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의 '저예산 프로젝트' 2탄, '얼굴'처럼 떠줄까
입력 2026-09-18 19:17:20 | 수정 2026-09-18 19:17:20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5억 원대 순제작비로 완성한 영화 '실낙원', 10월 21일 개봉 확정
어머니의 3페이지 메모서 시작된 기획, AI·가상 현실 속 인간성 탐구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전석 매진 기세, 김현주와 네 번째 호흡
어머니의 3페이지 메모서 시작된 기획, AI·가상 현실 속 인간성 탐구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전석 매진 기세, 김현주와 네 번째 호흡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올해 영화 '군체'를 선보인 연상호 감독이 특유의 거침없는 창작적 시도와 도전 의식을 담은 저예산 영화로 다시 관객들을 찾아온다. 순제작비 5억 원대의 규모로 완성된 영화 '실낙원'이 다음 달 21일 개봉을 확정 짓고 독창적인 세계관을 공개했다.
앞서 저예산 제작 방식으로 성공을 거둔 전작 '얼굴'에 이어, 연상호 감독의 두 번째 독립형 저예산 프로젝트가 가을 극장가에서 다시 한번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8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실낙원' 제작보고회에는 연상호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 김현주, 배현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폭넓은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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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실낙원'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김현주와 연상호 감독, 그리고 배우 배현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
영화 '실낙원'은 아들의 실종 사고 이후 깊은 슬픔에 빠져 인공지능(AI) 프로그램으로 아들을 재현해 달래온 엄마가 9년 만에 뜻밖에도 진짜 아들과 직면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서늘하고도 복잡다단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연상호 감독은 작품의 배경에 대해 가상 현실과 AI는 멀리 떨어진 미래가 아니라 피부에 직접 와닿는 현실적 이슈라며, 극 중 세계관이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도덕적 딜레마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완벽하게 구축된 AI 세계에서 벗어나 불완전하고 불편한 현실을 마주하는 주인공의 여정은, 낙원에서 추방되어 인간성의 본질을 찾아가는 존 밀턴의 동명 서사시 '실낙원'과 궤를 같이한다. 연상호 감독은 완벽한 낙원을 떠나 불완전한 현실로 들어서며 완성되는 인간의 정체성을 짚어내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특히 이번 영화의 시작점은 연상호 감독 어머니가 연습장에 연필로 적어 내려간 3페이지 분량의 짧은 메모에서 비롯되어 눈길을 끈다. 연상호 감독이 어머니로부터 직접 원안을 구입한 이 이야기는 오성은 작가의 소설 '블랙 인페르노'로 각색된 데 이어, 수년에 걸친 다각도의 수정 작업을 거쳐 영화 '실낙원'으로 최종 탄생했다.
개봉에 앞서 '실낙원'은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TIFF)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전 세계 영화계에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총 4회차에 걸친 공식 상영이 단숨에 전석 매진되었으며, 상영 직후 외신 기자와 현지 관객들의 눈물과 호평이 이어져 대중성과 작품성을 고루 입증했다. 연상호 감독은 어둡고 결말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이야기임에도 예상보다 많은 이들이 깊이 공감해 주었다며 현지의 뜨거운 분위기를 상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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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주는 '지옥' 시리즈, '정이' 등에 이어 네 번째로 연상호 감독과 함께 한 김현주 /사진=CJ ENM 제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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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첫 주연 작품을 연상호 감독과 함께 하게된 배현성. /사진=CJ ENM 제공 | ||
무엇보다 영화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실낙원'이 가진 제작 형태와 흥행 가능성이다. 대규모 상업 영화 시스템에서 벗어나 5억 원 안팎의 순제작비를 들여 만든 이 작품은, 연상호 감독이 창작의 자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택한 자발적 저예산 프로젝트다.
상업적 중압감에서 벗어나 오롯이 영화 본연의 메시지와 미학에 집중할 수 있는 제작 환경이 오히려 독창적인 걸작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평가다. 전작 '얼굴'이 저예산이라는 한계를 넘어 평단과 관객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듯, 이번 '실낙원' 역시 흥행 연타석을 날릴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배우진의 앙상블 역시 신뢰를 더한다. 연상호 감독과 드라마 '지옥' 시리즈, 영화 '정이'에 이어 네 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배우 김현주는 9년 만에 돌아온 아들을 향해 낯섦과 불안을 느끼는 엄마 소영 역을 맡아 30년 연기 공력을 입증하는 압도적 열연을 펼친다. 여기에 첫 주연에 도전하는 배현성이 서늘하고 미스터리한 눈빛의 아들 선우 역으로 합류해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가장 연상호다운 날카로운 질문과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탐구를 담아낸 영화 '실낙원'. 창작의 자유 속에서 탄생한 연상호 감독의 두 번째 저예산 도전작이 오는 10월 21일, 전작 '얼굴'의 성취를 넘어 가을 극장가에 새로운 흥행 파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영화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