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조선 ‘시간차 셧다운’… 제조업 공급망, 전방위 경고등
입력 2026-09-18 16:45:27 | 수정 2026-09-18 16:45:41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포스코, 부분파업 대상 공장 확대…HD현대중공업, 파업 시간 늘려
현재까지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없지만 장기화 시에는 우려
완성차는 물론 건설 현장 공기 연장 등 영향…국가 경제에도 직격탄
현재까지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없지만 장기화 시에는 우려
완성차는 물론 건설 현장 공기 연장 등 영향…국가 경제에도 직격탄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대한민국 제조업의 두 축인 조선·철강업계 노조의 파업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당장 대규모 생산 차질로 이어지는 상황은 아니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철강과 조선에 국한되지 않고 자동차·건설·기계 등 연관 산업까지 여파가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협력사와 지역 경제 침체까지 맞물리면서 국가 경제 전반에도 충격이 퍼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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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제조업의 두 축인 조선·철강업계 노조의 파업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연관 산업으로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에 참여하고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사진=HD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 ||
1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조는 이날부터 부분파업 대상을 확대했다. 지난 16일부터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과 광양제철소 4열연공장에서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는데 추가로 포항제철소에서 1열연공장과 후판제품공장의 2후판 정정·검판파트, 광양제철소에서는 3열연공장이 포함됐다.
조선업계 내 파업 움직임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1일부터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4시간 부분파업을 돌입했는데, 16일부터 18일까지는 시간을 7시간으로 늘리면서 투쟁 강도를 높였다.
한화오션 노조 역시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파업에 돌입했으며, 이달 9일에는 8시간 전면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에도 전면파업을 통해 사측을 압박하고 있으며, 일부 크레인 가동도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중공업도 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상견례 이후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협상에 진전이 없는 상태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이미 파업권을 확보한 만큼 협상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실제 파업에 돌입할 수도 있다. 지난 10일에는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상경투쟁을 진행하기도 했다.
◆ 파업 장기화 때는 자동차·건설·기계로 ‘연쇄 타격’ 공포
조선·철강업계 노조의 파업은 장기화되는 분위기다. 포스코는 3차 부분파업을 전개할 계획이며, HD현대중공업 노조는 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추석 연휴 전 협상 타결 기대도 사라진 상태다.
문제는 조선·철강이 국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산업적 위치다. 철강은 자동차와 조선, 건설, 기계 등 대부분의 제조업에 필요한 핵심 소재를 공급한다. 조선 역시 완성 선박을 만드는 산업인 동시에 수많은 기자재 업체와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생산 현장에서 발생한 차질이 개별 기업의 손실을 넘어 다른 산업의 생산과 매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다.
먼저 철강업계의 경우 자동차·건설·기계 등 주력 제조업 전반에 기초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차체와 부품 등에 다양한 판재류가 사용되는데, 파업 장기화로 인해 해당 제품 공급이 불안정해지면 완성차 역시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또 완성차를 넘어 부품 협력사까지도 연쇄 조업 중단 위기에 몰리게 된다.
건설업계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포스코가 철근이나 형강 제품을 공급하지는 않지만 건설용 후판이나 내장재에 쓰이는 판재류를 공급하고 있어서다. 이들 핵심 자재의 수급이 타이트해질 경우 공기가 연장될 수 있다. 이는 이미 원자재 가격과 공사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급효과는 기계·부품업체로도 이어질 수 있다. 철강재를 가공하는 업체는 원재료 조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이를 가공해 기계 부품을 만드는 중소·중견 부품사들은 부품 출하가 정체되는 2차 타격을 입게 된다. 기계 산업은 수천 개의 정밀 부품이 결합되는 특성상 단 한두 개 핵심 부품의 조달 실패만으로도 전체 조립 공정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조선업계의 파업 역시 영향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소에서는 엔진·펌프·밸브·전장품·도장재 등 수많은 기자재를 공급받아 선박을 건조한다. 조선소의 작업이 지연되면 기자재 업체와 협력업체의 납품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하기 어렵다. 포항·광양·울산 등 조선·철강 생산시설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협력업체와 서비스업, 물류업체 등이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해 생산과 출하가 줄어들면 기업 매출 감소뿐 아니라 협력업체의 일감과 지역 내 소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산업 현장에서 시작된 노사 갈등이 지역경제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는 국가 경제 차원에서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조선은 선박 수출을 통해 대규모 외화를 벌어들이는 대표적인 산업이고, 철강 역시 자동차·조선·기계 등 수출 제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소재 산업이다. 생산 차질로 납기와 공급 일정에 변수가 생기면 수출에도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 타격은 크게 발생하지 않은 상태다. 포스코는 대체인력을 투입하면서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파업 장기화를 대비해 재고도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 역시 아직까지 선박 건조에는 큰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은 이어지고 있다. 생산 차질이 가시화되면 글로벌 신뢰도 하락과 국가 수출 전선에 경고등이 켜질 수도 있는 만큼 노사의 조속한 대타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조선·철강업계 노조의 파업이 국가 경제 전체로 파장이 퍼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막아야 한다”며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정부 차원에서 중재에 나서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