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자금을 부동산과 예금에서 혁신기업과 첨단산업 등 생산적인 분야로 이동시키기 위해 금융세제를 손질하고 주식시장의 정보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와 눈길을 끈다.

   
▲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는 '혁신과 성장을 견인하는 자본시장, 생산적 금융 전환 과제'를 주제로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29년 기념 컨퍼런스가 열렸다. 사진은 김세완 자본시장연구원장./사진=자본시장연구원 홈페이지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는 '혁신과 성장을 견인하는 자본시장, 생산적 금융 전환 과제'를 주제로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29년 기념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생산적 금융 체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자본시장이 담당해야 할 역할이 논의됐다.

김세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인사말에서 "1997년 외환위기 한복판에서 한국증권연구원으로 문을 열었다"며 "이후 2009년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면서 자본시장연구원의 이름으로 출발해 자본시장과 금융시장 전반을 아우르는 기관으로 성장해왔다"며 자본시장연구원의 역사를 되짚었다.

축사자로 나선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꼭 1년 전 이맘때쯤 정부는 생산적 금융 대전환의 첫걸음을 떼었다"며 "그 1년을 돌아보며 우리 자본시장이 나아갈 길을 함께 묻는 자리라 더욱 뜻깊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랜 기간 박스권에 머물던 코스피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졌다"고 말하면서도 "빠른 성장에는 그림자도 따랐다"고 짚기도 했다. 뒤이어 이 위원장은 "중동발 국제유가 급등,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 인공지능(AI)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 녹록지 않은 과제들이 놓여 있다"며 "정부는 증시 역동성을 확충하면서도 누적된 불안 해소 등 시장의 내실을 함께 다져나가겠다"고 발언했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은 금융투자업계가 초대형 증권사의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등을 통해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협회장은 "벤처기업의 투자금 회수를 지원하는 세컨더리 펀드 규모가 8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금융투자협회 역시 모험자본 공급 확대와 생산적 금융 실천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주제 발표에서는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유도하기 위해 부동산과 금융투자상품 사이의 세제 격차부터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홍병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관세연구팀장은 보유세와 양도세, 거래세 등 각종 세금과 기회비용을 반영해 최근 20년간 주요 자산의 세후 연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서울 부동산이 11.6%로 가장 높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부동산이 7.2%로 뒤를 이었고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7.1%, 코스피 6.0%, 공모펀드 5.7%, 주가연계증권(ELS) 2.1% 등의 순서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이 선임연구위원은 "대주주 양도소득세와 금융소득종합과세 등의 영향으로 국내 금융투자상품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자산가일수록 해외주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가계 자산을 부동산에서 금융투자상품으로 이동시키려면 부동산과 금융투자상품, 국내와 해외 금융상품, 국내 금융상품 간 세제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준석 선임연구위원은 주가 정보성과 생산적 금융에 대한 발표에서 "주가의 정보성은 자금조달 경로, 경영자 학습 경로를 통해 생산적 금융,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면서 "연구 결과 미국은 자금조달 경로와 경영자 학습 경로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반면, 한국은 두 경로 모두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후 정희철 연구위원은 기업의 '무형자산' 비중이 커지는 데 비해 국내 금융시스템의 대응은 충분하지 않다는 진단을 내놨고, 김진영 연구위원은 "한국의 전략산업 벤처투자가 초기 단계에 집중되고 중·후기 후속투자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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