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지자체 금고 유치 사활…전남광주·세종 승자는?
입력 2026-09-19 09:45:32 | 수정 2026-09-19 09:49:06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서울·인천 '신한' 수원 '기업' 경북 '농협' 각각 선정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은행권이 지방자치단체 금고 유치로 고군분투 중이다. 당장 신한은행이 서울시금고를 사수한 데 이어 최대 격전지로 꼽힌 인천시금고마저 사수해 눈길을 끈다. 앞으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세종특별자치시의 금고 수주전이 남아 있는데, 은행권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시는 지난 17일 금고 지정 심의위원회를 통해 오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시 재정을 맡을 제1금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신한은행을 재선정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7년부터 인천시 1금고를 책임지며 금고 운영 경험과 세입·세출 전산망 관리 역량을 강하게 어필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랫동안 검증된 운영 경험과 안정성이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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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권이 지방자치단체 금고 유치로 고군분투 중이다. 당장 신한은행이 서울시금고를 사수한 데 이어 최대 격전지로 꼽힌 인천시금고마저 사수해 눈길을 끈다. 앞으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세종특별자치시의 금고 수주전이 남아 있는데, 은행권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인천 청라 그룹 본사 이전을 무기로 내세웠던 하나은행은 고배를 마셔야 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달부터 인천 서구 청라에 조성한 그룹HQ에 지주 및 은행 등 10개 관계사 직원 2200여명을 순차적으로 배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인천시 2금고는 단독 신청한 NH농협은행의 몫이 됐다.
신한은행은 51조 4778억원 규모의 서울시금고도 우리은행을 꺾고 지켜낸 바 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차기 시금고 선정을 위한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개최했는데, 당시 1·2금고 모두 신한은행이 최고 득점을 받았다. 당시 1·2금고에 모두 제안서를 낸 은행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2금고에만 제안서를 제출했다. 서울시 1금고는 일반·특별회계를, 2금고는 기금을 각각 담당하는데, 신한은행은 2019년부터 1금고를, 2023년부터 2금고를 각각 맡고 있다. 이에 신한은행은 서울·인천 시금고 관리만으로 총 68조원의 공공자금을 운용하게 됐다.
수원에서는 지난 1964년부터 시금고를 맡고 있는 IBK기업은행이 지난 3일 재선정됐다. 이번 입찰에서는 국민은행도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기업은행이 966.9점으로 국민은행(951.1점)을 제쳤다. 이에 기업은행은 내년 1월부터 2030년 12월 말까지 4년 간 연간 약 3조 9000억원의 시금고를 맡게 됐다.
통상 경기도 내 주요 도시 시금고는 농협은행의 독주로 알려져 있는데, △고양 △용인 △성남 △양주 △화성 △평택 △시흥 △부천 △광명 △안산 등이 대표적이다. 그 중 양주시는 오는 11월 중 2030년까지 시금고를 맡을 은행을 선정할 예정이다. 양주의 시금고 규모는 1조 8000억원대다.
지방에서도 차기 금고지기 선정을 두고 은행권의 경쟁이 활발하다. 당장 15조원 규모의 경상북도에서는 NH농협은행이 iM뱅크와 KB국민은행을 제치고 1금고를 수성했다. 2금고를 맡고 있는 iM뱅크는 이번 경쟁에서도 2금고를 수성했는데, 국민은행과의 점수차가 단 2.9점에 불과했다.
그 외 추가로 남은 곳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세종특별자치시다.
우선 전남광주시의 경우 지난 7월 통합시 출범 이후 연말까지 1금고 농협은행, 2금고 광주은행 체제로 임시 운영되고 있다. 새해부터 새 금고지기가 자금을 맡게 되는데, 통합시의 예산규모는 약 25조원에 달한다. 이는 서울·경기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지역은행인 광주은행은 경쟁 상대인 농협은행의 행보를 거듭 경계하고 있다. 광주은행은 지난 7월 5개 지방은행과 함께 '시금고 평가항목이 농협은행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건의를 행정안전부에 제출한 바 있다. 농협은행과 별도 법인인 지역농협(단위농협) 점포 수가 합산될 수 있어서다. 실제 통합시는 최근 조례를 개정해 기존 영업점·무인점포·ATM의 단순 설치 대수 외 영업망이 얼마나 고르게 분포돼 있는지를 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세종시도 금고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인데 4파전이 예상된다. 세종시의 예산규모는 2조 3000억원으로, 지난 16일 열린 사전설명회에는 현재 금고지기인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을 비롯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이 참석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지자체 금고 유치에 혈안인 건 조달비용이 낮은 수신자금을 대거 확보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까닭이다. 파생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금고지기를 맡는 은행은 해당 지자체 소속 공무원들의 급여 계좌나 대출 등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또 지자체와의 각종 협력사업, 산하 공공기관의 예금과 법인카드 등도 유치할 수 있다. 이에 은행들이 역마진을 보고서라도 지자체 금고지기를 맡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자체 예산은 통상 저원가성 예금으로 분류돼 은행으로선 저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며 "이와 별도로 신분이 확실한 소속 지자체 공무원과 가족들을 고정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어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카드 발급, 펀드 판매 등의 영업에도 도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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