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류 소비 감소·음주 방식 다변화…내수 성장 여력 제한
글로벌 소비 감소에도 프리미엄 수요 성장…중화권·몽골 수출↑
오비 ‘카스’·롯데칠성 ‘크러시’ 앞세워 해외 공략…신수요 모색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국내 맥주 소비가 감소하는 가운데 해외 수출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내수 성장 여력이 줄어든 맥주업계는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 판매 기반을 넓히며 새로운 수요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매대에 진열된 맥주 제품들./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28일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맥주 수출액은 687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출 중량도 7422만㎏에서 9754만㎏으로 31.4% 늘었다. 수출액과 물량이 비슷한 폭으로 증가한 만큼 가격 상승보다 실제 수출 물량 확대가 성장세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맥주 출고량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맥주 출고량은 151만9000㎘로 전년 대비 7.2% 감소했다. 2022년 169만8000㎘에서 2023년 168만7000㎘, 2024년 163만7000㎘로 줄어든 데 이어 3년 연속 감소했다. 전체 주류 출고량 역시 지난해 298만8000㎘로 1998년 이후 27년 만에 300만㎘를 밑돌았다.

주류 소비 둔화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의 월평균 주류 실질 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하며 10분기 연속 줄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주류산업 조사에서도 소비자의 월평균 음주 빈도는 2023년 9일에서 지난해 8.8일로, 음주일 하루 평균 음주량은 6.7잔에서 6.6잔으로 각각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건강에 대한 관심과 고령화, 인구 감소, 회식문화 변화 등이 맞물리면서 절대적인 주류 소비량이 줄어드는 동시에 소비 방식도 세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저도주·무알코올·하이볼 등 취향에 따라 주종을 선택하는 소비가 확산되면서 주류 소비도 특정 제품군에 집중되기보다 다양하게 분산됐다는 분석이다.

해외에서도 전체 맥주 소비는 감소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제품 수요는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WSR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주요 시장의 맥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2% 감소한 반면 프리미엄 이상 제품은 1% 증가했다. 실제 중국에서도 전체 시장보다 하이네켄 등 글로벌·프리미엄 브랜드의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한국산 맥주도 K콘텐츠와 K푸드 확산으로 높아진 한국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중화권에서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맥주를 선택하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으며, 몽골에서도 한국 편의점과 식품 유통망 확대가 한국산 맥주의 판매 기반을 넓히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주요 맥주업체들도 자체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카스'를 앞세워 미국과 중국, 몽골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오비맥주는 한국 맥주 전체 수출량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카스 등 자체 브랜드 외에도 홍콩 '블루걸', 싱가포르 '데스터' 등을 제조업자설계개발생산(ODM) 방식으로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도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현지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회사의 지난해 맥주 수출액은 전년 대비 약 40% 증가했으며, 몽골 수출액은 약 90% 늘었다. 2024년 '크러시'를 몽골에 선보인 뒤 현지 대형마트와 이마트·GS25·CU 등 약 2000개 점포로 판매망을 확대했다. 올해는 호텔과 레스토랑 등으로 시음·샘플링을 넓혀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내수 판매가 중심인 맥주 특성상 수출 증가세에도 사업의 무게중심은 여전히 국내에 머물러 있다. 다만 내수 성장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해외 판매의 역할은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주류업계도 자체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며 새로운 수요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미국, 중국, 몽골 등 주요 수출국에서 카스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수출량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카스 등 자사 브랜드를 중심으로 수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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