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권 NPL비율 1% 돌파…"대출 확대보다 건전성 관리 집중해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이 1600조원에 육박한 가운데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주요 자산건전성 지표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생산적금융 기조에 따라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확대하기에 앞서 손실흡수력 등 건전성 관리부터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권의 기업여신 잔액은 약 1573조 6350억원으로 전년 말 1504조 8968억원 대비 약 4.6%(68조 7382억원) 증가했다. 지난 2022년 기업여신 잔액 1281조 4016억원에 견주면 약 22.8%(292조 2334억원) 급증한 수치다. 

   
▲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이 1600조원에 육박한 가운데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주요 자산건전성 지표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생산적금융 기조에 따라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확대하기에 앞서 손실흡수력 등 건전성 관리부터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기업대출 잔액은 정부의 생산적금융 확대 요구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증가세를 보였는데, 부실도 덩달아 불어나고 있다. 특히 대표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비율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감지됐는데, 지방 기업을 주 타깃으로 하는 지방은행권에서 유독 악화한 모습을 보였다.

지방은행 6개사(BNK부산·BNK경남·광주·JB전북·제주, iM뱅크 포함)의 올해 상반기 평균 NPL비율은 1.39%로 전년 말 평균값인 1.23% 대비 약 0.16%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지난 2022년 0.45%에 견주면 약 0.94%p 급등했다. 이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NPL 평균값이 2022년 0.28%에서 올해 상반기 0.49%로 약 0.21%p 상승한 것에 견주면 건전성 지표가 매우 악화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은행별로 보면 BNK부산은행이 2022년 말 0.33%에서 올해 상반기 1.32%로 약 0.99%p 상승했고, BNK경남은행이 0.40%에서 1.35%로 약 0.95%p 상승했다. 또 광주은행과 JB전북은행이 0.24% 0.57%에서 각각 0.85%p 1.12%p 급등한 1.09% 1.69%를 기록했다. 제주은행은 0.37%에서 1.58%로 약 1.21%p 악화했고, 대구기반 시중은행 iM뱅크는 0.79%에서 1.29%로 약 0.50%p 상승했다.

반면 5대 은행의 경우 KB국민은행이 0.26%에서 0.34%로, 신한은행이 0.31%에서 0.39%로 각각 약 0.08%p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하나은행은 0.24%에서 0.61%로 약 0.37%p 급등했고, 우리은행도 0.23%에서 0.53%로 약 0.30%p 악화했다. NH농협은행은 0.36%에서 0.59%로 약 0.23%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은행의 NPL비율을 국민은행과 단순 비교하면 약 5배 높은 수준인 셈이다.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 수준에서도 차이가 있었는데, 지방은행권은 일제히 100%를 크게 밑돌았다. 부실대출에 대비해 은행의 충당금 적립 수준을 보여주는 NPL커비리지비율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부산은행 98.2% △경남은행 74.4% △광주은행 90.6% △전북은행 83.0% △iM뱅크 88.7% 등 5곳 모두 100%를 밑돌았다. 반면 시중은행을 보면 △국민은행 197.3% △신한은행 153.4% △우리은행 132.9% 등으로 손실흡수 측면에서도 뚜렷하게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정부가 가계대출 확대를 억제하는 대신 생산적금융 요구를 노골화하면서 은행권도 경쟁적으로 기업대출을 늘리고 있는데, 그에 상응하는 자산건전성 관리와 손실흡수력 확보를 병행해야 한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은행들이 생산적 금융을 앞세워 기업대출 규모를 늘리는 데만 치우져서는 안 된다"며 "금융당국은 지역과 은행별 특성을 반영해 건전성과 손실흡수력을 면밀히 점검하고, 기업금융 확대가 부실 위험 증가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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