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증시 불안·인사 실패 3대 악재...4월 67%에서 9월 30%대로 추락
잇단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 '부동산 민심' 폭발...6.3 지선서 서울시장 탈환 실패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불러온 롤러코스터 증시 논란…2030 청년 표심 이탈
용혜인·김승원 연쇄 낙마로 내각 인사 실패...중도층 이탈하며 지지율 더 끌어내려
이 대통령 기자회견서 "국민 언제나 옳아...정책 추진 섬세함 부족했다는 점 인정"
“水能載舟 亦能覆舟 (수능재주 역능복주).” <순자(荀子)> 왕제(王制) 편에 나오는 고사성어로,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뒤엎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물은 백성(국민)을, 배는 군주(정권)를 의미한다. 국정 운영의 선장인 대통령이 국민이라는 민심의 바다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할 때, 국민은 언제든 배를 뒤엎을 수 있음을 경고하는 엄중한 가르침이다. 지방선거 이후 이재명호(號)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그 원인과 배경에 대해 3회에 걸쳐 분석해 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올해 초까지 60%를 넘나드는 견고한 지지율로 순항하던 이재명호가 위기에 봉착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까지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오랜 숙고 끝에 국민은 언제나 옳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국민은 지금 무엇 때문에 이재명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일까. 크게 세 가지 요인이 꼽힌다. 부동산 정책,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사태, 개각 인사 후폭풍이다.

잇단 규제에도 집값 고공행진… 지지율 하락 가장 큰 요인 '부동산 민심'

국정 지지도 하락의 가장 근본적이고 치명적인 원인은 단연 부동산 정책이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직후 '6·27 대출 규제'를 시작으로 '9·7 공급대책', '10·15 규제지역 확대' 등 고강도 대책을 잇달아 내놨다.

2026년 들어서도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세제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동시에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까지 연이어 발표하며 시장 안정을 도모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2026.9.18./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잦은 대책 발표는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시켰다. 강력한 대출 규제 속에서도 서울 중심의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자 "대출은 막히는데 집값은 오르는 기형적 상황"이라는 불만이 폭발했다.

민심의 분노는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그대로 표출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을 석권하며 승리했다. 하지만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게 개표 초반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하며 오 시장의 5선 성공을 허용했다.

선거 후 실시된 머니투데이 the300·한국갤럽 조사(6월 20~21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1,01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서울시민의 55%가 '정부 부동산 정책이 투표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특히 18~29세(56%)와 30대(60%)의 부정 평가가 압도적이었다. 이는 주거 불안과 대출 절벽에 직면한 2030 청년층의 불만이 단순히 고가 주택 보유자에 국한되지 않고 청년층 전체로 확산됐음을 보여준다.

성난 부동산 민심은 이 대통령 지지율을 장기 하락세로 몰아넣었다. 한국갤럽 조사 기준, 이 대통령 지지율은 4월 67%에서 8월 3주차 45%, 8월 4주차 42%, 9월 1주차 40%, 9월 2주차 38%, 9월 3주차 37%까지 4주 연속 추락했다. 

특히 9월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 대상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부정 평가 이유 1위는 단연 '부동산 정책'(20%)이었다. 부동산 정책은 7월 넷째 주 이후 두 달 넘게 부정 평가 이유 1위를 독식하고 있어 지지율 하락의 구조적 원인으로 자리 잡았다.

롤러코스터 증시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파장… 흩어진 개미 표심

부동산에 이어 정부의 금융 정책 신뢰를 뒤흔든 악재는 자본시장에서 터져 나왔다. 정부가 지난 5월 27일 국내외 규제 형평성 해소를 이유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전격 도입한 이후, 국내 증시는 극심한 변동성에 시달렸다.

상품 도입 후 한 달여 동안 서킷브레이커는 5차례, 사이드카는 24차례나 발동되며 변동성 폭탄을 맞았다. 7월에는 코스피·코스닥에서 10거래일 연속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8월 19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바로 다음 날(20일)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지난 8월 20일 기준 연간 코스피 사이드카만 총 49회(매수 24회, 매도 25회)에 달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졌다.

증시 불안이 가열되자 금융당국은 지난 7월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기본예탁금 상향 등 보완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부동산에 이어 금융시장에서도 '섣부른 정책 도입 후 사후 땜질'식의 대응이 반복되면서, 자산 형성에 사활을 건 개인 투자자와 청년층을 중심으로 정부의 정책 신뢰도는 계속해서 하락했다.

용혜인·김승원 연쇄 낙마… 2기 내각 인사 실패와 중도층 이탈

여기에 이재명 정부 2기 내각 인사 논란이 겹치면서 악재는 거듭됐다. 

한국갤럽의 9월 15~17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부정 평가 중 인사(16%) 문제는 부동산(20%)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장관 후보자 인선 과정에서 재산과 이해충돌, 과거 행적 등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면서 인사 검증 시스템 자체가 도마에 올랐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겸직 논란 및 재산·이해충돌 의혹 속에 여론의 매서운 질타를 받다 사퇴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신약 청탁 의혹', 과거 '공소 취소 추진' 이력과 각종 자질 논란이 불거진 끝에 자진 사퇴 수순을 밟았다.

연쇄 낙마 파동은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시스템 자체의 무능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공정과 상식을 기대했던 전통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의 이탈을 가속화했다.

실제로 NBS(전국지표조사) 9월 1주차 조사(9월 7~9일,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중도층의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9%포인트 급락한 35%를 기록했다. 이어진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중도층 부정 평가 요인 중 인사 문제가 상위권을 차지하며 민심 악화의 주원인임을 입증했다.

67%에서 37%로… 하락세 일단 멈췄지만 '국정 대전환'이 관건

지난 4월 67%까지 고공행진이 지속됐던 지지율은 9월 37%까지 떨어지면서 추락 추세가 계속됐다. 그러나 이를 곧바로 이재명 정부의 전체적인 지지 기반 붕괴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세가 일단 멈추는 기미를 보였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9월 14~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34.8%로 전주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7월 셋째 주부터 이어진 9주 연속 하락세를 끊어내고 10주 만에 반등한 것이다. 반등이라기 보다는 하락세가 일단 멈췄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부정 평가는 63.4%로 전주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지지율 추락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자세를 낮췄다. 이 대통령은 "오랜 숙고 끝에 국민은 언제나 옳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서 "그동안 소통이 미흡했고, 정책 추진 과정에서 섬세함이 부족했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취임 초 높은 지지를 등에 업고 출항했던 이재명호가 1년여 만에 30%대 지지율이라는 경고등을 마주했다는 점은 위기임이 분명하다. 향후 관건은 단순한 사과를 넘어 부동산 시장 안정과 금융시장 신뢰 회복, 인사 검증 시스템의 실질적 개선을 통해 다시 민심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한편,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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