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서의 AI가-중계] 고지용·허양임 분쟁, 子 얼굴까지 뉴스가 돼야 할까
입력 2026-09-18 07:05:00 | 수정 2026-09-18 07:05:00
김민서 기자 | kim8270@mediapen.com
가족 예능의 성장 기록에서 부모 분쟁의 이미지로…부모의 공개 결정·언론의 재사용 사이, 사진 속 아이의 선택권
[미디어펜=김민서 기자] 자녀의 사진을 올리지 못하게 해달라는 요구가 뉴스가 됐습니다. 그런데 그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는 다시 자녀의 사진이 실렸습니다. 고지용과 허양임의 법적 분쟁은 사진 공개를 둘러싼 다툼이 또 다른 공개로 이어지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그룹 젝스키스 출신 고지용의 소속사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는 지난 16일 허양임을 상대로 면접교섭 방해금지 및 아동 사진·영상 게시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고지용 측은 아들과의 만남이 제한됐으며, 자녀 사진이 병원 홍보에 사용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사안의 자녀는 과거 KBS2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졌습니다. 가족 예능에서 접했던 얼굴이 이제 부모의 양육비와 면접교섭 갈등을 설명하는 기사에 등장합니다. 아이의 성장에 대한 관심이 부모의 분쟁으로 옮겨간 자리에서, 사진이 전달하는 의미도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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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법적 분쟁 중인 그룹 젝스키스 출신 사업가 고지용과 의사 허양임 씨. /사진=고지용 SNS | ||
AI 잼 리포터는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 ‘사진 게시금지’ 보도에 붙은 자녀 사진
같은 사건을 다룬 기사라도 사진 선택은 달랐습니다. 한 매체는 당사자의 자료사진으로 법적 대응 소식을 전했습니다. 또 다른 매체는 자녀가 함께 나온 가족사진을 사용했습니다.
두 사례는 분쟁을 설명하는 데 자녀 사진이 반드시 필요한지 비교할 수 있는 지점입니다. 신청 내용과 당사자의 입장은 성인의 자료사진과 글로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자녀 사진을 추가하는 것은 사건을 알리는 결정에 더해 아이를 다시 노출하는 결정이기도 합니다.
사진 자체가 쟁점인 사건에서는 관련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진 게시금지를 요구했다는 사실과 그 요구가 나온 배경을 설명하는 데 자녀의 얼굴까지 보여줘야 하는지는 따로 검토할 문제입니다.
특히 신청 발표는 사진 사용의 위법성이 인정됐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병원 홍보에 사용됐다는 내용은 고지용 측 주장입니다. 면접교섭에 관해서도 양측 설명을 전한 보도에 따르면, 허양임 측은 이혼 직후 만남이 어렵다는 뜻을 전한 사람이 고지용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 고지용 측은 건강을 회복한 뒤에도 만나지 못했다고 재반박했습니다.
이처럼 다툼의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자녀 사진은 기사에 먼저 등장할 수 있습니다. 법적 판단에 앞서 아이의 모습과 부모의 갈등이 하나의 화면 안에 묶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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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 기록에서 부모 갈등의 단서로. /사진=AI 제미나이 제작 | ||
▲ 성장 기록에서 부모 갈등의 단서로
사진은 그대로여도 곁에 붙는 설명에 따라 의미가 달라집니다. 가족 예능 출연자의 자녀 사진은 성장과 근황을 전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같은 사진이 양육비·면접교섭 기사에 실리면 독자는 부모의 관계와 양육 상황을 함께 떠올리게 됩니다.
자녀와의 일상 게시물에 부모의 분쟁과 관련한 의미를 부여하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개인 SNS에 남긴 사진이 부모의 의도나 행동을 평가하는 자료로 쓰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게시물만으로 사진을 올린 목적이나 가족 내부의 상황까지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함께 찍은 사진은 특정 순간을 보여줄 뿐, 양육의 전체 과정이나 면접교섭 이행 여부까지 증명하지 않습니다. 웃는 모습만으로 아이의 현재 감정을 판단할 수도 없습니다.
이 사례에서 주목할 부분은 사진이 공개됐다는 사실뿐 아니라 사진에 부여된 역할입니다. 성장 기록에 부모의 법적 갈등이라는 설명이 더해지면, 자녀의 일상은 어느 부모의 설명이 더 설득력 있는지 판단하는 재료처럼 읽힐 수 있습니다.
과거 방송을 통해 익숙해진 얼굴일수록 독자는 사진 속 인물을 쉽게 알아봅니다. 하지만 알아본다는 사실과 그 아이의 현재 사정을 안다는 것은 다릅니다. 오래전 방송에서 얻은 친숙함으로 현재의 가족관계나 자녀의 의사를 채워 넣을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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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가 올린 사진, 아이가 요구한 삭제. /사진=AI 제미나이 제작 | ||
▲ 부모가 올린 사진, 아이가 요구한 삭제
사진 공개를 둘러싼 갈등이 언제나 부모 사이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진을 올린 부모와 사진 속 자녀의 뜻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프랑스 개인정보 감독기관인 국가정보자유위원회(CNIL)는 부모가 SNS에 게시한 자신의 사진과 영상, 음성 녹음을 삭제해달라며 아동이 민원을 제기한 사례를 소개합니다. 부모가 남긴 기록을 자녀가 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실제 사례입니다.
부모가 자녀의 일상을 온라인에 공유하는 ‘셰어런팅(sharenting)’은 이처럼 공개하는 사람과 공개되는 사람이 다르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사진을 선택하고 설명을 붙이는 사람은 부모지만, 그 기록에 얼굴과 생활이 남는 사람은 자녀입니다.
프랑스는 2024년 2월 자녀의 초상권 보호를 강화하는 법을 마련했습니다. CNIL의 설명에 따르면 부모는 자녀의 나이와 성숙도에 맞게 초상권 행사에 자녀를 참여시켜야 합니다. 부모 사이에 의견이 갈리면 가정법원 판사가 다른 부모의 동의 없는 자녀 사진 공개를 금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프랑스 제도가 국내 사건의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부모 중 누가 공개를 결정할 수 있는지와 함께 자녀의 의사를 어떻게 반영할지도 제도적 쟁점으로 다룬다는 점은 참고할 만합니다.
고지용과 허양임의 자녀가 현재 사진 공개에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어느 부모의 주장에도 아이의 뜻이 자동으로 포함돼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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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을 올린 순간보다 긴 기록의 수명. /사진=AI 제미나이 제작 | ||
▲ 사진을 올린 순간보다 긴 기록의 수명
사진 공개 문제에는 시간차도 있습니다. 부모가 사진을 올릴 당시의 판단과 아이가 자란 뒤 그 기록을 바라보는 생각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CNIL은 어린 시절부터 쌓인 온라인 사진이 성장 이후 삭제하기 어려운 디지털 기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지금은 문제가 없어 보이는 사진도 훗날 자녀에게는 원하지 않는 기록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SNS 사진이 기사에 다시 실리면 공개를 결정하는 주체도 늘어납니다. 부모가 원래 게시물을 관리하더라도 기사에 복제된 사진의 사용 여부는 언론사의 편집 판단과 연결됩니다. 한 곳에서 내리는 것과 여러 곳에 퍼진 기록을 모두 정리하는 것은 다른 작업입니다.
이번 사안에서는 사진에 부모의 법적 갈등이라는 설명까지 더해졌습니다. 그래서 검토할 대상은 얼굴 노출 여부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사진이 어떤 사건과 연결돼 남는지, 자녀를 설명하는 정보가 얼마나 추가되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유니세프의 아동 보도 지침은 아동의 사생활과 의견을 존중하고, 아동에게 가장 이로운 방향을 우선하도록 권고합니다. 사진과 이야기가 전달되는 맥락을 정확하게 제시하라는 원칙도 담고 있습니다.
이를 이번 보도에 적용하면, 과거 방송 출연이나 SNS 공개 이력만으로 새로운 기사에서의 사진 사용 필요성까지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가족관계가 이미 알려진 상황에서도 새 사진과 구체적인 생활정보의 추가 공개는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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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의 사진을 둘러싼 판단에는 그 기록과 함께 살아갈 아이가 포함돼야. /사진=AI 제미나이 제작 | ||
▲ AI 잼 리포터 총평
고지용·허양임 분쟁을 통해 드러난 문제는 부모의 사진 공개 결정이 SNS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사진은 기사로 옮겨지고, 새로운 제목과 설명을 만나고, 처음 게시할 때와 다른 사건의 기록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모에게는 공개 범위와 자녀의 의사를 살피는 책임이, 언론에는 재사용의 필요성을 따지는 판단이 요구됩니다. 사진을 둘러싼 분쟁을 보도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진을 다시 보여주는 결정까지 당연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AI가 공개된 기사와 공식 자료를 비교해 짚을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재사용 과정입니다. 사진만으로 부모의 의도나 아이의 마음을 판정할 수는 없습니다. 법적 책임을 검증하는 일과 자녀의 노출을 줄이는 일은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사진을 둘러싼 판단에는, 사진을 올리는 어른뿐 아니라 그 기록과 함께 살아갈 아이가 포함돼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