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안전성 연구…식약처, ‘근력 유지에 도움’ 기능성 인정
인체적용시험서 악력 5.4kg 증가…가수분해기술로 활용도 높여
분말·정제·환제·액상 등 제형 개발…“올해 안 제품 출시 목표”
곤충산업거점단지 기반…건기식·음료·단백질보충식품 등 시장 확대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갈색거저리 애벌레인 ‘고소애’가 일반식품 원료에서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도약하면서 상용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2016년 식품공전에 일반식품 원료로 등록된 이후 약 10년간 영양·기능성 연구와 인체적용시험을 거쳐 ‘노화로 인해 감소할 수 있는 근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을 인정받으면서다.

   
▲ 식약처에서 ‘근력 유지’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은 ‘고소애’로 만든 다양한 식품군들./사진=미디어펜


특히 이번 기능성 원료 개발과 제품화를 주도하고 있는 한미양행이 분말부터 정제·환제·액상, 단백질 보충식품까지 다양한 제형을 개발하고 있어 고소애가 실제 소비자용 제품으로 시장에 선보이는 시점도 한층 가까워지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21일 고소애 가수분해물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노화로 인해 감소할 수 있는 근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인정받아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고소애 산업화의 출발점은 2016년이다. 농진청은 당시 고소애의 영양성분과 안전성을 분석하고 식품 원료로서의 안전성을 입증해 식품공전에 일반식품 원료로 등록했다.

고소애는 단백질 함량이 50% 이상으로 높고 필수아미노산 조성이 우수하다. 지방에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고 칼슘·철분·마그네슘 등 무기질도 함유하고 있다. 특히 실내에서 안정적인 대량 사육이 가능해 원료 공급 측면에서도 산업적 활용 가능성이 높은 소재로 평가돼왔다.

일반식품 원료 등록 이후에는 고소애의 기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이어졌다. 2019년에는 수술 후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 고소애 분말 섭취가 근 감소 억제와 면역세포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결과가 확인됐다.

2022년 항암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고소애 셰이크 섭취 후 단백질 섭취율이 높아졌으며 근육량 확대와 항암 부작용 완화 등의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2025년에는 고소애 장기 섭취에 따른 항암치료 환자의 대장 마이크로바이옴 개선 효과도 연구됐다.

‘고단백’에서 ‘기능성 단백질 소재’로…가수분해 기술 확보

이번 기능성 원료 인정의 핵심은 고소애를 단순 분말 형태의 단백질 소재가 아니라 흡수성과 제품 활용도를 높인 가수분해물로 개발했다는 데 있다.

고소애 건조 분말은 단백질이 풍부하지만 고분자 단백질 특성상 소화·흡수에 시간이 걸리고 다양한 제형으로 가공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농진청 연구진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고소애 탈지분말에 가수분해 효소를 처리해 고분자 단백질을 저분자 펩타이드와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가수분해물은 물에 잘 녹고 소화·흡수율과 생체이용률을 높일 수 있어 음료와 분말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이번 인체적용시험에서는 기존 고소애 셰이크에 사용된 고소애 9g보다 적은 2g의 고소애 가수분해물을 활용해 근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가수분해 과정에서 근육 단백질 합성에 중요한 분지사슬아미노산인 류신·이소류신·발린 등의 함량도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 농진청은 고소애 셰이크 섭취 후 단백질 섭취율이 높아졌으며 근육량 확대와 항암 부작용 완화 등의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자료사진=농진청


인체적용시험, 50~75세 44명 대상…악력 5.4kg 증가 효과 

기능성 인정의 근거가 된 인체적용시험은 50~75세 성인 44명을 대상으로 12주간 진행됐다. 참가자들에게 하루 2g의 고소애 가수분해물을 제공한 뒤 근력과 신체 수행능력 등을 평가했다.

그 결과 1차 유효성 평가 지표인 악력은 평균 21.4kg에서 26.8kg으로 5.4kg 증가했다. 대조군 대비 악력 증가 폭은 2.1배였다. 하체 근력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대퇴사두근 신전근의 근력은 대조군 대비 7.7배, 굴곡근은 2.3배 증가했다.

실제 신체 수행능력을 평가하는 ‘5번 의자 앉았다 일어서기 검사’에서는 소요 시간이 7.38초에서 6.23초로 1.15초 단축됐다. 대조군과 비교한 감소량에서도 5.2배의 차이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작용기전도 확인했다. 고소애 가수분해물에서 지표성분 펩타이드인 AAPY를 확인하고, 이 성분이 근육세포 조절인자인 SIRT1 및 Akt 경로를 활성화해 근육단백질 분해를 억제하고 합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기능성 원료 인정으로 연구 단계에 머물던 고소애의 산업화도 본격적인 제품 개발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제품화 본격화…“올해 안 출시 목표” 제품군 확대도 계획 

상용화를 주도하고 있는 한미양행은 현재 개별인정형 원료인 고소애 가수분해물을 활용한 다양한 제형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양행에 따르면 이번 기능성 원료의 인체적용시험은 캡슐 형태의 제제로 진행했으며, 기능성 원료의 실제 제품 적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 현재 여러 형태의 제형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 일반적인 분말 파우더를 비롯해 정제와 환제, 액상 제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향후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단백질 보충식품에 고소애 가수분해물의 근력 개선 기능성을 결합한 액상 단백질 서플리먼트까지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양행 관계자는 “개별인정형 원료이기 때문에 현재 임상시험은 캡슐 형태의 제제로 진행했다”며 “제품의 제형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분말 파우더부터 정제, 환제, 액상 제품까지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는 일반적으로 많이 섭취하는 단백질 보충식품에 근력 개선 기능까지 포함하는 액상 단백질 서플리먼트까지 개발하고 있다”며 “빠르면 올해 안에 상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품화뿐 아니라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생산 기반도 마련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월 8일 강원 춘천에 곤충 원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곤충산업 거점단지를 준공했다. 2023~2026년 사업으로 총 200억 원이 투입됐으며 국비와 지방비가 각각 50%씩 부담했다.

단지는 AI 기반 곤충 생산·유통 이력관리 플랫폼과 창업보육 기능을 갖춘 임대형 스마트팜 등을 구축했다. 부지 2만3815㎡, 건축 연면적 4154㎡ 규모이며 팩토리팜과 임대형 스마트팜 33동 등이 들어선다.

특히 연간 1000톤까지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기반으로 건강기능식품과 음료, 단백질 파우더, 특수의료용도식품(메디푸드) 등에 활용할 고소애 원료의 본격적인 생산이 추진된다.

곤충산업의 무게중심, ‘사육’에서 ‘고부가 소재’로 기능성 인정

이번 성과는 곤충산업의 산업적 활용 범위가 식용곤충 생산을 넘어 기능성 단백질 소재와 건강기능식품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2016년 일반식품 원료 등록 당시만 해도 고소애는 단백질과 영양성분을 활용하는 식품 소재가 중심이었다. 이후 임상연구와 기능성 연구를 거치면서 근력 유지라는 구체적인 기능성을 확보했고, 이번에 식약처의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인정을 받으면서 기능성 소재로서의 제도적 기반까지 마련했다.

여기에 올해 안 제품 출시를 목표로 다양한 제형을 개발하고 있고, 정부도 곤충산업 거점단지를 통해 대량생산 기반이 마련되면서 연구개발 성과가 실제 시장으로 넘어가는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고소애 가수분해물의 기능성 원료 등록을 계기로 기업 중심의 상용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유통을 아우르는 산업화 생태계를 강화해 곤충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고소애 가수분해물은 향후 건강기능식품뿐 아니라 음료, 단백질 파우더, 메디푸드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 가수분해물의 높은 용해도를 바탕으로 스포츠 드링크, 스틱형 파우더, 단백질 바 등 다양한 제형으로 가공할 수 있다는 것이 농진청의 설명이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