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한화솔루션·금호석화, 상반기 R&D 투자 전년 대비 증가
범용재 중국 저가 공세에 맞서 고부가·고성능 특화 소재 개발
R&D 투자 확대 기조 유지 전망…“투자가 미래 경쟁력”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중국발 공급과잉으로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연구개발(R&D) 투자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범용 석유화학 제품으로는 경쟁우위 확보가 어려운 만큼 차세대 신소재 개발과 독자적인 고성능 제품 확보를 통해 구조적 불황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R&D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울산석유화학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9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에도 R&D 투자를 지속했다. LG화학은 올해 상반기까지 1180억 원을 R&D에 투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60억 원 대비 1.7% 소폭 증가했다. 

한화솔루션은 같은 기간 R&D에 1074억 원을 투입했다. 전년 동기 942억 원보다 14% 늘어난 수치다. 금호석유화학도 311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 상반기 261억 원 대비 19.2% 증가했다. 

롯데케미칼은 655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 675억 원보다 3% 감소했으나 R&D 집행 기조는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는 성과로도 이어졌다. LG화학은 로봇에 적용되는 메탈릭 ABS, 내열성과 유연성이 강화된 초고중합도 PVC 등은 물론 배터리 안전성 강화를 위한 열폭주 지연 엔지니어링 플라스틱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한화솔루션은 친환경 포장용·자동차용·전자제품용 PCR PO 제품의 개발과 상업화를 진행 중이며, 저온 경화형 PSR과 창호·이형압출용 CPVC 컴파운드 등도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 부문에서는 EV 타이어용 SSBR 상업화, 저연비 트럭버스 타이어용 SSBR 개발 성과를 달성했다. 합성수지 부문에서는 연질용 시스템 폴리올 상업화·고기능 수지 컴파운드 상업화에 성공했다. 

롯데케미칼도 고성능 분리막용 PP 소재 기술 확보, 에너지 인프라용 스틸 파이프 코팅 소재 개발, 모빌리티용 고강성·고충격 PP 소재 기술 확보 등의 성과를 올렸다. 

◆중국에 밀린 범용재…’기술 장벽’ 위한 R&D 투자 지속

석화업계가 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산업의 경쟁 기준 자체가 달라지고 있어서다. 과거에는 대규모 설비를 기반으로 한 범용재 판매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익성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이 석유화학 설비 투자를 확대하면서 범용재 생산을 크게 늘렸고, 더 이상 범용재로는 중국과 가격 경쟁에서 밀리며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변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범용 제품 비중을 낮추고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스페셜티 소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 전환을 추진하고 있고, R&D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특히 R&D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투자를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새로운 소재를 개발한 뒤 고객사의 인증과 양산 테스트를 거쳐 실제 매출로 연결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실적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연구개발을 축소하면 향후 시장 회복기에 필요한 제품과 기술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앞으로도 R&D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LG화학은 2035년까지 R&D 투자에만 15조 원을 투입해 반도체·모빌리티·로봇 소재 등 고부가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롯데케미칼도 2030년까지 스페셜티 비중을 60%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R&D 투자는 단순히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석유화학업계의 생존 기반을 다지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사별 맞춤형 소재나 고기능 제품을 통해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벌리면서 수익성을 확보할 사업 구조를 구축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실적 압박 속에서도 신소재 개발과 특화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를 줄일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의 R&D 투자가 미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투자 확대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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