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출혈 피하기 집중…중견사, 서울∙수도권 외곽서 경쟁
퇴계원4 쌍용·동부, 창동 상아1차 호반·HS화성 맞대결 눈길
[미디어펜=박소윤 기자]올해 서울·수도권 정비시장에서 대형사와 중견사의 수주 풍경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등 핵심 사업장을 '나눠먹기'식으로 확보하며 실적을 올리고 있는 반면 서울 외곽과 인접 수도권에서는 중견 건설사들이 시공권을 둘러싼 각축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 올해 서울·수도권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건설사 간 경쟁 구도가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대형사들은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등 서울 핵심지 사업을 중심으로 수주고를 쌓는 반면 중견사들은 서울 외곽과 인접 수도권에서 시공권을 놓고 맞대결을 이어가는 모습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8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9일 경기도 남양주 퇴계원4구역 재개발과 서울 도봉구 창동 상아1차아파트 재건축의 시공사 선정 총회가 나란히 열린다. 두 사업장 모두 중견 건설사들의 2파전으로 경쟁 구도가 성립됐다.

먼저 퇴계원4구역에서는 쌍용건설과 동부건설이 시공권을 놓고 맞붙는다. 시행사인 대신자산신탁이 지난달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결과 두 회사가 최종 출사표를 던졌다. 퇴계원4구역은 남양주시 퇴계원읍 일대 2만6593㎡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7층, 557가구 규모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서울과 인접한 입지에 중견사가 소화할 수 있는 사업 규모라는 점이 두 회사의 참전을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에서는 창동 상아1차아파트가 시공사 낙점을 앞두고 있다. 사업 시행자인 대한토지신탁이 지난 8월 18일 입찰을 마감한 결과 호반건설과 HS화성이 최종 참여했다. 앞서 현장설명회에는 두산건설·호반건설·HL디앤아이한라·HS화성·KCC건설 등 중견 건설사 5곳이 몰렸다. 그러나 실제 본입찰에서는 호반건설과 HS화성 두 곳으로 압축됐다.

상아1차는 1987년 준공된 694가구 규모 단지를 지하 4층~지상 45층, 962가구로 재건축하는 프로젝트다. 도봉구 내 재건축 추진 단지 중 사업 속도가 빠른 편이라는 점에서 서울 정비사업 실적을 노리는 중견사들에 매력적인 사업지로 평가된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서울 핵심지에서 나타나는 양상과는 대조적이다.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등에서는 대형사들이 알짜 정비사업을 따내며 역대급 수주 실적을 쌓고 있지만, 실제 수주 과정에서는 경쟁입찰이 실종된 채 단독 응찰에 따른 수의계약으로 '무혈입성'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 올해 서울 정비사업에서는 대형사 간 경쟁입찰이 자취를 감춘 상태다. 지난 1~7월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가 참여한 서울 정비사업 시공사 입찰 25건 가운데 복수 건설사가 실제 경쟁을 벌인 곳은 압구정5구역,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신반포19·25차 등 3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22곳은 단독 응찰로 경쟁입찰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다.

하반기 들어서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목동13단지 재건축은 삼성물산이, 목동12단지는 GS건설이 각각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해 유찰됐다. 목동6단지는 DL이앤씨가 단독 입찰해 지난 6월 수의계약으로 깃발을 꽂았다. 총 공사비 약 2조6135억 원 규모인 목동10단지도 현대건설이 두 차례 단독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굳혔다. 시공사 선정을 앞둔 목동8단지 역시 대우건설의 수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압·여·목·성 등 사업 규모가 크고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정비사업장은 대형사 간 '그들만의 리그'로 통한다. 반면 대형사의 손길이 상대적으로 덜 닿는 서울·수도권 외곽지역은 중견사 입장에서 서울 주택시장 내 레퍼런스를 확보하면서 수주 실적을 추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핵심 사업장에서 대형사에 도전하기보다 서울과 가깝고 진입 장벽이 낮은 사업지를 공략하는 편이 현실적이라는 판단이 중견사 간 경쟁 수주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이나 외곽 지역은 중견사들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지가 많다"며 "중견사 입장에서는 서울 주택시장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향후 수주 기반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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