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따블’ 환상 걷힌 IPO 시장…대어급 등판으로 분위기 바뀔까
입력 2026-09-23 14:05:23 | 수정 2026-09-23 14:05:23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과열 후 침체구간 들어선 신규상장 시장…엘리스그룹 흥행결과 '주목'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때 소위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 열풍을 일으키며 과열 양상을 보였던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3분기 들어 급격한 관망세로 돌아선 가운데, 올 가을 공모 시장의 회복 가능성에 금융투자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상장한 새내기주들이 상장 첫날부터 줄줄이 공모가를 밑도는 등 수익률 부진이 이어지자 공모주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급랭했지만, 올해 남은 기간 동안엔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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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때 소위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 열풍을 일으키며 과열 양상을 보였던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3분기 들어 급격한 관망세로 돌아선 가운데, 올 가을 공모 시장의 회복 가능성에 금융투자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IPO 시장에 몇 가지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면서 시장 회복 기대감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최근 새내기주들이 가격 조정을 거친 뒤 상장 당일 강한 반등세를 연출하며 공모주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는 가운데, 최대 2000억원을 모집하는 대형 공모주 엘리스그룹이 수요예측에 돌입하면서 얼어붙었던 대형 IPO 잔혹사를 끊어낼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국내 IPO 시장은 상반기 무차별적 과열 수급이 진정된 이후 기관들의 엄격한 밸류에이션 잣대 속에 대형 공모주들이 잇따라 부진을 겪었다. 실제로 올해 최대 규모 공모로 꼽혔던 케이뱅크는 공모가를 희망 밴드 하단인 8300원으로 확정해 4980억원을 조달하는 데 그쳤다.
채비 역시 희망 범위 하단인 1만2300원에 공모가를 결정했고, 스트라드비젼과 인제니아테라퓨틱스도 나란히 희망 범위 하단인 1만2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하며 몸값을 낮춰 잡아야 했다. 대형주를 중심으로 기관투자자들의 눈높이가 극도로 보수화되면서 공모 규모가 큰 기업들이 희망 밴드 상단을 초과하던 과거의 호황기 공식이 완전히 무너진 셈이다.
반면 9월 들어서는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서 뚜렷한 분위기 반전이 감지되고 있다. 공모 단계에서 눈높이를 대폭 낮춰 가격 매력도를 확보한 중소형 새내기주들이 상장 첫날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4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스카이랩스는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63.41:1에 그치며 당초 희망 범위인 1만3000~1만6000원보다 낮은 1만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으나,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135% 오른 2만3500원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지난 21일 상장한 네오사피엔스 역시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약 220:1에 불과해 희망 범위(1만3800~1만5800원)를 밑도는 1만원으로 공모가를 대폭 깎았지만,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무려 243% 급등한 3만4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기관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몸값을 할인했던 기업들이 상장 직후 시장에서 강력한 매수세를 이끌어내며 반전을 이뤄낸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이날(23일)부터 내달 1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엘리스그룹은 살아난 새내기주 투자심리가 대형 공모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핵심 시험대로 부상했다. 인공지능(AI) 전환(AX)과 AI 클라우드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엘리스그룹은 이번 공모에서 총 222만2000주를 전량 신주로 모집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7만400~9만500원으로, 이에 따른 공모 예정금액은 1564억~2011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7821억~1조54억 원에 달한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공동 주관사는 삼성증권이 맡았다.
엘리스그룹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344억원, 영업이익은 103억원을 기록했다. 공모자금은 수도권과 호남권을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공모 시장이 과거와 같은 '묻지마 청약' 국면은 벗어났지만, 실적 기반의 성장성과 설득력 있는 밸류에이션을 갖춘 기업을 중심으로는 확실한 회복세를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형주들이 일제히 밴드 하단에 갇혔던 침체기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가격 합의점이 도출될 경우 시장 전체의 유동성 선순환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엘리스그룹 사례가 어떻게 진행될지가 IPO 시장 분위기에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