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단기납 종신보험에 이어 7년 환급형 종신보험까지 판매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생명보험업계의 수익성 확보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생보사들은 7년 환급형 종신보험을 대체할 새로운 판매 축 마련이 과제로 떠올랐다.

   
▲ 서울 여의도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감독행정을 통해 ‘700 종신보험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한 개선방안’을 배포했다.

이른바 ‘700 종신보험’이라고 불리는 7년 환급형 종신보험은 가입 후 7년이 지나면 환급률 100%에 도달하도록 설계됐다. 일반적인 종신보험보다 빠른 시점에 납입보험료 수준의 해약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 보험료 납입기간 자체는 장기로 설정돼 있으나 가입 후 7년가량 지나면 해지 시 납입한 보험료를 상당 부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판매가 확대됐다.

실제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졌다. 지난해 12개 생보사가 판매한 7년 환급형 종신보험의 수입보험료는 약 95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3100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가 금융당국의 규제 등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700 종신보험’이 새로운 주력 판매 상품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러나 높은 환급률을 앞세운 상품 경쟁이 이어지면서 금감원에서 제동을 걸었다. 특히 특정 시점에 환급률이 급격히 상승하는 구조가 소비자가 해당 상품을 저축성보험으로 오인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이번 감독행정을 통해 환급형 종신보험의 해약환급금을 계약자 적립액의 일정 비율(0~50%)로만 설정하도록 했다. 특정 시점에 환급률이 급격하게 올라가거나 일정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되는 상품 구조를 제한하기 위해서다.

또 납입기간 중 해약환급률이 100%에 도달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해지율 가정 시 기존보다 30%포인트(p) 이상 높게 적용해야 한다. 보험사가 낙관적인 해지율 가정을 적용해 미래 이익을 과도하게 인식하는 것을 막고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생보사 입장에서는 수익성 측면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보험사들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핵심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를 위해 건강보험과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 판매를 확대해왔다.

특히 단기납 종신보험의 판매가 위축된 이후 ‘700 종신’이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판매 경쟁이 확대됐다. 그러나 이번 판매 제한으로 생보사들은 종신보험에 집중됐던 신계약 전략을 다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700 종신’의 빈자리를 건강보험 등 다른 보장성보험으로 채우거나 환급률 경쟁보다는 보장 자체를 강화한 상품을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보험상품의 환급 구조, 판매 과정에서의 소비자 오인 가능성, 보험사의 건전성 등을 함께 살펴보고 있는 만큼 높은 환급률을 앞세워 단기간에 판매를 확대하는 방식보다는 장기적인 계약 유지와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상품 개발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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