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문서 기술에 AI 이식… 한컴, 글로벌 AX 플랫폼 도약
입력 2026-09-17 15:08:21 | 수정 2026-09-17 15:08:21
배소현 기자 | kei_05219@mediapen.com
36년 문서 기술·20만 고객 기반으로 AI 사업 성장세
공공·민간 AX에서 해외까지… 에이전틱 OS로 확장
공공·민간 AX에서 해외까지… 에이전틱 OS로 확장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36년간 문서를 분석하고 데이터를 처리하며 쌓아온 한컴의 기술력이 인공지능(AI) 시대 새로운 성장 자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과 기관에 쌓인 방대한 문서를 AI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바꾸는 데서 시작해 검색과 문서 작성, 실제 업무 실행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다. 기존 고객을 AI 고객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공공·민간에서 확보한 구축 경험을 토대로 미국과 유럽 시장까지 겨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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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컴 CI./사진=한컴 제공 | ||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컴은 기존 오피스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업 구조를 AI 전환(AX)으로 빠르게 넓히고 있다.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AI 제품 매출은 약 135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AI 매출 약 89억 원을 반년 만에 넘어섰다. 연결 기준 상반기 매출도 183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6%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컴의 AI 사업을 뒷받침하는 것은 지난 36년간 축적한 문서 기술이다. 기업이 보유한 보고서와 규정, 매뉴얼 등 비정형 문서를 AI가 읽고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바꾸려면 문서 구조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한컴은 오피스 사업에서 쌓은 문서 파싱과 데이터 처리 기술을 AI 사업으로 연결하고 있다.
이미 확보한 약 20만 기업·기관 고객도 AI 사업 확대의 기반이 되고 있다. 기존 오피스 고객의 AI 제품 도입이 늘면서 실제 전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B2B 고객의 AI 패키지 전환율은 올해 3월 말 4.2%에서 6월 말 6.2%로 상승했다.
◆ 문서 넘어 실제 업무로… 쌓이는 AX 레퍼런스
AI 적용 범위도 실제 기업 업무로 넓어지고 있다. 한컴은 국회와 BGF그룹, 한국서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공·민간 영역에서 AX 구축 경험을 쌓았다.
국회도서관에서는 180만 페이지가 넘는 문서를 AI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전환하고 한컴피디아 기반 검색 체계를 구축했다. BGF그룹에서는 게시판과 업무 문서, 첨부자료 등 그룹 내부 데이터를 AI가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국서부발전에는 AI 문서 작성 솔루션 '한컴어시스턴트'를 공급해 자체 생성형 AI 챗봇 '위피봇'과 연결했다. 서부발전이 보유한 사규와 법령, 업무 매뉴얼, 안전자료 등 약 72만 건의 내부 지식 데이터를 활용한다. 특히 약 1년 3개월의 기술검증(PoC)을 거쳐 실제 전사 문서 작성 환경에 적용되면서 기술 검증이 실제 도입으로 이어진 사례도 확보했다.
산업군도 넓어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특화 생성형 AI 플랫폼 '하이누리'에 한컴어시스턴트를 연계했으며, 남양유업과는 구매·생산·물류 등 주요 업무에 에이전틱 OS를 시범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과 보고서·업무 매뉴얼 등 비정형 데이터를 활용한 AI 행정 서비스 검증에도 착수했다.
서로 다른 산업에서 AX 경험이 쌓이면서 한컴의 사업 영역도 자연스럽게 커지는 모습이다. 문서 데이터를 AI가 활용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기술에 기업별 데이터 구조와 보안·권한 체계를 다룬 경험이 더해지면서 개별 솔루션 공급을 넘어 업무 전반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할 기반도 갖췄다는 분석이다.
◆ 에이전틱 OS로 묶고 해외로… AI 플랫폼 확장
다음 단계는 '에이전틱 OS'다. 기업 내부에 흩어진 AI 에이전트와 데이터, 업무 시스템을 하나의 환경에서 연결하고 실행·관리하는 플랫폼이다. 특정 거대언어모델(LLM)에 종속되지 않고 기업이 기존에 사용하던 AI 모델과 시스템을 연결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국내에서는 남양유업과 실제 업무 환경에서 에이전틱 OS를 검증하고 있다. 기업이 자체 인프라에서도 이를 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제품 형태도 넓힌다. 퓨리오사AI와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에 에이전틱 OS를 최적화한 AX 어플라이언스를 공동 개발하고 제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시장 특성에 따라 전략을 달리한다. 미국에서는 에이전틱 OS를 기반으로 한 AI 워크포스 플랫폼 '노마디안(Nomadian)'의 베타 버전을 오는 12월 공개한다. 데이터 분석가와 콘텐츠 마케터 등 필요한 직무의 AI 에이전트를 팀처럼 구성해 업무를 맡기는 서비스로, 직원 없이 사업체를 운영하는 3000만 곳 이상의 미국 사업자를 주요 고객으로 겨냥했다.
유럽에서는 데이터 주권과 보안을 앞세운 소버린 에이전틱 OS로 공공·금융 시장을 공략한다. 고객 데이터를 외부로 보내지 않고 기존 인프라 안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 국내 공공기관에서 축적한 폐쇄망·온프레미스 구축 경험을 해외 사업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서 축적한 기술과 구축 경험을 해외로 확장하면서 한컴도 사업의 무게중심을 문서 소프트웨어에서 AI로 빠르게 옮기고 있다.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해 한컴은 지난 7월 36년간 사용한 '한글과컴퓨터'에서 '한컴'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데이터와 AI, 글로벌 시장으로 넓어진 사업 방향을 새 이름에 담았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기업용 AI가 실제 업무 깊숙이 들어갈수록 그 안의 데이터를 정확하게 구조화하고 기업 시스템과 연결해 실행까지 이어가는 역량이 중요해진다"며 "이런 역량은 단기간에 기술 하나를 확보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서와 업무 환경을 다뤄본 경험이 함께 쌓여야 하는 만큼 오랜 기간 관련 기술과 레퍼런스를 축적해온 기업들의 경쟁력이 더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