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 순위엔 ‘고친 성적’이 없다…건설사 품질 경쟁의 빈칸
입력 2026-09-28 14:17:40 | 수정 2026-09-28 14:18:28
조태민 기자 | chotaemin0220@mediapen.com
아파트 하자 판정 3년 새 2.4배…보수 완료·미완료 현황은 순위 밖에
협의·소송 등 지연 사유 제각각…처리 결과 함께 봐야 대응 차이 드러나
협의·소송 등 지연 사유 제각각…처리 결과 함께 봐야 대응 차이 드러나
[미디어펜=조태민 기자]정부가 공개하는 건설사별 하자 순위가 판정 이후의 대응까지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자가 얼마나 인정됐는지는 비교할 수 있지만, 판정받은 하자를 얼마나 빨리 고쳤는지는 명단에 담기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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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토부가 공개하는 건설사별 하자 순위에는 판정 건수와 비율이 담기지만, 판정 이후 보수 완료 여부와 처리 기간은 빠져 있다. 아파트 하자 판정이 늘면서 사후 대응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반기마다 공동주택 하자 판정 건수와 공급 가구 대비 판정 비율을 기준으로 상위 20개 건설사를 공개한다. 지난 3월에도 최근 6개월과 5년간의 판정 현황을 발표했다. 공급 규모가 다른 건설사들의 하자 발생 현황을 건수와 비율로 살펴볼 수 있지만, 보수 완료 여부와 처리 기간은 공개 순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자 판정 순위는 입주자가 시공 품질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다. 다만 판정 건수가 적다는 사실만으로 하자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해결하는 건설사인지까지 알 수는 없다. 국토부가 별도로 관리하는 하자보수 이행 결과가 순위에는 연결되지 않아서다.
아파트에 한정해 보면 판정 건수는 늘고 있다. 국토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염태영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아파트 하자 판정은 2022년 285건에서 지난해 680건으로 3년 새 2.4배 증가했다.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판정된 건수는 모두 1952건이다.
아파트 하자심사 신청 건수도 늘었다. 아파트 하자심사 신청은 2022년 1144건에서 지난해 3442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3667건이 접수됐다. 판정 건수의 증가를 곧바로 전체 아파트의 시공 하자가 같은 비율로 늘었다는 뜻으로 볼 수는 없는 이유다. 신청이 늘어난 영향도 함께 살펴야 한다.
염의원에 따르면 해당 자료에는 판정 이후의 보수 현황도 담겼다. 사업주체가 보수를 완료했다고 등록한 건은 958건, 미완료로 등록한 건은 482건이다. 다만 완료와 미완료로 제시된 두 수치만으로 전체 판정 1952건의 보수 완료율을 계산할 수는 없다.
미완료 사유도 서로 다르다. 보수 방법을 협의 중인 사례가 182건, 입주자 거부가 59건, 소송 중인 사례가 40건이다. 하자로 인정받고도 어떻게 고칠지를 놓고 입주자와 건설사의 판단이 엇갈리면 판정이 곧바로 보수 완료로 이어지지 않는다.
실제 건설업계에서는 창호 부속품 교체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보는 건설사와 창호 전체 재시공을 요구하는 입주자 사이에 이견이 생긴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하자 여부에 대한 판단과 보수 범위에 대한 합의가 별개의 과정인 셈이다. 미완료 건수만 놓고 건설사의 보수 지연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배경이기도 하다.
사업주체에게는 판정 이후의 보수 의무가 있다.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가 최종 하자로 판정하면 60일 이내에 보수하고 결과를 하자관리정보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 국토부는 지난 3월 등록 결과를 신청인에게 문자로 알리고 관련 자료를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열람할 수 있도록 확인 체계를 개선한다고 밝혔다.
입주자에게 자신의 보수 결과를 알려주는 것과 건설사별 사후 대응을 비교하는 것은 별개다. 현재 명단에서는 비슷한 건수의 하자를 판정받은 건설사 가운데 어느 곳이 보수를 마쳤는지, 처리에 얼마나 걸렸는지 알 수 없다. 미완료 사건도 보수 협의가 진행 중인지 소송으로 넘어갔는지 구분되지 않는다.
판정 시점까지 고려해야 비교가 가능하다. 최근 판정된 사건에는 법정 보수 기간이 아직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판정된 사건을 대상으로 완료 여부와 처리 기간을 살피고, 미완료 사유를 구분해야 하자 발생 현황과 판정 이후 대응을 함께 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자 판정 건수는 시공 품질을 살펴보는 지표지만, 판정 이후 보수까지 어떻게 마쳤는지는 보여주지 못한다”며 “보수 완료 여부와 처리 기간, 미완료 사유를 함께 공개해야 건설사별 사후 대응도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