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판도 바꾼다"... AI, '결과' 대신 '과정' 보완한다
입력 2026-09-18 15:30:53 | 수정 2026-09-18 15:30:53
배소현 기자 | kei_05219@mediapen.com
SKT·KT·LGU+, 학습부터 교사 업무까지 교육 현장 AI 접목
정답 대신하는 기술 넘어 사고 돕는 도구… 활용 방식도 변화
정답 대신하는 기술 넘어 사고 돕는 도구… 활용 방식도 변화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검색과 업무 등 일상 곳곳에서 쓰이던 인공지능(AI)이 교육 현장에도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학생별 수준에 맞는 학습 내용을 추천하고 생각을 구체화하도록 돕는가 하면, 교사의 수업과 행정 업무를 덜어주는 데도 활용된다. 국내 IT기업들도 관련 서비스를 학교 현장에 잇달아 적용하며 교육시장과의 접점을 늘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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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AI 이미지 | ||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초·중·고교에서는 AI를 학생 교육 과정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내용을 일률적으로 제공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별 학습 결과를 분석해 필요한 내용을 따로 제시하거나, 학생이 먼저 만든 결과물을 AI로 보완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SKT)은 지난달 순천향대학교와 교육부의 '2026 디지털새싹' 사업에 자체 개발한 에듀테크 솔루션 'AI 그림일기'를 적용했다. 올해 강원·충청권 학생 4200여 명이 참여한다. 학생이 직접 쓴 글을 AI가 4컷 이미지와 음성으로 구현하고, 학생은 결과물을 확인해 자신의 의도와 다른 부분을 다시 수정한다. AI가 처음부터 답을 만드는 대신 학생의 생각을 구체화하는 데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KT도 청소년 대상 AI·코딩 교육과 메타버스 등을 활용한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교육 현장과의 접점을 이어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제주교육청과 함께 올해 초·중·고 10개 시범학교에 AI 기반 학교 행정관리 서비스 'U+슈퍼스쿨'을 적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출결과 상담 기록, 문서 생성, 가정통신문 발송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하고 '엑사원' 기반 AI 에이전트로 교사의 반복적인 행정 업무를 줄이는 방식이다. 시범 운영에서 확보한 현장 데이터와 교사들의 요구를 반영해 서비스도 단계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통신3사는 각각 학생의 표현과 맞춤형 학습, 교사의 행정 업무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정답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던 AI가 학생의 학습 과정과 교사의 업무를 보조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넓히면서 교육도 IT기업이 기술을 실제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는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 정답 대신 과정으로… 달라지는 AI의 역할
학교에서 AI를 직접 다뤄보는 교육 프로그램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국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전문 강사가 학교를 찾아가는 '갤럭시 AI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갤럭시 기기를 활용해 AI의 작동 원리를 배우고 직접 결과물을 만들어보는 방식이다.
올해 2학기에는 단순한 기능 체험에서 벗어나 AI를 이해하고 스스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춰 교육과정을 개편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1학기까지 약 17만5000명의 학생이 프로그램을 수료했으며 참여 학교는 1000여 개교에 달한다.
이 가운데 AI를 활용할 때는 질문을 제대로 던지고 나온 답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필요한 정보를 찾고 정리하는 데 드는 시간은 줄일 수 있지만 어떤 질문을 던질지 정하고 AI가 제시한 결과가 맞는지 가려내는 일은 사람이 해야 한다. AI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것만큼 그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판단도 필요한 셈이다.
이에 교사 역시 AI가 대신할 수 있는 업무와 직접 판단해야 할 영역을 구분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학생별 학습 데이터를 정리하거나 반복적인 행정 업무는 AI가 지원할 수 있지만 학생이 특정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를 살피고 적절한 설명과 피드백을 제공하는 일에는 교사의 판단이 필요하다. AI로 줄인 업무 시간을 학생과의 상호작용과 개별 지도에 얼마나 활용하느냐에 따라 실제 교육 효과도 달라질 수 있다.
같은 AI라도 수업에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학생이 학습하는 결과물은 달라질 수 있다. 학생이 먼저 문제를 풀고 AI로 답을 검토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 스스로 사고하는 과정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문제를 접한 단계부터 AI에 정답이나 결과물 생성을 맡기면 풀이 과정을 고민하거나 시행착오를 겪을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이에 교육 현장에서는 AI를 얼마나 다방면으로 적용하느냐보다 수업과 학습 과정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생성형 AI가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시할 가능성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살펴야 한다. 학생의 학습 과정과 성취도 등 교육 데이터가 AI 서비스에 활용되는 만큼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어디까지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도 반드시 필요하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교육에서 AI를 활용할 때는 학생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AI에 어떤 역할을 맡겼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학생이 먼저 생각하고 AI가 이를 보완하거나 다른 선택지를 제시하도록 활용하면서 결과의 정확성을 스스로 확인하는 과정을 함께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