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50개사 계약액 58%↑…51~100위는 18%↓
건설업 폐업 3215건, 종합건설업체는 32% 늘어
공사비·자금조달 부담에 중소 건설사들 '이중고'
[미디어펜=서동영 기자]건설공사 계약액이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하며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건설업계 전체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 문을 닫은 건설사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크게 늘었고, 늘어난 일감도 반도체 생산시설 등 산업설비와 상위 대형사에 집중됐다. 공사비 상승과 자금 경색까지 겹치면서 중소 건설사들은 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공사 계약액은 갈수록 늘고 있지만 업황은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반응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건설공사 계약액은 80조9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7.3% 증가했다. 최근 10년간 최고액을 기록한 2022년 2분기(82조8000억 원)의 97.8% 수준이다. 

건설공사 계약액은 지난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뒤 2분기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후 올해 2분기까지 다섯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특히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23.4%, 27.3% 늘며 증가 폭도 커졌다. 통계만 놓고 보면 건설경기가 뚜렷한 회복세에 들어선 모습이다. 

하지만 계약액 증가분을 들여다보면 회복세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 2분기 계약액 증가는 상위 대형사가 주도했다. 1~50위 기업의 계약액은 44조7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8.0% 늘었다. 전체 계약액의 절반 이상이 이들 상위 50개 기업에 집중된 셈이다. 반면 51~100위 기업의 계약액은 같은 기간 18.0% 감소했다. 101위 이하 기업들의 증가율도 3~8%대에 그쳤다. 계약액 총량은 크게 늘었지만 기업 규모별로 회복 정도에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계약액 회복에도 건설사의 생존 여건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종합정보망(KISCON)에 따르면 올해 9월 28일까지 건설업 폐업 신고는 321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52건보다 26.0% 증가했다. 올해가 아직 3개월 이상 남았지만 이미 지난해 연간 폐업 건수 3644건의 88%에 달한다. 특히 종합건설업체 폐업 신고는 641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32.4% 늘었다. 

계약액이 증가하는 가운데 폐업 건수까지 늘어난 것은 건설경기 회복이 업계 전체로 확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KISCON 통계는 각 건설사의 규모와 업력 등을 반영하지 못한 단순합계인데다 폐업만큼 신규등록되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그럼에도 폐업수가 계속 적잖은 규모로 집계된다는 것은 건설업황이 그리 좋지 않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소 건설사들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는 공사비 상승이 꼽힌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건설공사비지수(2020년=100)는 지난해 8월 130.91에서 올해 7월에는 138.59(잠정치)까지 11개월 연속 상승했다. 공사비 상승은 이미 계약금액이 정해진 공사를 수행하는 건설사일수록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원가 상승분을 공사비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중소 건설사일수록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자금조달 여건 역시 녹록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금융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은 4.65%로 집계됐다. 2016년 3분기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PF 부실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개발사업을 둘러싼 자금조달 여건도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형사보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 건설사는 일감 확보와 별개로 자금조달과 사업 지속 자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금융당국은 PF 한도를 기존 1조 원에서 5조 원으로 확대하고, 중소건설사 전용 PF 보증을 도입하는 등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다만 부동산 실물경기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는다면 정책 지원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다.

결국 현재의 건설경기 회복을 업계 전반의 회복으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건설사와 특정 공종에 집중된 일감이 중소 건설사까지 확산되고 비용·자금 부담이 완화돼야 건설업 전반의 체감경기도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설계약액이 늘어도 효과를 보는 건설사는 일부"라며 "특히 심각한 지방 부동산 침체로 지방 중소건설사는 최악의 시기"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특히 정부의 건설 부동산 대응책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수도권과 지방의 이원화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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