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남북연락사무소 폭파한 북한, 우리 정부에 446억여원 배상해야"
입력 2026-09-16 14:56:15 | 수정 2026-09-16 17:22:25
이희연 기자 | leehy_0320@daum.net
한국 정부가 북한 상대로 제기한 첫 소송...소송 제기 약 3년3개월만에 1심 판결
권영세 통일부장관 시절 소송..."실제 집행 어렵더라도 채권 확보 자체에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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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이희연 기자]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한 북한이 대한민국 정부에 446억여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16일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부장판사 김형철)는 이날 대한민국 정부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청구한 북한이 우리 정부에 446억 2641만 722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정부가 산정한 국유재산 피해액은 연락사무소 청사 102억 5000만 원과 인접한 종합지원센터 344억 5000만 원 등 모두 447억 원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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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이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있다. 2020.6.17./사진=노동신문 | ||
이번 소송은 개인이 아닌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을 상대로 제기한 첫 손해배상 소송으로, 소송 제기 약 3년 3개월 만에 1심 판단이 나왔다.
재판부는 북한에 직접 소송 서류를 전달하기 어려운 만큼 소장 등을 공시송달하는 방식으로 재판을 진행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같은 해 9월 개성에 문을 열었다.
개소 이후 남북 교류의 거점 역할을 했지만 북한은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등을 문제 삼아 2020년 6월 16일 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했다.
이에 통일부는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2023년 6월 16일)를 2틀 앞둔 2023년 6월 14일 북한을 상대로 국가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통일부 장관이었던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판결 직후 "2023년 6월, 통일부장관으로 일하던 당시 우리는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며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끝나기 불과 이틀 전이었다.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 당국을 피고로 삼은 첫 소송이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당시에도 '받아낼 방법도 없는데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말이 있었다. 그러나 가만히 있었다면 북한의 불법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은 시효와 함께 사라졌을 것"이라며 "장 받아내지 못하더라도, 북한이 저지른 일은 반드시 기록되고 책임은 끝까지 따라가야 한다. 오늘 판결은 그 원칙을 대한민국 법원이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현 통일부가 선고를 앞두고 기일 연기를 요청했던 일은 아쉽다"며 "이 판결을 남북관계의 부담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판결의 취지를 존중해 채권 보전과 집행 방안을 성실히 강구하고, 앞으로 어떤 대화가 열리더라도 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북한의 사과와 책임 문제를 분명히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북정책은 이어달리기다. 정부가 바뀌어도 국가가 지켜야 할 원칙과 국민의 재산에 대한 권리는 다음 주자에게 온전히 넘겨져야 한다"며 "이 바통을 떨어뜨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판결에 따라 실제 배상금을 지급할 가능성은 낮다. 북한을 상대로 판결 이행을 강제할 현실적인 수단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통일부는 판결 직후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가겠다”며 “남북대화가 재개돼 모든 남북 간 문제가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