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한·IEA 공동 대응 본격화 추진…MOU 체결
아시아·태평양 지역 에너지 공급망 회복력 강화 구체화
위험정보 공유·전기화 협력·개방형 정책협의 플랫폼 운영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중동발 에너지 공급망 불안과 인공지능(AI)·첨단산업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아시아의 에너지 안보 개념이 전통적인 원유·LNG 수급 관리에서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청정전기화, 기후재난 대응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 정부가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손잡고 아시아 차원의 에너지 위기 대응체계를 구축하기로 한 배경이다.

   
▲ 기후부가 17일 IEA와 ‘아시아 에너지 안보 협력 한-IEA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자료=기후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7일 IEA와 ‘아시아 에너지 안보 협력 한-IEA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회복탄력적·통합적 아시아 에너지 안보 협력(RISE ASIA)’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제시된 ‘아시아·태평양 지역 에너지 공급망 회복력 강화’ 구상을 구체화하는 후속 조치다.

핵심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위기를 별개의 정책 영역으로 접근하지 않고 하나의 과제로 묶는 데 있다. 최근 중동 상황은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의 공급망 취약성을 다시 드러냈다. 여기에 AI와 데이터센터, 첨단산업 등의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안정적이고 유연한 전력시스템 확보가 산업경쟁력과 직결되는 상황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와 LNG 물량의 약 90%가 아시아로 향하는 것으로 정부는 분석하고 있다. 

아시아 내부에서도 에너지 비축 수준과 위기대응 역량에 차이가 있고 국가 간 정보공유 체계도 충분하지 않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에너지 안보의 범위를 단순한 연료 확보에서 청정에너지 공급망과 전력계통의 안정성까지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RISE ASIA, 에너지 위기 공동 대응체계 구축

RISE ASIA는 ‘Resilient & Integrated Strategy for Energy Security in ASIA’의 약자로, 전통적인 에너지·자원 수급과 전력시스템 안정성을 통합적으로 진단해 아시아의 위기대응 능력과 전력시스템 회복력을 높이는 협력 구상이다. 한국의 정책·산업화 실행 역량과 IEA의 데이터 분석 및 정책 자문 역량, 국제 네트워크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협력은 크게 세 축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에너지 위험정보 공유와 위기대응이다. 원유와 LNG 등 전통 에너지뿐 아니라 청정에너지 공급망과 전력공급 안정성까지 통합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정보공유와 조기경보, 공동비축 등을 연계한 아시아 공동 위기대응 체계를 구축한다.

두 번째는 미래성장을 위한 전기화 협력이다. 안정적인 청정전력 공급 인프라를 확보하는 동시에 증가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전력시장과 계통운영 제도 개선을 함께 추진한다.

세 번째는 개방적·포용적인 에너지 정책대화다. 협력 성과를 공유하고 에너지 접근성을 포함한 포용적 협력과제를 발굴하기 위한 개방형 정책협의 플랫폼을 운영한다.

‘선언’에서 ‘사업’으로…2028년 이후 투자 연계가 관건

정부는 RISE ASIA를 단순한 국제협력 선언에 그치지 않고 단계적으로 실제 사업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1단계는 2026~2027년으로, 한·IEA 간 추진체계를 정립하고 아시아 역내 회복력 공동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기반 조성과 공동진단에 집중한다. 전기화 동향 분석도 이 단계에서 진행된다.

2단계인 2027~2028년에는 위기대응 공동훈련을 실시하고 역내 우선순위 사업을 발굴한다. 이후 2028년부터는 후속 재원을 연계해 실증·인프라 사업을 추진하고 에너지 빈곤 및 접근성 개선 과제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한다.

정책의 성패는 결국 이 같은 협력체계를 실제 에너지 인프라와 투자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시아 국가마다 에너지 수입구조와 전력시장 제도, 재생에너지 보급 수준, 계통 여건이 크게 다른 만큼 공동 진단을 바탕으로 국가별 우선순위 사업을 구체화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AI와 첨단산업 중심으로 전력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하려면 안정적인 청정전력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전력망과 시장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도 주요 과제다. 

정부와 IEA가 추진하는 RISE ASIA가 기존의 에너지 공급망 협력을 넘어 전력시스템과 청정에너지 전환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아시아 에너지 협력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위기 대응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함께 달성해야 할 과제”라며 “RISE ASIA를 통해 아시아의 에너지 공급망 회복력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기화와 회복력 있는 전력시스템 구축을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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