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만ℓ 생산능력 확보…‘증설’에서 ‘가동 효율’ 경쟁으로
삼성은 수주·포트폴리오, 셀트리온은 수율·내재화
롯데는 송도 첫 상업생산 앞두고 글로벌 고객 확보 총력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인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가 공장 증설 중심의 양적 성장에서 수주·공정 효율·상업화를 앞세운 질적 성장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신규 장기 수주와 펩타이드 사업 확장에 나섰고 셀트리온은 기존 설비의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송도 1공장 준공을 계기로 고객 확보와 상업생산 준비에 속도를 내면서 3사의 성장 전략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제 4공장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25일 업계에 따르면 송도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은 지난해 103만5000ℓ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 1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면 115만5000ℓ로 확대된다. 송도가 국내 바이오의약품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업계에서는 앞으로 생산시설을 얼마나 확보했는지보다 확보한 설비를 얼마나 채우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지가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규모의 경제’에서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에서 확보한 대규모 생산능력과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수주 확대와 사업영역 다변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10일 유럽 소재 제약사와 3508억 원 규모의 신규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33년 말까지다. 올해 공시 기준 신규·증액 계약은 6건이며 순증액 기준 수주액은 약 9212억 원이다. 누적 수주액은 219억 달러까지 확대됐다.

송도 생산시설의 안정적인 가동은 신규 투자와 사업 확장의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 1~5공장을 통해 78만5000ℓ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지난 4월부터는 18만 ℓ 규모 5공장 가동을 시작하면서 생산능력을 추가로 끌어올리고 있다.

기존 항체의약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넓히기 위한 움직임도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스위스 폴리펩타이드그룹을 약 2조7000억 원에 인수하기 위한 공개매수를 이달 15일 시작했다. 인수가 완료되면 항체의약품뿐 아니라 비만·당뇨 치료제 등에 활용되는 펩타이드 원료의약품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폴리펩타이드는 지난해 매출 3억8930만 유로를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1.6% 증가했다. 특히 대사질환 분야 매출이 상반기 전체 매출의 68.4%를 차지하면서 최근 시장 수요가 커지고 있는 분야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셀트리온, 증설보다 ‘생산성’…기존 설비 효율 극대화

   
▲ 인천 송도 셀트리온 전경./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은 대규모 생산시설을 추가로 확보하기보다 기존 설비의 가동률과 수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송도 1~3공장과 완제의약품 생산시설 등 총 25만 ℓ 규모 시설에 대한 EU-GMP 갱신을 완료했다. 올해 송도 전체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약 15% 늘릴 계획이다. 특히 2024년 말 상업생산을 시작한 3공장의 올해 생산 배치는 128개로 지난해보다 142% 증가할 전망이다.

고역가 공정을 활용해 동일한 배양 규모에서 더 많은 항체 단백질을 생산하는 방식도 적용하고 있다. 생산량을 늘리면서도 추가적인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을 낮추는 전략이다.

완제의약품 생산 내재화 역시 효율 개선의 한 축이다. 원료의약품 생산부터 완제품 제조까지 내부에서 수행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 외부 위탁비용과 생산 일정을 줄이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생산 효율화는 실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셀트리온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조3937억 원, 영업이익은 451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 86.3%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매출은 2조5387억 원, 영업이익은 7737억 원을 기록했다.

◆ 롯데바이오로직스, ‘공장 건설’ 넘어 첫 상업생산 정조준

   
▲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바이오 캠퍼스 제1공장 전경./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1공장을 중심으로 건설과 설비 확보 단계에서 고객 수주와 상업생산을 준비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지난 6월 사용승인을 받은 송도 1공장은 12만 ℓ 규모다. 현재 설비·유틸리티 적격성 평가와 시운전, 제조·품질 시스템 검증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GMP-레디를 달성하고 2027년 상업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경영진을 비롯한 생산·품질·사업개발 등 전 임직원이 송도 캠퍼스로 입주했다. 고객 대응과 생산 관련 의사결정을 한곳으로 모아 상업화 준비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다.

관건은 공장을 채울 신규 물량 확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4건의 수주 성과를 공개했지만 현재 공개된 계약은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활용하는 물량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다음 달 유럽·일본·미국에서 열리는 바이오 관련 행사에 잇달아 참가해 송도와 시러큐스를 연결하는 한·미 듀얼 사이트 전략을 내세우며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송도는 그동안 대규모 생산시설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성장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확보한 생산능력을 실제 계약과 매출로 얼마나 연결하느냐가 중요해졌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사업 확장, 셀트리온의 생산 효율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상업화가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의 다음 성장 국면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