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일평균 거래대금 '반토막'…고객예탁금·신용융자 자금이탈 가속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의 부진한 흐름이 장기화하면서 주요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증시 거래대금이 반토막 난 데다 시중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는 등 비우호적인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이 겹치면서 증권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주요 증권사의 하반기 이익 추정치와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며 보수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 국내 증시의 부진한 흐름이 장기화하면서 주요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증시 거래대금이 반토막 난 데다 시중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는 등 비우호적인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이 겹치면서 증권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선 신한투자증권은 전날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5개 주요 대형 증권사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두 자릿수 비율로 하향 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의 목표주가는 기존 대비 26% 낮춘 3만7000원으로 책정됐고 한국금융지주는 17% 내린 25만원으로 조정됐다. 

NH투자증권(-15%, 3만4000원), 삼성증권(-15%, 11만원), 키움증권(-14%, 36만원) 역시 일제히 하향세를 면치 못했다. 업계 전반의 눈높이가 낮아진 가운데 최선호주로는 메리츠금융지주가 제시됐다.

목표가 하향의 직접적인 원인은 극도로 얼어붙은 증시 여건에 있다. 코스피 지수는 전 분기 말 대비 거의 20% 급락한 상태다. 시장을 이끌 명확한 주도주가 부재한 상황에서 가격 변동성만 확대되자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증시 지표 또한 일제히 침체된 모습이다. 지난 6월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해 일평균 138조원에 달했던 거래대금은 7월 100조원, 8월 67조원으로 가파르게 축소됐으며, 9월 들어서는 56조원 수준까지 급감했다. 불과 석 달 만에 거래대금이 절반 이하로 쪼그라든 셈이다.

투자 대기자금 성격인 고객예탁금 또한 전 분기 대비 18% 감소한 100조원 수준으로 내려왔고,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도 11% 줄어든 33조원으로 집계됐다. 고금리 기조 지속과 변동성 회피 심리로 인해 증시 대기 자금이 은행 정기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Money Move)' 현상이 본격화하면서, 증권사 수익의 핵심 축인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와 목표전환형 랩 등 자산관리(WM) 금융상품 판매 실적 전반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브로커리지뿐만 아니라 증권사의 양대 수익원인 기업금융(IB)과 자기자본운용(트레이딩) 부문 역시 '가뭄' 조짐이 보인다. 일반기업 공모 회사채 시장은 지난 8월까지 9개월 연속 순상환 기조를 이어갔다. 반도체 기업들의 현금 창출력 개선과 정책금융 공급 확대로 기업들의 직접 채권 발행 유인이 낮아진 데다 시중 금리의 가파른 상승이 기업들의 조달 매력을 떨어뜨린 탓이다.

기업공개(IPO) 주관 시장의 침체는 더욱 두드러진다. 연초부터 9월 현재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은 43개사에 불과하다. 총 공모 금액은 1조6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상장 기업 수는 35%, 공모 금액은 무려 53% 급감한 수치다. 대어급 IPO의 부재와 공모 시장 냉각이 IB 부문의 수수료 수익 악화로 직결되고 있다.

트레이딩 부문 역시 채권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증권사들이 대규모로 보유한 채권 및 금융자산의 평가손실이 확대되면서 운용 손익 부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보유 포트폴리오에 따른 증권사별 실적 차별화는 더욱 극심해질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글로벌 혁신기업 투자 일환으로 집행한 스페이스X 관련 투자자산에서 약 4400억 원 규모의 평가손실이 반영될 것으로 추정된다. NH투자증권 역시 트레이딩 부문과 비시장성 투자자산의 평가손익 여부가 실적 방어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반면 삼성증권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채권 운용 전략을 취해 금리 민감도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비우호적인 거시경제 여건이 해소되기 전까지 증권업종 전반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주들에 대해 "높은 배당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실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접근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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