 세일즈포스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주최한 연례 컨퍼런스인 '드림포스'에서 나란히 연단에 섰다.

이 자리에서 먼저 연사로 나선 아모데이 CEO는 AI의 성능 가속을 우려하면서 '의도적인 감속과 협력'을 제안했다.

그는 "만약 자동차 회사가 브레이크 결함이나 제조상의 문제로 안전 이슈를 겪는다면, 가장 책임감 있는 대응은 기술 개발 기록과 안전을 먼저 돌아보는 것"이라며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자체 감사, 업계 공동 표준 수립, 민주주의 국가 간의 국제적 거버넌스(공조) 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아모데이는 속도 조절이 기술의 전면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현재 개발된 AI 기술 수준만 동결하더라도, 사회와 기업이 그 잠재적 가치의 겨우 5~10%만 활용하고 있는 상태인만큼, 안전을 확보하면서 기술을 확산시켜도 늦지 않다"고 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젠슨 황 CEO는 "우리에게 새로운 법이나 규제는 필요 없다. 시장의 통제력은 이미 충분히 작동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혁신 속도를 늦추는 것과 안전한 제품을 만드는 것 사이에서 이분법적 선택을 강요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안전에 확신이 없다면 출시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상식"이라면서 "제품의 안전성이 통제 불가능하다고 느끼면 개별 기업이 자율적으로 멈추거나 속도를 조절하면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논쟁이 단순한 테크 기업 간의 주도권싸움을 넘어 정치권과 결탁한 거대한 정책 대립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올인 서밋(All-In Summit)' 무대에 서 있던 젠슨 황에게 전화를 걸어 'AI 감속론'을 맹렬히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가 인류를 지배할 것이라는 위험론을 "사기이자 허구"로 일축하며, 미국의 개발 속도를 늦추려는 움직임은 결국 국가 안보와 기술 경쟁에서 중국에게만 이득을 주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황 CEO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에 동조하며 미국의 AI 경쟁력 유지를 강조했다.

현재 미국 정치권은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이 주도하는 초강력 초지능 AI 규제 법안 세력과, 국가 안보 및 경제 성장을 위해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 및 테크 가속주의자들의 입장으로 완전히 갈라져 격돌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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